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 들어가며

꽤나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주제다. 다만 그 깊이가 얕고, 통찰 따위는 없다. 다만 누군가는 나이키 운동화를 좋아하듯 난 이슬람 문화를 사랑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벌써 5월이지만…) 다시 공부도 할겸, 읽으며 정리하는 목적으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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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방대한 주제라 교과서처럼 접근하면 나 역시 재미가 없을테니,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그렇다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의미는 아니고, 평소 궁금했던 주제들을 그 때 그 때 하나씩 정해서 찾고, 읽고, 생각해서 정리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근본주의/원리주의, IS는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슬람에서는 여성 인권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같은 지극히 개인적 호기심으로만 주제를 정해보려고 한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부담감이 몰려온다. 당연히 용두사미가 될 예정이고, 그래서 첫 글은 두서없이 주절거려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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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난 이슬람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무언가를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을리 없다. 그래도 관심사의 흐름이 있다면 그 시작은 스무살에 갔던 중국 여행이다. 중국을 한바퀴 도는 여행에서 난 티벳을 갔었고, 여행 후에 티벳의 역사와 종교, 문화를 찾아봤다. 티벳의 종교와 역사는 자연스럽게 몽골로 이어졌고, 이는 유목민족의 역사로, 이는 다시 중앙아시아로 흘러갔다. 그리고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길고 복잡한 시작이었다. 종교가 없는 사람으로서 불교와 기독교, 이슬람에 대한 ‘약간의 지적 호기심’ 정도라고 해보자.

늘 여행을 다니면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뒤늦게 찾아보게 되었다. 미리 공부할만큼 부지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궁금했던 것을 한국에 돌아온 후에야 알게되었다. 파키스탄에서는 여성 총리였던 베나지르 부토의 자서전을 읽었고,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는 서점에 들러 짧은 아프가니스탄의 근대사에 대한 책을 샀다. 종교와 국제 정치, 다양한 이념이 뒤섞인 Great Game을 알게되었고, 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Ahmad Shah Massud가 탈리반이 아니라 ‘무자히딘’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민족의 영웅을 보고 ‘그는 탈리반이냐?’고 물었던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웠다. 그렇게 이슬람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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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슬람은 어떤 종교인가

이슬람을 이해하는 시작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다. 중동에서 일어난 모든 분쟁과 전쟁, 정치적 변화는 기본적으로 수니파와 시아파간 권력 관계로 설명된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천년전 정통 칼리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그 때 신라가 한반도를 통일하고, 후백제나 발해와 경쟁하던 시기일 것이다. 조선도 아니고, 고려도 아니고, 통일 신라 시대의 이야기다. 참 오래된 이야기다. 자,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보자. 선지자 무하마드가 알라의 계시를 받고 이슬람이란 종교를 창시하였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후계자’는 누가되어야할까? 그의 아들일까? 아니면 그가 지목한 정치적 후계자일까? 아니면 원로들의 투표로 이루어져야할까?  이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질문일 것이다. 한 조직의 수장이 서거했을 때, 누가 그 뒤를 이어야할까에 대한 문제다. 그 답에 대한 견해 차이가 수니파와 시아파를 만들었고, 그들은 지금까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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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무함마드가 7세기 초 사망한 이후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아들이 있었다면 비교적 간단한 문제였을 수 있지만 그는 ‘파티마’라는 딸이 있었고, 사위가 있었다. 무함마드의 지지자 중에는 그의 가족인 파티마, 그리고 그녀의 남편인 알리가 정통성을 가진 후계자라 믿는다. 알리는 사위임과 동시에 최초의 무슬림이었고, 수많은 공을 세운 초기 이슬람의 공헌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함마드 사후의 칼리프는 무함마드의 친구였던 아부 바쿠르를 시작으로 우마르, 오스만, 알리까지 이어진다. 어쨋든 알리까지 이어진다. 이들 4명의 시대를 ‘정통 칼리프’ 시대라고 한다. 예언자 무함마드와 함께 했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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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7세기 중동의 사람들은 합리적이었다. 혈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 세계에서의 정치이고, 이를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지도자가 이슬람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수니파’가 되고, 현재 이슬람의 주류가 된다.

sunnishiamax
연두색이 수니다. 거의 절대 다수다.

 

다시 돌아가보자. 이슬람은 어떤 종교인가? 아주 쉽게 표현하자면 (그리고 불경스럽게 얘기하자면) ‘기독교의 업데이트’ 버전이다. 이슬람에서는 선지자 이전의 선지자를 인정한다. 아담, 아브라함, 모세 같은 선지자를 인정한다. 그리고 예수도 선지자 중의 한 명으로 존중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가 전한 신의 목소리가 인간 세상에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새로운, 그리고 마지막 선지자를 보낸다. 그가 무함마드다. 구약과 신약에 이어 쿠란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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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생각해보자. 그들은 유대교, 기독교와 같은 신을 믿는다. 하지만 기독교가 생겨난 후 7세기가 지났다. 그들은 무엇을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기존의 종교가 ‘정확히’ 대답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 삼위일체를 신성모독으로 본다. 신(알라)은 유일하다는 입장이다.
  • 원죄를 부정한다. 인간의 실수는, 회개하고 뉘우침으로서 용서받는다고 본다.
  • 믿음이 아니라 ‘선행’에 의해 구원받는다고 믿는다.

물론 서로 다른 종교인 만큼 무수히 많은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얘기한 3가지 정도의 차이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잘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친구들이 교회가자고 얘기할 때 서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했던 주제다. 예수님은 신인가, 신의 아들인가? 아담이 먹지 말라는 과일 좀 먹었다고, 온 인류가 죄인이라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 그냥 믿기만 하면 천국 가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수천년전 중동의 사람들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도 대답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설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개정판이 나왔다. 600년만에 이루어진 대규모 업데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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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몇 가지 장치들을 만들었다. 이 개정판이 최종판이기 때문에 논란을 만들면 안된다는 결론이었다. 그래서 단 하나의 판본만을 만들었고, 이론의 여지가 있던 선지자의 말은 삭제되었다. 그리고 번역을 금했다. 그래서 7세기 쿠란과 오늘의 쿠란은 같다. 그리고 엄격하게 검증되고 허가받은 사람만 쿠란을 번역할 수 있으며, 번역본에는 아랍어 원문이 함께 기재된다. 그렇게 이슬람은 시작된다. 그리고 오늘날 15억명 이상의 종교가 된다. 출산율 등을 고려했을 때 2050년이면 세계 최대의 종교가 될지 모른다. (세계 종교 지형이 바뀐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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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이 되는 책들

  • 이슬람, 이희수
  • 중동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 (이희수 역)
  • 역사서설 아랍, 이슬람, 문명 – 이븐 할둔 (김호동 역)
  • 이슬람 1400년, 버나드 루이스 (김호동 역)
  • 타타르로 가는길, 로버트 카플란 (이순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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