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6주차 – 안녕?

11월 마지막 주, 아기가 태어난지 6주차가 되었다.  아빠로서 밤을 새거나, 잠을 전혀 못자는 상황은 아니다. 생각보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수면 시간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씻기는걸 제외하곤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시간이_정말_빠르다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 아내와 난 iCloud로 Day001부터 앨범을 만들었다. 하루에 한 장이라도 찍어서 기록해보려했다. 하지만 20일을 넘기지 못했다. 그리고 특별하고 구분되던 하루하루가 일상이 되었다. 일주일은 참 금방 간다. 아기는 분명 빠르게 자라날 것이고, 요즘처럼 품에 안고 토닥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분명 육아는 힘든 일이지만 (사실 이번주에 처음으로 ‘진심’ 힘들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 마냥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

##눈을_보며_웃어봐요

이번 주부터는 확실히 사람을 인지한다. 칭얼거리다가도 사람이 다가가 눈을 맞추면, 안정을 찾는다. 밝은 빛을 좋아해서 조명이나 해가 들어오는 블라인드를 좋아한다. 물론 사람 얼굴도 좋아한다. 아직 부모 얼굴을 알아보진 않지만, ‘사람’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한다. 잘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눈을 마주치고 웃기도 한다.
img_2160

##간단_메모

조리원에서 돌아온 후 4주간 도와주셨던 이모님의 마지막 주다. 낮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게 좋을지 아내는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주말부터는 수면 교육을 시작하자고 했다.

분유를 좀 적게 먹는다. 지난주엔 80~100 정도는 한 숨에 먹었는데, 이번주엔 반응이 별로다. 40 ~ 100 사이에서 좀 랜덤하게 먹는다. 먹다가 거부하는 경우가 잦다.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다. 먹다가 뱉어내거나, 사래걸리는 경우가 많다. 누워있다가, 자다가도 사래걸려 기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먹으면서 방귀도 많이 뀌고 있다. 뭔가 많이 먹는만큼 소화도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
/
Advertisements

[아빠의 육아] 5주차 – 웃어봐

이제 태어난지도 한 달이 지났다. 조리원에서 2주, 집에서 2주가 지났고 엄마로서, 아빠로서 어느정도 역할이 몸에 익어간다. (난 아직 목욕은 못시킨다.) 언제 배가 고픈지 알고 있고, 울음 소리를 듣고도 당황하지 않는다. 아기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느낌이 든다.

## 5주차의 아기는 예민하다

확실히 5주차는 눈과 귀가 트인다. 그릇 부딪치는 소리, 기침 소리, 화장실 가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부른다고 고개를 돌리거나 반응하지는 않지만, 놀라기는 한다. 눈으로도 확실히 예전보다 빛과 물체에 민감하다. 소리처럼 물체가 앞에 있다고 고개가 돌아가지는 않지만, 뭔가를 집중해서 본다. 윤아는 ‘나무 블라인드’를 좋아한다.

##이제는 장비가 필요해

“육아와 가사는 장비빨”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 중 가장 먼저 사용한 녀석은 ‘슬링(Sling)’이다. 아기띠가 가방 메듯이 착용한다면, 슬링은 간단한 천 띠를 두르는 형태다. 아기를 슬링에 눕힌 다음에 고개를 집어넣어서 메주면 된다. 슬링으로 아기를 안게되면 아기가 팔에 안긴채 누워있는 자세와 가장 유사해진다. 윤아도 별다른 적응기간 없이 잘 잔다. 4주차부터는 자다가 일어나서 ‘안아달라고’할 때가 많아서 슬링은 필수적이다. 팔로 안을 때 30분 정도가 적당하다면 슬링은 한두시간 거뜬하다. 게다가 두 손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영화를 보거나, 웹 서핑을 하거나, 노닥거리기에도 좋다.

