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궁금한 것들 #1. 항공기 날개

지난주 쿠바를 가기 위해 AIR CANADA를 타고 토론토를 경유하여 아바나로 들어갔다. 보통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노선을 주로 탔던지라 미주 노선은 오랜만이었는데, 비행기가 상당히 새로웠다. 습관적으로 날개의 끝 모양과 엔진의 외형, 전체적인 비행기 굴곡을 살펴보았는데 이건 확실히 달랐다. 이러한 날개 끝 모양을 ‘윙렛’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날개 끝에서 발생하는 와류(소용돌이)를 줄여, 기체의 안정성을 높이고 연료 효율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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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기술적인 내용을 알고싶었던건 아니고, 그래서 어떻게 생긴 날개가 최신형 기체에 적용되었는지 정도가 궁금한 내용이었다. 늘 그렇듯이 개인적인 호기심을 목적으로 찾아보고, 정리하는 것이지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함은 아니다. 그러니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업데이트하는 목적으로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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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개 끝이 부드럽게 올라갔다면 당신은 국내선이거나 저가 항공사를 탄거다.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 등에서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항공기가 보잉의 B737이다. 1968년 양산을 시작하여 총 10,000여대 이상이 판매된 민항기 베스트셀러이다. 2016년 현재에도 계속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4,000여대가량이 선주문 후 생산 대기중이다. 737-100부터 737-900까지 100 단위로 모델 번호가 부여되고 있고, 737-600부터가 NG(Next Generation)으로 ‘최신’ 기종에 속한다. 제주항공 (22대), 진에서 (16대), 이스타 (10대), 티웨이 (12대), 대한항공 (17대)가 737-800으로 비교적 최신 기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통은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에 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타개될 비행기 중 작은 협동체의 대표기종이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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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37-800과 거의 동일하게 생겼지만 좀 더 동글동글하고, 콕핏이 뭉툭하다면 봉바르디에(Bombardier)사의 CS300일 수 있다.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되고 있으니 타봤을 가능성이 높다. (KE1200) 이 기종의 경우 몇 만원 더 내고 넓은 좌석을 제공하는 옵션이 있고, USB 충전 포트 등 ‘요즘’ 기체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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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날개끝이 위아래로 갈라졌다면 해외 항공사의 단거리 노선을 탔을 것이다.

앞선 B737이 보잉의 대표적인 ‘협동체’라면, 아래의 기체는 에어버스의 ‘협동체’인 A320이다. 협동체는 좌석이 3+3 정도로 구성되어 통로가 하나로 이루어진 항공기를 의미한다. 좁다는 뜻이다. B747의 성공 이후에 통로가 2개로 구성된 3+4+3 형태의 항공기가 대세가 되어가는듯 하지만, 협동체 역시 수요가 많다. 특이하게도 A320의 날개 끝은 윙렛이 아니라 윙팁 펜스(Wingtip Fences)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Korean Air Aerospace Division (KAL-ASD)에서 생산한다. A320은 경쟁 기종인 B737보다 20년이나 늦게 양산이 시작된 기체이지만, 2016년 현재 7,000대 이상 생산되었으니, 어마어마하게 팔려나간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러니, 단거리 노선을 탔다면 737아니면 A320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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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쟁사는 서로 보고 배울 수 밖에 없으니… 에어버스는 샤크렛(Sharklet)이 새로운 형태의 윙팁을 개발하였다. 이는 737이 가지고 있는 윙렛과 무척이나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2012년 A320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AirAsia를 시작으로 Sharklet이 부착된 모델을 전달하였으며, 현재는 A319, A321 등에서도 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얼핏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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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샤크렛을 부착한 A320과 윙렛을 부착한 737 사진이다. 이쯤되면 구분하는건 포기하자. 그냥 에어버스인데 날개가 아래와 같다면 2012년 이후에 생산된 최신형이라는 것, 그리고 보잉인데 아래와 같다면 A320보다는 오래된 기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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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37-Max 에 대한항공이 납품하기로한 윙렛을 보면, 이건 또 A320의 윙핍 펜스를 닯았다.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날개 끝 모양새를 놓고 보잉과 에어버스는 가열차게 경쟁하고 있다. 물론 이 속에는 특허권 침해, 로열티 지급 같은 어마어마한 돈이 걸려있기도 하다. 다만 737-Max는 엔진 후미 부분이 톱니바퀴처럼 생겼다는 큰 차이가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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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실 중장거리를 탔다면 윙렛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737과 더불어 보잉의 대표적인 민항기종인 777의 경우 윙렛이 없는 클린 시트 (Clean Sheet)형태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3+3+3 형태의 좌석을 가진 대형 기종인 777이 경우 윙렛을 장착하게 되면 윙렛이 과도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다. 당연히 날개 길이가 길어지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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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77-200LR과 777-300ER, 777F에는 윙렛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이 적용됐다. 이는 수직 형태의 윙렛이 아니라 후퇴각을 크게 해 와류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777 후기형뿐 아니라 최신 기종인 787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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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레이키드 윙팁과 함께 엔진의 톱니바퀴가 보인다면, 당신은 최신 기종을 탄거다.

사실 서두에 언급했던 AIR CANADA의 기종은 보잉의 787이었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유선형의 리이키드 윙팁을 가지고 있고, 딱 봐도 신형으로 보이는 깨끗한 엔진이 보일 것이다. 롤스로이스의 트렌트1000이라는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777 규모의 항공기에서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모델이다. 그래서 ‘드림라이너’라고 부른다. 경쟁 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 A330이 777과의 경쟁에서 밀린 상황에서 A350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어느정도 시장을 재패할 것으로 보이는 기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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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 AP2 Low Speed Taxi Test K64771-03

아….뭔가 부질없는 메모가 되었다. 어쩌다 새해 첫 블로그 포스팅을 이런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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