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의 불펜 투수가 되는 꿈을 꿨다.
#1
장소는 매우 한적한 시골 야구장, 난 락커룸에 서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아차, 난 유니폼을 챙겨오지 않았구나. 꽤나 당황하며 바닥에 널브러진 유니폼 중에 입을만한 것들을 찾아보고 있다. 다른 선수 이름이 세겨진 유니폼을 입을 것인가, 아니면 정식 유니폼이 아니지만 비슷하게 생긴 운동복을 입을 것인가 고민한다.
#2
난 경기장 밖을 서성인다. 전화를 하는 것도 아닌것 같은데, 아무튼 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경기장 밖에 나와있다. 나무가 울창한 장소였고, 경기장은 그리 웅장하지 않았다. 날은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경기는 진행중이었고, 몸을 풀고 대기해야할 불펜 투수는 여전히 경기장 밖이다.
#3
날이 어두워졌고, 경기는 이미 끝난 것 같다. 어둑한 복도에는 감독이 서있었고, 소리를 지르며 모자를 나에게 던졌다. 당연한 결과라 그런지 그다지 당황하지 않았다. 나 때문에 졌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불펜 투수가 등판해야하는 상황에서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적당히 사과하며 락커룸의 문을 열었다. 불이 꺼진 어두운 락커룸에는 모든 선수들이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고 기합을 받고 있었다.
$4
잠이 깼다. 네이버에 들어가보니 전날 한화는 승리했다. 권혁은 난타당했다. 그리고 난 두산 팬이다. 시간은 7시 30분. 평소보다 약간 일찍 일어났다. 최근 몇 년간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꿈을 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