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81주차 –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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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여행_그리고_육아

여행 기간 동안 아기는 부쩍 큰다.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그래서 문득 얼굴을 보면 한결 커보인다. 올해는 다낭을 다녀오면서 그랬고, 이번 제주도에서도 그랬다. 걱정했던 것보다 아기는 언제나 새로운 환경을 좋아하고, 또 잘 적응하고 재밌어한다.

이번 제주도는 4박 5일이었다. 보통 금요일 하루 정도 휴가를 내고 2박 3일 정도에 다녀왔던 보통의 국내 여행보다는 훨씬 길었다. 2박은 중문에 위치한 히든클리프, 2박은 늘 그렇듯 조천 형님댁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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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_81주의_여행중인_아기는

여행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81주 정도의 아기는,

– 부모가 얘기하는 대부분의 말을 이해한다. 또는 맥락을 파악한다.

– 잘 걷고, 어설프게 뛰고, 잘 넘어지지 않는다.

–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다. 올라갈 때는 꽤나 안정적인데, 내려올 때는 매우 위험천만하다.

– 새로운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잠자리가 바뀌어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다.

– 또래나 언니 오빠를 따라다니며 같이 논다.

물론 예전에 비해 카시트에 오래 앉아있는걸 지루해하고,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주변 환경에 호기심이 많다. 힘도 예전에 비해 세졌다. 그래도 이제는 한 명의 인격체와 함께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 좀 재밌었던 부분은,

– 첫 날 저녁에 수영장을 보고 엄청 흥분했다. 뜨거운 온수 풀에도 잘 앉아있었다.

– 서울에 있을 때 계속 콧물을 흘리며 감기 기운이 심했는데, 신기하게도 제주에서는 괜찮았다.

– 모래, 풀, 꽂을 좋아했던 아기에게 제주의 관광지는 최고였다. (제주의 무수한 관광지는 아기와 함께 온 부모를 위한 공간이라는걸 새삼 깨달았다.)

– 식당에서 만난 또래와 빈 방에 들어가서 엄청 뛰어다녔다.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어 함께 놀고, 쿨하게 헤어진다.

– 처음 보는 동물들을 좋아했지만 가까이서 만지기엔 아직 겁이 난다. 커다란 새들과 알파카, 강아지와 고양이, 토끼와 거북이를 만났다.

– 처음으로 바다에 들어갔고, 모래를 만지고, 백사장을 뛰어다녔다. 함덕의 해수욕장은 아기들이 처음 만나는 바다로는 최고였다. 물이 얕고, 깨끗하고 안전했다.

– 처음 먹는 갈치 구이와 보말죽도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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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81주의_여행중인_아기의_부모는

늘 그렇듯이 여행 전날 밤에 서로 일을 마치고 급하게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준비물은 날이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나 이번엔 나와 아내 모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이틀은 리조트에서 쉬고, 이틀은 조천 형님댁 게스트하우스에서 먹고 놀자는 정도의 계획을 세웠다. 뭐 사실 계획이 없는 것과 같다. 좋은 날씨와 제주의 먹거리, 아기의 컨디션이 잘 맞물리길 바라면서 여행을 갔다.

– 캐리어 하나는 아기 용품으로, 다른 하나는 나와 아내의 짐으로 채웠다.

– 대부분의 용품 (기저귀, 아기 간식 및 우유, 음료 등)은 도착하자마자 제주 이마트에서 샀다.

– 실제로 중요하게 챙긴 물건은 충분한 여벌 옷, 수영복, 유모차 정도다.

– 혹시 몰라 챙기곤 했던 비상약이나 체온계, 침실용 인터넷 카메라, 액션캠 같은건 생략했다.

이게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아기가 잘 먹기 때문이다. 음식점에 가면, 어른들이 먹는 흰쌀밥과 국(국물), 약간의 밑반찬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식당 반찬 중에 김이나 고기, 생선이 있다면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식사를 준비해서 다닐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잠깐 외출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준비 상태로 제주를 여행할 수 있었다. 다만 아기도 함께 식사해야했기 때문에 너무 허름한 노포는 피하고, 좀 더 현대적인 식당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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