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67주차

이번주는 설 연휴가 있는 주다. 새해에는 이런저런 일로 자주 만났지만, 아직 아기는 우리 부모님과 그리 친해지지 않았다. 4살 많은 첫째 조카와 5개월이 늦은 둘째 조카와도 소원하다. 왠지 이번 연휴를 통해서 서로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가족들에게 우리 아기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연휴가 시작되었다. (부모로서 아기가 매력적이라는걸 인정받고 싶어하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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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주

사실 아기는 지금까지 많은 아기들과 놀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은 내가 출근한 이후에, 또는 퇴근 시간 이전에 있었기 때문에 아기가 다른 아기와 노는 모습은 사진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휴에서야 언니, 동생과 노는 모습을 제대로 보았다.

조카와는 잘 놀았다. 근데 이게 조카와 놀았다기보다는 조카와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고 보는게 맞겠다. 상대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같이’ 앉아 놀았다. 그래도 아직은 빼앗거나, 다른 아기가 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에 민감하지 않았다. 저기 어딘가 호기심 당기는 물건이 있고, 그걸 늘 하던데로 만져보거나 엄마, 아빠에게 가져다주는 정도였다.

실제 관심은 동생보다는 언니에게 있었다. 놀아달라고 보채거나, 관심을 끌만한 행동은 없었지만 언니 주변을 맴돈다. 언니가 소파에서 티비를 보면, 아기도 소파에 가서 언니의 발을 만진다거나, 들어있던 물건을 준다거나 했다. 당연히 언니는 슬그머니 자리를 옮겼고, 아기는 잠시 다른 일에 집중하다가 다시 언니에게 가곤 했다. 아직 먹는 것과 자는 것, 몇몇 부모와의 교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 쿨하게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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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절 증후군

이틀간의 명절 나들이 동안 새로운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개인기를 보여주고, 그들에게 사랑을 확인했다. 그 동안 낮잠은 뒷전에 있었다. 이틀 내내 ‘졸리지만 놀기위해 참는’ 시간이 계속되었고, 걸으면서도 계속 비틀거렸다. 문제는 집으로 돌아오고난 후에 생겼다.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책을 보고 놀 때에 짜증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딱히 뭔가 다른 것을 원해서 그런건 아닌데, 소소한 짜증이 엄청났다. 예를 들어 오믈렛과 요구르트를 아침으로 먹는데 (이건 거의 3개월 이상된 루틴이다.) 자신이 예상한 음식이 입에 들어오지 않으면 뱉어내고, 소리지르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이번 숟가락질에는 요구르트라고 확신한다 입을 벌려 받아먹었지만 오믈렛이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없던 행동이라 혹시나 연휴 때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던게 문제였을까도 생각해보았고, 여러가지로 추리해보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없어보였다. 심지어 많은 가족들이 있었던게, 언니 동생과 시간을 보냈던게 혹시 스트레스였을지도 생각해보았다.

일주일 정도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연휴의 만남이 재밌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싶다. 한번 경험한 재미가 있었고, 자고 일어났더니 그런 재미가 없어졌기에 지금이 짜증나고, 무료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빠를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던 이유를 앞으로도 절대 알 수 없는 것처럼, 연휴 후에 한동안 내던 짜증의 이유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2~3일 가량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모든게 이전으로 돌아왔다. 부모 입장에서 오랜시간 기억할만한 두번째 미스터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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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7주차의 기록

  • 식사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밥과 반찬을 합쳐서 어른 밥공기 하나 정도를 먹었지만, 이제는 본인 밥을 먹고나서도 빵, 밥, 과일까지 가리지 않고 계속 먹는다.
  • 먹는 양이 늘어난 후부터 살이 쪘다. 얼굴도 조금 부풀었고, 배도 더 나왔다. 예전에는 소화가 되고, 배변을 하면 어느정도 배가 들어갔지만, 이젠 아빠 배와 비슷하다. 이런 것까지 닮는 것인가 싶다.
  • “아빠, 빠빠주세요”를 꽤 정확하게 구사한다. 물론 아침에 나를 깨우기 위해서 방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한번만 한다. 나를 깨우고, 밥 달라고 얘기한 후에, 내가 “빠빠 먹자”고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서 식탁 의자에 앉는다.
  • 인형에 대한 애착이 조금씩 생긴다. 잘 때 연고자는 인형도 꼭 챙기기 시작했다.
  • 자랑의 패턴이 좀 더 명확해지고 있다. 절대 절대 머리에 무언가를 쓰지 않았던 아기가 스스로 서랍 속의 머리띠를 찾아 머리에 했다. 그리곤 거울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온 가족에게 보여진다. ‘예쁘다’고 칭찬해줘요 다음 사람에게 간다.
  • 돼지갈비는 여전히 잘 뜯어먹는다.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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