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_육아
아내는 출산 휴가와 함께 1년간 육아 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내는 ‘재택 근무’ 형태로 조금씩 일하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풀타임이 아니라 하프 타임 정도면 가능하지 않겠냐며 농담처럼 얘기했다. 하지만 막상 육아가 시작되고나서는 그게 얼마나 허황된 생각인지 절실히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던 시절의 객기처럼 생각되는 일이다.
아기가 태어난지 정확히 6개월이 되는 날, 결론적으로 아내는 재택으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 시작에 앞서 프로젝트 미팅을 위해 싱가폴에 갔다. 목요일 밤부터 토요일 밤까지. 온전한 48시간이 주어졌다. 물론 나 혼자 하는건 아니다. 처가가 가까워 장모님도 오시고, 처남도 주말엔 오기로 했다. 설레기도, 걱정되기도한 48시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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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금요일이다. 업무 관련 전화가 좀 많았던걸 제외하면 순조롭다. 두번의 낮잠과 세번의 분유와 한 번의 이유식, 세번의 기저귀를 마치자 오후 해가 조금씩 넘어간다. 네시 반이다. 역시 실전에 앞선 ‘실전같은’ 훈련이 중요하다. 주말마다 해왔던 육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서부터는 장모님이 오셔서 3시간 정도 도와주셨다. 간단하게 씻고, 7시반부터 재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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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도 동일했다. 낮에 한 시간 정도 외출했다 돌아왔고, 오후엔 처남과 처남의 여자친구가 집으로 놀러왔다. 힘든 것도 문제지만, 부모와 아기 모두 지루하지 않게 보내려면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대충 ‘아기 한 명을 온 마을이 키운다’는 말이 이런 의미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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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_하루의_스케쥴
온전히 이틀을 책임져야하기에 스케쥴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생후 26주이자, 정확히 6개월이 되었다. 대략 12시간 정도 자고, 12시간 정도 깨있다.
- 5:00AM : 삼십분 간격으로 뒤척이며 일어남, 쪽쪽이 물고 잠듬
- 7:30AM : 완전히 일어남, 첫 번째 분유 230cc 원샷, 기저귀 갈아줌
- 9:30AM : 첫번째 낮잠. 중간에 깼는데 가만히 두니 계속 잠
- 11:30AM : 일어나서 이유식(소고기 미음) 원샷, 두 번째 분유 230cc 원샷, 기저귀 갈아줌
- 1:00PM : 두번째 낮잠, 잠이 늦게 들었다가 1시간 조금 더 잠 (대략 1:30 ~ 2:30 정도)
- 3:30PM : 세 번째 분유 230cc 원샷. 이제부터 마의 4시간이 시작됨
- 7:30PM : 목욕, 네 번째 분유 230cc,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