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마시는 바이주 – 시펑주

금요일 저녁이다. 아내는 강남역에 들렀다 볼 일이 늦어졌고, 나 역시 퇴근이 평소보다 늦었다. 결국 아내가 사무실 근처에 들러 나와 함께 퇴근했다. 아기는 장모님이 보고 계셨다. 집에 도착하니 9시반, 뭔가 음식을 하기엔 피곤한 저녁이었다. 그렇다고 패스트푸드나 중식은 당기지 않았다. 이번주 내내 사무실에서 먹었다.  고민 끝에 중식을 시키긴 했다. ‘라조기’ 하나 시키고, 집에 있는 반찬과 함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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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없다. 그렇다고 위스키나 보드카는 어울리지 않고. 그래서 오래전에 사놓고 마실 생각조차하지 않았던 중국 술 한 병을 꺼냈다. 아마 3 – 4년전 상해에서 샀을거다. 까르푸 같은 마트에서 샀던거라 대중적으로 알려진 브랜드일리는 없고, 그냥 ‘가성비’ 좋다고 추천 받았던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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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중국술 같이 생겼다. ’10’이라고 써있는걸 보니 10년 숙성했다는 뜻이겠지만, 그런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몸에 해롭지만 않은 정상적인 술이길 기대한다. 뚜껑을 돌려서 열었다. 나름 안전캡으로 되어 있다. 한잔을 따르고 배달 온 라조기와 함께 마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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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셔본 바이주는 10 종류를 넘지 않는다. 수정방, 마오타이 같은 고급주와 양꼬치의 영원한 친구 연태구냥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중국에서 먹어본 술 중에는 금문고량주와 광고로 도배 중인 몽지람, 식당에 가면 가장 대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소호도선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결론부터 말해 난 바이주 맛을 잘 구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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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을 마셔본다. 어떤 술인지도 모르는 바이주를 마셔본다. 일단 맛이 진하다. (가장 흔하게 마셔서 기억하는) 연태구냥이 약간 달고, 바이주 특유의 향이 약하다면 이 술은 대체로 진하다. 52도라 그럴 수 있겠다. 처음 금문고량주를 마셨을 때의 기억도 난다. 전반적인 중국술 느낌이 있지만 맛과 향이 진한 느낌이다. 소주잔에 반씩 따라 두 잔을 마셨다. 중국술에 대한 약간의 편견, 그리고 포장과 병 디자인이 주는 불안함을 지운다면, 이 역시 분명 훌륭한 술이다. 마셔본 후 구글링을 해보았으나, 내가 마신 술병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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