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 그레인 위스키는 저렴한 일본 위스키 중, 일본어가 쓰여있지 않은 아름다운 병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에 면세점에서 샀던 기억이 나는데, 꽤나 오래된 얘기다. 그레인 위스키라 사람이 많은 날 뜯어서 한 번에 마시려고 생각하다보니 이제서야 개봉했다.
그레인 위스키를 마셔본 경험이 별로 없다보니, 개봉할 때에도 맛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마시기 전에 향을 맡아본다. 생각보다 강한 알콜향이 코를 찌른다. 마셔보자. 생각했던 것보다 맛이 복합적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버번 위스키 같으면서도 약간은 무난한 블랜디드 위스키 같기도 하다. 두 가지 맛이 동시에 난다.
“보리 맥아가 아닌 밀, 호밀, 옥수수 등의 곡물을 연속 증류로 대량 생산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마셔보니 생각만큼 맛이 밋밋하지도, 가볍지도 않았다. 두 번째 잔을 마셔보니 옥수수맛이 정확하게 느껴졌고 도수가 높아서인지 입안에 남는 맛도 꽤 있었다. 다만 맛을 음미하며 여러잔을 마실만큼 재밌는 맛은 아니다.
요약하면,
가성비 좋고, 생각보다 맛도 개성있다. 좀 여러명이 모인 자리에서 신나게 떠들면서 들이키기 좋아보인다. 몰트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호불호가 있을만한 맛이다.

#추가
해외 리뷰 사이트를 보다가 흥미로운 얘기를 찾았는데 ‘잔에 따르고 5-10분 정도 기다리면 맛이 좀 더 선명해진다는 얘기다. 내가 느꼈던 ‘알콜향이 강하다’는 것을 조금은 줄여주는 효과일지 모르겠다.위스키명에 있는 Coffey 라는 단어는 연속식 증류 방식이자 이를 최초에 발명한 사람의 이름이기도 하다. 왜 굳이 위스키명에 이 단어를 넣었는지는 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