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시 보통은 직거래를 한다. 이는 사기를 당하지 않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이다. 즉, 1) 어느정도 성의있는 판매글을 읽고, 2) 카톡보다는 일반 문자로 연락하고, 3) 만나서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4) 금액이 큰 경우 만난 자리에서 송금한다.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중고 거래 방식이다. 당연히 어느정도 가격대가 있다는 가정이다.
반대로 이 절차에서 벗어나는 경우, 아쉽더라도 거래를 중단하거나 취소하는게 낫다. 명확히 취소 통보를 한다면 판매자 입장에서도 크게 기분 나쁘지 않다. 어제 저녁 겪은 일은 처음 겪은(정확히는 겪을 뻔했던) 중고나라 사기 수법이다.
참고로 중고거래는 수없이 해봤지만, 전부다 직거래였다. 택배 거래는 상대방이 동의한 상황에서 내가 물건을 팔 때만 한두번 진행해봤다.
.
1) 중고나라에 글을 확인한다. 보통 중고나라 앱을 통해 입력된 경우가 많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앱을 쓰면 판매자의 기존글을 본다거나, 더 치트에 계좌 번호를 넣어보기 어렵기 때문일 것 같다. 이 때도 몇 가지를 확인해보면 좋다.
- 이전 게시글을 확인한다. 판매 또는 구매하는 패턴이 일반인인지 확인하는 기본이다.
- 만약 오래전 글만 확인되고, 최근 2~3년간 거래글이 없다면 의심이 시작된다.
2) 글은 믿을만하게 쓰여졌다. 하지만 연락처가 안전번호나 휴대폰번호가 아니라 카카오 아이디로 되어 있다면 패스하는게 좋다.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다고 사기가 아니라고 믿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검증 절차이다.
3) 그리고 직거래를 원한다면서 지역을 알려주지 않는다. 보통이라면 가능한 도시나 지역을 반드시 명시한다. 이 경우는 실수인 경우들도 있으니, 직거래 장소가 없다고 바로 사기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히 의심을 갖는게 좋다.
4) 그럼 이제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연락을 해보자. 만약 제주도, 진주, 삼척처럼 직거래할만한 지역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온다면 사기라고 확신해도 좋다. 판매자 입장에서 직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에 살고 있다면, 당연히 ‘택배 거래’나 ‘안전 결제’를 명시했어야 한다. 우연히 같은 지역 사람이 연락할 확률은 거의 없지 않은가. 만약 카카오톡인 경우 아래 케이스에 해당한다면 역시나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 카카오톡이라면 보통 가족 사진이 있다. 아기 사진도 많이 쓴다.
- 이름도 실명보다는 하트 같은 이모티콘과 ‘란’, ‘민’ 같은 애칭을 쓴다.
- 사진 더 보기를 눌러도 별로 보여지는 사진이나 글이 없다.
5) 직거래가 어려운 지역이니 그 다음 수순은 선입금 후 택배 발송한다는 얘기다. 보통은 가게를 하고 있으니, 내일 택배 배송 나갈 때 같이 보내겠다고 말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분증을 보여줄 수 있고, 계좌 번호도 자기 이름의 본인 계좌니 안심하라고 한다. 이게 왜 신분 증명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얘기한다.
6) 자연스럽게 네이버페이로 안전 결제하겠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보통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아직 직장이라 시간이 걸린다거나, 운전 중이라거나, 뭔가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네이버 아이디를 알려달라고 한 후에 결제 링크를 보낸다.
- 링크 주소 앞에 http:// 면 사기다. 보통 모든 ‘괜찮은’ 웹 사이트는 https:// 를 쓴다.
- 도메인 pay.naver.xxxx.com 이 있다고 할 때 pay.naver.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 진짜 중요한 주소는 마지막 xxxx.com이다.
- 즉, 이 사이트는 xxxx.com이라는 사이트의 sub 도메인일 뿐이다. naver와는 관계 없다.
7) 링크를 눌러본다. 일단 네이버 아이디, 패스워드 입력창이 나타난다. 이 때 ‘피싱 사이트’로 의심된다면 아무 아이디, 패스워드를 입력한 후 로그인을 해본다. 만약 틀린 계정 정보를 넣고도 로그인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면 100% 사기다. (거래를 취소하고 난 후 다시 링크에 접속해보면 빈 페이지로 나온다. 금새 바꾼 것이다.)
- 그래도 주소, 전화번호 같은 정보를 대충 입력하고 진행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 일단 예금주에 (주)가 나온다거나, N페이 같은 문구, 사람 이름이 나오면 사기다.
- 그리고 가능하면 누군가가 링크로 보내온 사이트에 접속해서 계정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계정 털리는건 시간 문제다. 참고로 이메일이나 문자, 카카오톡으로 전송되는 링크, 압축파일은 손대지 않는게 좋다. 최근에 과속 범칙금, 저작권 위반, 입사 지원 등의 메일로 egg 압축 파일을 보내는 스팸이 유행하고 있다.
8) 이 정도까지 왔는데도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다. 중고 거래의 특성상 의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인하는게 필수적이고, 뭔가 해소되지 않은 의구심이 남는다면 거래를 취소하면 된다. 어차피 중고거래를 생각했다는 것은 어느정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로 마음먹었다는 의미이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다음 물건을 기다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