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본 영화 몇 편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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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보는 내내 ‘더 테러 라이브’가 떠올랐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의지와 유머, 시스템의 역량이 함쳐지면 ‘마션’이 나오는거다. 하지만 아쉽게고 여기는 한국이고, 이 영화의 제작진은 세월호 사태를 염두하지 않았을리 없다. 시스템에 대한 비판에 매몰되지도 않았고, 지나치게 신파로 빠지지 않았다. 한줄평처럼, 보는 내내 ‘더 테러 라이브’는 어떤 스토리였는지 계속 생각했다. 다만 ‘터널’에는  유머가 있고, 애완동물도 나오며, 하정우의 먹방도 있다.

물론 보는내내 불편했던 점도 있다. 영화는 분명 재밌었고, 하정우의 연기와 영화를 끌고가는 긴장감도 좋았다. 하지만 분명 이상한 영화이기도 하다. 재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분명 물은 떨어졌고, 겨울이었으며, 음식은 없다. 게다가 생존가능하다고 예측한 기간도 지났다. 근데 살아나왔다. 그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묘사도, 설명, 암시도 없다. 마치 나올만한 상황이 되니 살아온것 같기도하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영화의 초점은 터널안이 아니라 밖으로 이동한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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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한국어로된 좀비 영화는 감사히봐야 한다.

감독이나 배우에 대해 얘기하기전에 한국에도 제대로된 좀비 영화가 탄생했다는 것이 기쁘다. 그것도 괜찮은 퀄리티의 좀비가 등장함으로서 한국형 좀비 캐릭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좀비는 기본적으로 ‘월드워Z류’의 좀비다. 물리면 바로 변하고, 뛰어다닐만큼 운동 능력이 좋고, 어느정도 협업이 가능한 존재로 그려진다. (어쩔 수 없이 월드워Z의 일부 장면이 오버랩되는것은 당연하다.) 그만큼 좀비 표현력 만큼은 최신 트렌드를 충분히 잘 지킨 영화라 본다.

영화는 전후 맥락을 과감히 생략한다. ‘서울역’이라는 애니메이션도 곧 개봉을 앞두고 있고(물론 이 영화가 프리퀄이냐 아니냐는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국내에서 개봉하는 첫 좀비 블럭버스터라는 리스크도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다른곳으로 세지 않고, ‘부산으로 가는’ 것에 집중한다. 감독이 참 영리하게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전염병이 왜 생겼고, 안이하게 대응하는 관료가 나오고, 고군분투하는 연구원들은 ‘부산행’에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조연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은 아쉽다. 이런 상황에서 로맨스가 가능한지 의문인 야구부 커플, 역시나 이런 상황에서 저만큼 ‘적극적으로’ 악역을 자초할 수 있는지 의문인 운수회사 임원, 무력한 노숙 모드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노숙자, 감염되었으나 왜 줄지어 모여있었는지 궁금한 군인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노래까지. 결국 소재는 좀비였으되, 스토리는 신파인 한국형 좀비 재난 영화였다.

P.S. 제발 영화 속 사람들도 ‘좀비’ 영화와 소설을 봤다고 가정해주면 좋겠다. 그냥 ‘좀비다!!’라고 해주면 속시원할 일을, 다른 표현으로 돌려 얘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보는 입장에서 엄청 답답하다.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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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우려했던 그대로다.

국제시장, 연평해전의 계보를 이어가는 영화다. (이렇게 얘기하니, 마치 다음에 또 비슷한 영화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킬링타임 액션 영화로는 볼만하지만, 스토리 전개에 불편함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예상가능한 ‘감동의 쓰나미’를 기다려야한다는게 아쉽다. 감독의 전작은 ‘포화 속으로’다. 맞다. 권상우의 혀짧은 목소리와 TOP의 중저음이 함께 버무려진 그 영화말이다. (물론 그 전에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도 있다.) 만약 감독의 전작을 봤다면,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이 무엇인지 안다면 결과는 어느정도 정해져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어느정도의 의외성도 없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지 않고도 내용을 예상할 수 있고, 감독이 전하고자하는 감동의 장치들도 여지없다. 거의 신격화된 맥아더가 나오지 않고, 북한군 장교는 조금 더 유능하며, 전차 한대와 등대의 불빛이 거대힌 상륙작전의 전부가 아니었다면 영화는 좀 더 좋았을 것이다. 사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스파이간에 벌어지는 공작들도 긴장잠 넘쳤고,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마치 80년대 제작된 영화처럼 친절하고 직설적이다. 우린 영화 한두편 본 사람들이 아니다. 관객들을 존중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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