20171126_155505.jpg

 

두 번째 장비는 바운서다. 신생아 카시트의 간략한 버젼 정도다. 눕히고, 안전띠를 채우고 간단히 흔들어줄 수 있다. 주말 낮에는 한 두번씩 눕혀보았는데 아직은 반응이 영 미지근하다. 침대에서 잘 정도의 상태에서만 바운서에서도 잔다. 아직은 흔들어주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전동 모빌이 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말로만듣던 등센서 등장

4, 5주를 지나면서 가장 커진 습관 중 하나가 ‘안아달라고’ 보채는 것이다. 첫 3주간은 모유 30분, 분유+트림 30분, 2시간 수면 정도의 패턴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분유를 먹고 트림을 하는 시간동안 보통은 잠이 든다. 5주차에는 분유 양이 많이 줄었다. 모유가 더 돌기 시작해서 그런가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모유 30분, 1시간 놀기, 1시간 수면 정도의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서 확실히 ‘등센서’가 발달하고 있다. 아주 깊이 잠든게 아니라면 침대에 누우면서 눈을 뜬다. (물론 눈을 뜨더라도 30분 정도는 혼자 놀 때가 있다.) 안아주지 않으면 계속 소리내면서 칭얼거린다. 그래서 모유를 먹고 난 후에 바로 눕혔다가, 눈을 뜨고 칭얼거리기 시작하면 안아서 재우고 있다.

 

#5주차에 아빠는 뭐하지

4주차와 비교해서 역할이 크게 바뀌는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 슬슬 마지막 스킬인 ‘목욕시키기’를 탑재할 때가 되었다. (한 달 동안 오시는 산후도우미의 시간이 거의 끝나간다.) 그 외에는 ‘아내의 지겨운 건강건강! 식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도가 있겠다.

[아빠의 육아] 4주차 – 이제 슬슬 피곤해지지

 

#4주차_피곤피곤

3주차와 4주차의 차이는 뭘까? 그건 아마 부모(특히 아내)의 피로도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남편이 육아를 분담한다고 하더라도, 모유 수유는 아내의 몫이다. 3시간에 한 번씩 최대 30분 이상을 수유해야한다는 것이다. 24시간동안 말이다. 피곤한게 너무나 당연하다. 이 때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하다. 일단 뭐라도 잘 하려면 아기의 울음소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주의깊게 관찰한다면 울음소리가 조금씩 다르게 들리기 시작한다. 사실 기분탓일 수도 있다.

 

#배고프다

사실 #배고프다, #기저귀갈아줘 두 개다. 이거 두 개를 구분할 수 있다면 많은게 해결된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모든 아기는 다르다는걸 전제하고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배가 고플 때는 1) 먹을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는 3시간 간격이다. 거의 예외가 없지만, 정량보다 ‘덜’ 먹었을 때는 일찍 운다. 시간에 맞춰 울기 시작하면 대부분 #배고프다 고 주장하는 것이다. 2) 울음 소리에서는 응~~~애가 아니라 응~컥!, 응~컥!을 반복한다. 신나게 우는게 아니라 뭔가 숨을 헐떡이는 느낌으로 컥컥거린다. (지극히 개인적이다. 이 얘기를 했을 때 아내는 동의하지 않았다.) 3) 울었을 때 안아보면 다르다. 일단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입을 오물거린다. ‘오~’에 가까운 입술 모양이다. 손가락으로 입 주위를 톡톡 건들이면 고개가 따라온다. 격렬하게 젖꼭지를 찾는다. 자주 내 팔뚝에 입을 갖다댄다.

 

#기저귀갈아줘

이 경우에는 1) 응~~~애하면서 운다. 2) #안아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울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전조 증상이 별로 없다. 만약 딸꾹질을 시작했다면 거의 100%다. 사실 #안아줘와 #기저귀갈아줘는 아직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배고프다가 아니라면 기저귀 상태를 한 번 확인해보면 된다.

