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 좋은 영화로 시작한 한 해

육아를 시작하면서 예전엔 너무나도 일상적인 ‘극장에서 영화보기’가 이젠 맘먹고 준비해야하는 이벤트가 되었다. 영화는 신중하게 골랐다. 무려 스타워즈도 아니고, 신과 함께나 강철비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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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소재로 시대극을 그려낸다는건 감독에게 어떤 부담감을 줄까. ‘여성의 역할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비난’은 인정하지만, 영화는 분명 훌륭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의 현대사가 훌륭하게 영화로 그려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87년이 역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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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바꾸는 것은 위대한 생각과 사상이 아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다. 양심이나 시대 정신과 같이 개념화된 단어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우리가 일년전 경험했던 바로 그런 행동들이다. (물론 우리가 광장에 나가던 시절은 ‘목숨을 걸던’ 상황은 물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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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대사에서처럼 올림픽으로 인한 눈치보기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택시 운전사와 26년, 그리고 1987을 다시 한번 연달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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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영화는

  • 이 시대의 대표 배우들이 훌륭하게 자리한다. 조연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이 영화를 지탱한다.
  • 시대를 만들어간 크고 작은 역할이 감동을 준다. 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는게 더 놀랍다.
  • 강동원은 영화의 장르를 판타지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가 아니었다면 영화는 너무 무거웠을지 모른다.
  • 여성 캐릭터가 김태리 한 명으로 국한된 것은 아쉽다. 더 많은 역할들이 주목받고, 그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면 더 훌륭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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