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사 – 들어가며

역사에는 그 모든 것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전쟁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2차 대전 이후, 우리 모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있다면 그 중 하나는 단연 아프가니스탄 전쟁일 것이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기독교의 탄압,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와 수탈,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수많은 무슬림이 고민해왔던 ‘어떻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것인가’에 해답을 제시한 사건일지 모른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79년 크리스마스에 시작하여 10여년간 지속된 소련-아프가니스탄간의 전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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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전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가볍게 접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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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3가 있다.

전작들에 비해 흥행은 저조했지만, 망작은 절대 아니다. 그는 미국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달려가, 소련 군대에 학살당는 현지인을 돕는다. 그리고 람보가 위험에 빠졌을 때 아프간 사람들이 그를 돕는다. 영화의 말미에는 “this film is dedicated to the gallant people of Afghanistan” (이 영화를 용감한 아프기니스탄 사람들에게 바칩니다.)는 문구까지 등장한다. 그 때는 그랬다. 심지어 Ahmad Shah Massoud라는 극중 캐릭터는 실제 저항군 장군의 이름 그대로다. 참고로 그는 소련에 대항해 싸웠던 부족 연합체의 리더였고, 전쟁 후엔 내전에 참여하였고, 그 후엔 탈리반에 저항하였다. 9/11 테러가 발생하기 전날, 카메라맨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의 자폭 테러로 숨졌다.

일단 미국은 이 때까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친구였다. 미국은 아프간이 소련에 대항해 싸울 수 있도록 도왔고, 그들은 결국 소련을 물리쳤고, 소비에트 연방은 무너졌다. 결론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으로 1) 냉전 체제가 무너졌고, 2)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예멘에서의 전쟁과 내전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3) 이슬람 무장 단체가 세계사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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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프가니스탄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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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은 바다가 없다. 서쪽에는 이란이 있고, 동쪽엔 파키스탄이 있다. 북으로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과 국경을 접한다. 아주 좁은 골목이지만 중국과도 국경이 닿아있다. 파키스탄은 과거 인도였고, 인도는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즉, 동쪽엔 인도라는 거대한 제국과 더불어 영국이라는 제국주의 세력이 존재했다. 북쪽의 우즈베키스탄 등의 ‘스탄’ 국가들은 영국의 인도 지배 시기와 유사한 시점에 제정 러시아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다. 서쪽의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이라는 유구한 역사의 문명권이며, 이슬람을 대표하는 강대국 중 하나였다. 결론적으로 서쪽의 이슬람/페르시아 세력과, 동쪽의 인도/영국 세력, 북쪽의 유목/러시아 세력 사이에 끼인 ‘문명의 교차점’에 위치한다.

문명의 교차점이라면 괜히 좋아보인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교차점은 교역이 발전하고, 다양한 문명이 꽃을 피운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자원이 없고, 사람이 살기 매우 어려운 지역 중 하나이다. 북동쪽은 히말라야의 끝자락에 위치한 파미르 고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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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중부 지역은 불모지에 가까운 고원 지대로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살기 불리한 지역이고, 동서남북의 모든 지역은 서로 분리되는 구조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사람들은 우즈벡, 타직, 투르크멘 민족일 가능성이 높다. 투르크 계열의 북부인들이 느끼는 남부, 중부인들에 대한 이질감은 국경 넘어에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인에게 느끼는 이질감보다 크다.  아프가니스탄 동쪽은 파키스탄/인도인들과의 동질감이 높고, 서쪽의 사람들은 이란과 밀접하다. 중부의 바미얀은 심지어 몽골계다. 이러한 지리적, 인종적 특징은 몇 가지 결과를 만들어낸다. 강력한 중앙 권력보다는 지역 부족을 중심으로 정치, 경제 활동이 이루어진다. 하나의 나라이지만, 민족국가의 모습이 아니라 부족 연합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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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여기서 전쟁이 일어나는가?

아프가니스탄엔 자원이 없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교통의 요지이나, 머무를만한 거점 지역은 아니다. 각 문명간의 다리 역할을 했지만, 건너기 어려운 흔들 다리에 가까웠다. 알렉산더 대왕이 이 다리를 서에서 동으로 건넜고, 결국 아프가니스탄 동부 산악 지역 (현재의 파키스탄 북부)에서 회군했다. 징키스칸은 북에서 서로 건넜고, 일부의 병력을 아프간 중앙부에 주둔시켰고 그들은 ‘하자라’라는 이름의 민족으로 아직 살아간다. 티무르는 북에서 동으로 건넜고, 북인도에 ‘무굴’ 제국을 세웠다. 압도적인 문명이 다른 문명을 지배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건너던 시절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문명이 팽팽하게 경쟁하던 제국주의 시대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은 동에서 북으로 진격했다. 2만이 넘는 세계 최고의 부대가 진군했지만, 고작 수십명이 살아돌아왔다. 북에서 남으로 진격했던 소련은 10년간의 전쟁끝에 퇴각했다. 남에서 북으로 진군했던 미군은 아직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점령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의 지난한 전쟁 끝에 세계의 슈퍼파워가 퇴각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본다.

첫 번째로 아프가니스탄은 부족 연합체 국가다. 즉, 수도를 점령한다는 것이 국가를 점령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양을 점령하면 전쟁이 끝날거라 생각했던 왜군과 유사한 상황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어느정도’의 민족적 동질감이 있었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좀 달랐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부족의 땅을 침범한 예의없는 이방인’에 저항하는 본능적인 행동에 가까웠다. 모든 아프간인들을 죽이지 않는한 아프가니스탄 전체를 점령할 방법이 없었다.

두 번째로는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을’ 모두가 반대한다는 점이다. 만약 소련이 아프간을 점령했다면 동쪽의 인도와 서쪽의 이란이 공산화될 위험이 있었다. 이란이 공산화되면 터키와 중동이 위험하다. 인도가 공산화되면 동남아도 안심할 수 없다. 그래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반대로 영국이 아프간을 침공하던 시기엔 러시아가 아프간을 지원한다. 파키스탄과 이란 역시 매우 적극적으로 아프간 문제에 개입한다. 즉, 아프간으로 발을 들인다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을 주시하고 있는 수 없이 많은 세력과의 전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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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으로 무슨 얘기를 해볼까?

앞으로 책도 읽고, 자료도 조사하면서 하나씩 정리해볼 생각이다. 기본적으로는 아프간의 도시, 문화, 민족들을 하나씩 정리해볼 생각이고, 그 후에 아프간-소비에트 전쟁에 대해 다뤄볼 생각이다. 전쟁사적 연대기로 들어가기에 앞서, ‘왜 전쟁이 시작되었는지’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싶다. (전략적 결정이었는지, 소문처럼 ‘우발적이고’, ‘실수에 가까운’ 결정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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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면 좋을만한 것들]

  • 서적 :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서적 : 이슬람 전사의 탄생
  • 서적 : Afghanistan – A Military History from Alexander the Great to the Taliban
  • 영화 : 제 9 중대
  • 영화 : 카불 익스프레스
  • 영화 : 비스트
  • 영화 :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 다큐멘터리 : 아르마딜로
  • 다큐멘터리 : Saving Mes 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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