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계인’이 등장하나, 서로 총질하지 않는 평화로운 영화다. 모든 무기를 막아낼 수 있는 쉴드도 존재하지 않고, 대통령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촌극도 없다. 외계인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기까지의 시간과 과정을 다룬다. 과연 그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발성 기관이 있는지, 시간에 대한 개념은 어떠한지, 문자의 구조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만난다면 우린 과연 그들과 대화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 질문들에 대한 간단한 답이다. 그들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그들과 대화할 수 없다면, 영화의 대사처럼 ‘우린 어디에서부터 접근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들이 백악관 위에서 지구를 공격하는 그 외계인이 아니라 처음보는 녀석들이라면 말이다.
#2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한계는 외계인과 우주선을 배경으로 하는 ‘과학 영화’ 이자 ‘가족 영화’라는 점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그다지 주체적이지 않다. 뭔가 계획을 가지고 그 먼 거리를 달려왔다면, 지구인들의 행동을 기다리지말고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했어야하지 않을까싶다. 이 영화 속 외계인들은 그냥 지구인들이 하는 행동에 적절히 반응해준다.
2017년 11월, 두번째 보다.
#3
난 이 영화에 집중하지 않았나보다. 다시 이 영화를 보았을 땐 소름이 돋을만큼 훌륭했다. (참고로 이 영화가 가족애를 등장시킨다고 썼던 이전 글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왜 이 영화의 원작이 ‘당신 인생의 이야기’인지 이제 어렴풋이 알게되었다. 어쩌면 이 글을 썼던 저자는 ‘외계인이 온다면 어떻게 그들과 대화하고 싶은지’를 묻고 싶었던것이 아닐지 모른다. 사실 그는 ‘당신 인생의 과장과 그 끝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것인지’ 생각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4
삶의 순간들은 많은 것들로 뒤섞여있다. 만약 내가 과거의 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난 행복할까? 그렇다면 내가 살아가는 지금의 삶, 지금까지의 삶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의 어떤 사건을 알게된들 난 그 일을 피하는쪽으로 인생을 선택하게 될까?
#5
실제로 인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구를 대표하는 단일 정부가 없다는 것도 현실적인 제약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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