 

#안아줘

4주차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다. 1) #기저귀갈아줘와 거의 유사하게 운다. 2) 다른 점이 있다면 #기저귀갈아줘가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면, #안아줘는 뒤척뒤척하면서 끙끙거리고, 몸에 힘을 주고, 팔다리를 마구 휘졌는 전조 증상이 있다. 그러다가 눈을 크게 뜨고 운다. 앞의 두 가지 상황에서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주면 되는 문제이지만 #안아줘는 사실 고민이 좀 된다.

만약 자다가 일어나서 투정부리는거라면 바로 안아주고 재운다. 보통은 몇 분안에 다시 잠이 든다. 만약 잘 생각 없이 말똥말똥한 상태에서 #안아줘를 시전한다면 한동안 울게 내버려둔다. 아주 전형적인 응~~~애를 들어볼 수 있다. 아주 힘들어보일만큼 5~10분 정도 울도록 놔둔후에 안아서 재운다. 피곤했는지, 이 경우에는 잘 잔다. #안아줘를 원하다고 바로 안아주기 시작하면 잠도 자지않고 계속 놀아달라고 눈을 맞출 수 있다.

 

#속이답답하다

이건 아직 난 들어보지 못했다. 아내의 증언에 따르면 ‘에~! 에~! 에~!’ 요런 느낌이라고 했다. 분유를 먹고 트림을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다. 참고로 아내가 조리원에서 들었던 클래스에서 아기 울음소리 관련한 얘기를 들었는데, ‘우는 소리나 패턴’이 중요한게 아니라 울음의 ‘첫 소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려운 얘기다.

 

#4주차_아기는

확실히 3주차와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시각적’인 부분이다. 전에도 눈을 뜨고 ‘초점책’을 보는 듯 했지만, 4주차에는 확실히 사물을 본다. 안고 있었을 때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내가 고개를 돌리면 눈동자가 따라온다. 그리고 모빌도 보기 시작한다. 낮에는 모빌을 보면서 30분씩 혼자 논다고 했다.

그 외에도 변 색깔이 약간 짙어지고, 냄새가 살짝 강해졌다. (진짜 강하다기 보다는 이제는 기저귀를 들춰보지 않고 안고만 있어도 냄새가 살짝 올라온다.) 방귀도 꽤 자주 뀐다.

 

#성장통

a.k.a 영아산통 또는 배앓이라고 한다. 소화기관의 미숙함으로 분유/모유가 소화되지 않았거나 뱃속에 가스가 차있는 상황이다. 기저귀도 아니고, 배고픈 것도 아니라면 배앓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상을 쓰고 얼굴이 빨게질정도로 온 몸에 힘을 준다. ‘크려고 그러나보다’로 생각하게 쉽다. 나와 아내는 이 증상을 ‘성장통’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다만 4주차 중반부터 밤마다 끙끙거리며 힘들어한다.

 

/

[아빠의 육아] 3주차 – 집에서 만난 아기

#3주차_아기에겐_무슨일이

아직 하루하루는 매우 다르다. 자는 시간도, 먹는 시간도, 짓는 표정도, 우는 소리도 매일 다르다. 3주차는 사실 조리원에서 나와 집에서 맞는 첫 주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아기와 함께 하루를 보내야하는 첫 주인 셈이다. 생후 4주까지를 신생아라고 부르니, 아직은 모든게 조심스럽다.

#눈으로
눈을 뜨고 사람을 본다. 움직임에 따라서 눈동자가 따라가기도 한다. 물론 아직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시력을 갖춘 단계는 아니다. 다만 가까이 있는 물체를 흐릿하게 본다. 아직 모빌을 보지는 못한다.

#귀로
3주차가 끝날 시점부터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설겆이하면서 발생하는 그릇 소리, 화장실 문 닫는 소리 등에 반응한다. 반응한다는 얘기는 ‘깜짝’ 놀란다는 의미니, 조심해야할 시점이다. 그래서 집안이 너무 조용한 것보다는 적당한 소음이 낫다고 한다. 처음에는 ‘백색소음’들을 모아서 틀었는데, 그냥 적당한 음악이 끊이지 않으면 될 듯 싶다.

