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나 클럽 마에스트로 셀렉션이다. 작년 연말 쿠바 여행 후 챙겨온 녀석이다. 마스터 블랜더 6명이 최상급 빈티지들을 블랜드한 후에 다시 숙성시켜 만들어낸 술이다. 쿠바에서는 $50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많은 수상 경력의 술이다.
럼은 소주같은 술이다.
럼을 어떻게 마시는게 좋은지 쿠바를 여행하면서 알았다. 사탕수수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로 만들었던 술인만큼, 럼은 저렴한 술이자 칵테일로 마시는 술이다. 우리가 맥주에 소주를 섞어 마시듯, 데커리나 쿠바 리브레처럼 간단하게 섞어 마신다. 바에 들어가 마시는게 아니라면 길가 매점에서 한병을 사고, 플라스틱 컵에 충분히 담아 손쉽게 마신다. 프리미엄 위스키처럼 향과 맛을 세밀하게 음미한다기 보다는 음악과 춤, 떠들썩한 대화와 함께 들이킨다. 그래서 칵테일에 들어가는 럼은 양이 상당하다. 술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돈 5천원이면 하바나클럽 화이트럼(Añejo 3 Años)을 한 병 살 수 있다. 저렴하게 마시고, 쉽게 취할 수 있는 술이다.
숙성된 다크럼은 보통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설탕과 과일맛이 나고, 술에 따라서는 가죽 냄새가 난다. 개인적으로는 씁쓸하고 짠 맛이 느껴지는데,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다. 위스키보다는 확실히 맛과 향이 강하다. 하얀색 ‘화이트럼’은 보통 카테일 베이스로 사용한다. 소주나 보드카 같다.
단순하게 마시자.
색이 참 예쁘다. 숙성이 된 7년 이상의 하바나 클럽은 옅은 호박색이다. 콜라나 주스처럼 약간 단맛이 나는 음료에 섞어먹어도 좋고, 물을 살짝 섞어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온더락스는 피한다. 차가워지면서 럼 특유의 거친 맛이 사라진다.
쿠바 럼에는 바카디가 없다.
쿠바 럼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산티아고 데 쿠바’ 또는 ‘하바나 클럽’이다. 산티아고 데 쿠바가 하바나 이전의 쿠바 수도였다고 한다면, 두 브랜드는 각 도시를 대표하는 술이라 할 수 있다. 산티아고 데 쿠바는 11년산을 최고라고 한다. 캬라멜과 당밀, 꿀, 삼나무 맛이 나며 무게감이 있고 향이 좋다고 한다. 한 병 사왔지만 아직 마셔보지 않았다. 하바나 클럽은 7년산이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중상급 이상의 술이다. (예를 들어 길가 주류매장에서 판매하는 술 중에 가장 비싼 녀석이기도 하다. 기억에는 $10 정도였다.) 국내에도 정식 수입되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다. 럼이 결코 싸구려 술이 아니라는 것을 전세계에 알린 술이기도 하다. 그 외에는 론 쿠베이가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럼 브랜드 바카디는 쿠바 럼이 아니다. 1862년 쿠바에서(산티아고 데 쿠바) 탄생한 럼 브랜드이다. 바카디라는 이름보다는 박쥐 모양의 로고가 더 유명하다. 창업자의 부인이 증류실 서까래에 진을 치고 있던 박쥐 무리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쿠바에서 창업한 후 60년 쿠바 혁명과 함께 버뮤다로 본사를 이전한다. 쿠바 럼이 쿠바를 버림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를 구축했다는게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쿠바에서는 바카디를 찾을 수 없다. 현재 가족이 운영하는 주류회사 중 최대 규모이고 대부분의 바카디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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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끌룹 7년산 2019년 6월 기준으로 19.5cuc정도 해요! 지금 환율로는 2.5만정도입니다 ^^; 한국에선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