얼마전 사무실 근처에 새로 생긴 바에 갔다가 처음 봤다. 우선 병과 라벨, 병 윗부분에 붙은 로고가 마음에 들었다. 특이하게도 Blended Whisky가 아니라 Blended Malt Whisky다. 원액으로 사용되는 몰트는 발베니, 글렌피딕 등이 있다. (마치 Grouse 위스키를 보는 기분이다.) 발베니 특유의 바닐라향이 강하지만 지나치게 부드럽지는 않다. 아주 적당히 거친 맛, 그만큼 마시기 편하다. 이름은 기억하기 쉬운 몽키 숄더다.
#1
태국으로 휴가를 떠나기전 인천 공항에서 녀석을 만났다. 우선 가격이 착하다. 보통 여행갈 때 사가는 위스키는 한 잔 정도만 맛보고 다시 들고오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꽤 마셨다. 슈웹스 진저에일 (국내에는 안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과 레몬을 함께 섞어마시면 굉장히 잘 어울린다. 거기에 약간의 안주를 곁들이면 가격이 생각나지 않을만큼 훌륭한 칵테일이 된다. 다른 진저에일이나 탄산수와는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
#2
몽키 숄더는 뭘까 궁금했다. (구글 검색하면 다 나온다.) 위스키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몰트를 건조시키는데, 예전에는 (또는 발베니 같은 몇몇 증류소에서는) 삽을 든 ‘몰트맨’들이 직접 뒤집는다. 대부분은 당연히 기계로 한다. 이 과정을 업으로 삼는 ‘몰트맨’들은 어깨가 쳐지는 일종의 직업병을 얻게되는데, 그 모습이 원숭이의 어깨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즉, 몽키숄더는 이들을 기리기 위한 네이밍이다. 비교적 최근인 2005년 출시되었다. 그리고 병목에는 Batch 27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27은 캐스크 번호다. 대부분의 위스키 브랜드는 자사의 사이트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소개, 역사, 어울리는 칵테일 등을 친절히 알려준다.
#3
전세계 100여개 유명 Bar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 몽키 숄더는 ‘가장 트렌디한 위스키’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베스트셀링 리스트에서도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근데 2위가 라프로익이라는게…) 그만틈 훌륭한 위스키라는 의미임과 동시에, 저렴한 가격 (~$30), 칵테일로 만들었을 때 느껴지는 부드러움 등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4
아직 친구들과, 손님들과 마셔본적은 없다. (역시 술은 다같이 마셔봐야 안다.) 하지만 분명한건 집에 고이 모셔놓고 한 잔씩 음미하기보다는 가벼운 탄산수와 섞고, 과일 주스와 섞어가면서 시끌벅적 마시기에 좋다는거다. 세상에 그럴 수 있는 위스키는 많지 않다. 인조이!
#5 (16.10.30 추가)
친구들과 마셔보았다. 대체적인 반응은 ‘별 생각없이 가볍게 마시기 좋다’는 평이다. 맛이 적당하고, 강한 특징이 없다. 하지만 일반적인 블랜디드 위스키보다는 살짝 강한 맛이 있다.
#6 (17.7.28 추가)
혼자 마셨다. 여름이라 더울 줄 알았는데, 얼음 없이 마셔도 좋다. 맛이 담백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부담없이 들어가는 것 같다. 단맛은 잘 느껴지지 않고, 살짝 부드럽다. 끝맛도 입에 오래남지 않는다. 얼음을 넣고 마시면 얼음이 녹으면서 적당한 칵테일이 되는 느낌이다. 다른 위스키에 비해 과일향이나 여타 풍미가 좋다.
개인적으로는 큰 유리잔(쥬스잔)에 마시는게 좋다. 유리잔에 그냥 마시다가 마시기 어려워지면 얼음을 가득 넣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를 가득 채우고, 몽키 숄더를 살짝 더 부은다음 마신다.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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