 

#3주차_아빠는_무슨일을

#먹이기
모유를 먹는다면, 모유를 먹고 분유로 보충한다. 사실 모유는 얼마나 먹는지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유후에 적정량을 먹이고 있다. 분유 2스푼에 80cc로 먹인다. (정확하진 않지만 몸무게에 20cc 정도 곱한다.) 물 온도는 40도. 만약 물 온도를 젤 수 없다면 ‘상당히 미지근한’ 온도가 좋다. 젖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 찬물을 섞다보면 생각보다 뜨겁게 만들어질 수 있다. ‘상당히 미지근한’ 온도란 손을 뎄을 때 뜨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온에 가까운 느낌이다.

– 젖병은 끝까지 물려야 한다. 꼭지만 무는게 아니라 입이 벌어질 정도로 끝까지 물린다.
– 젖병을 살살 돌려서 입에 밀어 넣는것도 필요하다.
– 혀로 밀거나, 입술을 다문다고 ‘먹기 싫다’는 의미는 아니다.
– 먹다가 ‘꼴딱꼴딱’하는 소리가 나면, 잠시 멈추고 트림을 시키고 다시 먹인다.
– 먹으면서 잠들면, 귀나 발을 만지면서 깨운다.

처음 실수했던 부분은 아기가 젖병을 살짝이라도 밀어내면 먹기싫어하는줄 알고 그만 줬다. 아직 신생아기 때문에 모든게 조심스럽지만, 약간은 과감하게 먹일 필요도 있다. 타이밍을 잘 잡으면 자는거 같다가도 잘 먹는다. 3주차의 시작은 80cc로 시작해서 100cc까지 늘렸다. 참고로 3.18kg로 태어난 아기는 4.1kg까지 늘었다. 아.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다. 처음에는 모유를 먹이고, 재운후에 배고프다고 깨면 분유를 먹이는 방식으로 수유를 했다. 하지만 이보다는 모유 수유 후에 바로 분유를 충분히 먹인 후에 재우는게 좋다.

#트림시키기
아내는 이걸 엄청나게 강조한다. 모유 수유 후에는 상관없지만, 분유를 먹고난 후에는 반드시 트림을 시켜야 한다. 젖병을 빨다보면 공기가 들어가는데, 이게 뱃속에 남아있으면 토하기도 하고, 배앓이를 하기도 한다. 트림은 아기를 똑바로 세워서 안는다. 머리가 아빠 어깨에 기대질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목에 손을 댔을 때 새끼 손가락이 오는 위치를 두드리고, 쓸어 올린다.

– 20분 정도 트림시킨다.
– ‘이게 트림인가’ 싶으면 트림이 아니다. 거의 어른 트림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릴수 없다.
– 트림을 안하는것 같으면 잠깐 눕혔다가 다시 안고 트림을 시도한다.
– 만약 트림을 시원하게 안했다 싶으면 반드시 ‘오른쪽’으로 눕혀서 재운다.

#기저귀갈기
이건 쉽다. 잘 갈아주면 되니 사실 어려울게 없다. 다만 기저귀를 갈면서 알게된 한두가지만 적어봐야겠다. 외국보다 한국에서는 유독 기저귀를 너무 자주 갈아준다고, 그래서 운다고 바로바로 갈아주면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일리있는 얘기지만, 일단 울면 갈아주는게 좋다. 아직은 그런걸 생각할 때는 아니다.

– 기저귀는 아기침대 위에 몇 개 놓아두면 편하다.
– 가끔 오줌이 샐수도 있으니 항상 꼭 맞게 입혀주는게 좋다.
– 기저귀를 갈기전에 다리와 엉덩이를 들어주고 기다리면 좋다. 아니면 기저귀 갈면서 또 싼다.
– 기저귀갈면서 배변 상태도 한 번 본다. 옅은 카레 리조토 같다.

#재우기
이건 사실 방법이 있나싶다. 그리고 어떻게 ‘잠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1) 배가 고플 때, 2) 기저귀가 불편할 때는 확실히 잠에서 깬다. 따라서 분유를 먹이기 전에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먹고나면 보통 잠이 드는데, 기저귀 갈아주다가 잠이 깰 수 있기 때문이다.

