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손님, 스페인 영화를 봐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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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생각이나 사전 정보 없이 본 영화가 주는 몰입감이 있다. 전혀 모르는 배우의 얼굴, 낯선 언어, 이국적인 배경이 이내 익숙해지면서 그 매력에 빨려든다. 세번째 손님. 스페인 범죄 추리물이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로 치자면 범죄의 재구성 같은 장르다. 최근 몇 년간 본 범죄 추리 영화 중에 단연 최고였기에, 비행기에서 영화를 다 보고 혼자 울면서 박수쳤던 영화였기에 뭐가 좋았는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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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아름답다.

주연으로 등장하는 두 배우가 너무 아름다웠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매력적인 남녀 인물들이 등장한다. 터틀넥과 코트, 제대로된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담배, 신형 BMW, 경제적으로 자리잡은 30, 40대의 여유러운 모습이다. 내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유럽 남녀에 대한 판타지를 보는 느낌이다. 처음보는 배우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 매력을 거의 모든 장면에서 (영화의 거의 마지막까지) 끌고간다는 것이 놀라웠다. 생각해보면 내가 내 나이에서 느끼는 성공한 인생의 전형을 보았기 때문에 더 눈에 들어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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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이 좋다.

넷플릭스가 주는 매력은 미국이 아닌 국가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데 있다. 그 중에서도 유럽의 영화나 시리즈들이다. 공통적으로 그들은 짙은 회색빛을 띈다. 미국 스릴러 영화의 어두움과는 다르고 우리가 매일 접하는 먼지 가득한 도시의 회색과도 다른 색감이다. 나무가 울창한 숲 한가운데 서있는 선명한 회색이다. 티셔츠보다는 니트와 코트의 모직 질감이고, 화려하지 않은 단색의 차분함이다. 이런 색감은 진지한 현실감을 준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교외의 환경을 낯설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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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직선적이다.

등장인물이 적다. 이런 스릴러 영화를 재밌게 설계하기 위한 복잡한 장치가 최대한 배제되어 있다. 소위 감초 역할을 담당하는 조연도 적고, 위험한 만찬이나 맨프롬어스를 볼 때 느끼는 조촐함이 있다. 제한된 등장인물, 그 속에서 예상가능한 범인을 무리하지 않고 끌려간다. 그렇기에 사건을 이해하기 쉽고, 관객도 추리를 따라가기 쉽다. 그 속에서 소소한 두뇌싸움을 펼친다. 많은 스릴러 영화가 시도하는 ‘범인 찾기’에 대한 줄다리기보다는 꽤나 단순한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 감독이 준비한 이야기의 결말이 무엇인지를 추리하게 만든다. 스릴러 영화를 통해 관객이 느끼는 쾌감은 개인의 몫이지만, 감독이 배치한 수많은 단서와 복선이 마지막에 완전히 설명되어지는 쾌감은 모두가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명은 별다른 설명 없이 영화를 지켜본 이들이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영화의 결말은 전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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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찾아보는 많은 스페인 영화가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장르가 다르고, 주제가 다르지만 콘텐츠 자체가 추구하는 분위기가 새롭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그 절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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