/

[아빠의 육아] 1, 2주차 – 조리원

#1. 조리원 천국은 사실

2박 3일간의 병원 생활이 끝나고 조리원으로 간다. 물론 조리원은 선택 사항이고, 2~300만원의 고비용 서비스다. 숙박업과 서비스업이 교묘하게 뒤섞여있는 장소다. 조리원이 왜 천국인지는 들어가는 첫 날 쉽게 알 수 있다. 산모가 필요로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사를 제공하고, 신생아를 돌봐주며, 가족들의 무단 방문을 ‘공식적으로’ 막아준다. 즉, 산모가 받게될 외부적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을 차단해준다. 여기서 핵심은 ‘어찌할바 모르는’ 산모를 위해 기꺼이 아이를 돌봐주고, 산모를 안심시켜주고, 언제든 달려와 도와줄 사람이 대기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친절하다.

조리원의 하루는 이렇다. (그냥 나의 사례다.)
– 아침 7시에 신생아실 청소/소독이 있다. 그래서 아기가 우리방으로 온다.
– 수유를 하고, 부족하면 분유를 먹이고, 기저기를 갈고 1~2시간 정도 아기를 본다.
– 8시를 전후해서 식다를 가져다준다.
– 난 식사 후에 아기와 좀 놀다가 출근한다.
– 아내는 2시간 간격으로 신생아실에 가서 수유를 한다.
– 점심을 먹고 오후 시간에는 요가, 마사지 등 조리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 오후 5시가 좀 넘어서 저녁이 나온다.
– 저녁 7시에도 청소/소독으로 인해 아기가 우리방으로 온다.
– 수유를 하며 아기를 보고 있으면 내가 퇴근한다. 5시에 가져온 저녁을 먹는다.
– 저녁을 먹고 기저귀를 갈고, 아기를 안고 노닥거리다보면 8~9시 정도 된다. 씻고 얘기한다.
– 11~12시 사이에 마지막 수유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사람마다 많이 다를 수 있지만, 조리원에서의 핵심은 ‘수유’와 ‘회복’인 것 같다. 아기에게 수유하고, 몸을 마주하고, 서로를 경험하면서 익숙해진다. 모유든 분유든 수유가 된다는 것은 부모가 갖는 막연한 불안감을 줄여준다. 그리고 임신 기간 내내 힘들었던 아내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하면 모든게 좋아진다.

 

#2. 몇 가지 메모들

사실 조리원은 ‘다 해주는 곳’을 표방하기에, 별다르게 알아야할 것은 없다. 그리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해준다. 그나마 2주간 생활하면서 ‘이런건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는걸 몇 가지만 정리해봤다.

밥에 대한 것들

– 남편 식사가 포함된 것인지 알아보자. 아침, 저녁, 주말을 합하면 거의 30끼를 먹게 된다.
– 왠만한 가격 할인, 선물, 방 업그레이드보다 ‘남편 밥’을 끼워주는게 더 좋다.
– 비슷한 조건이라면 ‘밥이 잘나오는 곳’이 무조건 좋다. 산모는 꼼짝없이 그걸 다 먹어야 한다.

공간에 대한 것들

– 남편이 앉아서 일을 하거나, 밤늦게 컵라면을 먹거나, 업무 관련 통화를 맘 편하게 할 곳은 없다.
– 방에 있는 화장실을 제외하고, 공용 화장실에는 남성용이 없다.
– 덥다. 그리고 창문은 못 열게 한다.
– 방문객 출입이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는 확인해보는게 좋다.

남편이 알게될 것들
– 몇 가지 기본기를 배우게 되는데, 이 때 해보면 좋다. (하다가 안되면 도와줄 사람이 있으니)
– 필수 기본기는 1) 한손 / 양손으로 안기, 2) 분유 타서 먹이기, 3) 기저귀 갈고 옷 입히기
– 그 외에 4) 카시트 장착하기, 5) 목욕 시키기 정도가 있다.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들
– 베이비위스퍼 : 이 동네에서 ‘수학의 정석’ 같은 위치, 번역서 특유의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다.
– 똑게육아 : 육아 정보 덕질인(?)의 요점정리 (전자책 ‘읽어주기’로 들으면 금방 듣는다.)

 

#3. 알게된 몇 가지 조각난 지식들

병원에서 2박3일, 그리고 조리원에서 2주를 지내면서 몇 가지 알게된 조각난 지식들을 모아본다. 조각난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내가 이 정보를 책에서 찾거나, 별도의 리서치를 하거나, 여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조리원에 있는 분들, 아내에게 들은 내용들이다.

– 포대기에 싸여 있는게 심적으로 좋다.
– 눈은 뜨지만 15cm 이내의 물체만 살짝 인지한다. 아직 초점은 없다.
– 아기의 채온은 성인보다 다소 높다. 36.5-37.5℃ 정도라고 한다.
– 그래서 성인보다 다소 서늘한 곳에 있는게 좋다. 산모는 따뜻하게, 아이는 조금 서늘하게
– 소변은 거의 1시간마다, 대변은 하루에 2~3번 정도 본다.
– 기저귀 성능이 좋아서 손가락으로 ‘소변을 본 것인지’ 확인해보면 잘 모른다. 뽀송뽀송하다.
– 대변은 옅은 카레색 리조또 같다.
– 먹고나서 1~20분 정도는 두드려서 트림을 시킨다. 아니면 토한다.
– 먹고나서는 오른쪽으로 눕힌다. 이게 ‘위’의 위치 때문이라고 들었다.
– 목욕하고 나서는 왼쪽으로 눕힌다. 이게 ‘심장’의 위치 때문이라고 들었다.
– 분유는 모유 수유 후에 40~80cc를 먹인다. 소독에 유의한다.
– 24시간 중 23시간을 잔다.

 

 

/

[아빠의 육아] 1주차 – 진통, 출산, 입원

IMG_1666-ANIMATION.gif

 

 

지난주 토요일 늦은 오전, 운빨이가 태어났다. 이제 정확히 일주일이 되었다. 아빠로서 육아를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부분들을 빠르게 배우고 실행해야할지 배워보기로 다짐했다. 그냥 책보고, 인터넷을 찾아보는 일은 분명 게을러질게 분명하니, 하나씩 정리하면서 기록하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출산의 시작, 진통

마치 여행 준비 같다. 비행기표를 예매할 때만해도 엄청나게 준비해서 갈듯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비행기에서 읽을 책 한두권 준비하는 것, 간신히 구겨넣은 여행 가방이 전부다. 그러면서 스스로 위안한다. ‘이런게 진짜 여행이야’라고. 나에겐 출산도 그랬다. 정말 많은 것들을 준비할거라 생각했지만, 출산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고, ‘마음의 준비’를 제외하곤 별로 준비된게 없었다. 그렇게 운빨이가 태어났다.

출산의 첫 단계는 진통이다.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가 ‘진통’이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배가 뭉친다’, ‘묵직하다’, ‘아기가 밑으로 내려간 느낌이다’는 얘기들을 들어보고 잘 판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39주에 들어서면 언제든 출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갈 때는 당연히 주의해야하고, 산책을 나가더라도 5~10내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어딘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산책이 아니라 집 주위를 이리저리 도는게 좋다. 진통이 시작되면 몇 분 단위로 진통이 오는지 체크하고, 산부인과에 전화한다. 아마 산부인과에서는 상황을 물어보고, 어떤 상태가 되면 병원으로 오라고 얘기할 것이니 여기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하면 안되는 것들

– 취소할 수 없는 미팅은 잡지 않는게 좋다.
– 절대 퇴근 후 술마시면 안된다. 언제든 운전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 잘 수 있을 때 충분히 자면서 컨디션을 유지한다.
– 주말이라고 무리해서 밤늦게까지 노닥거리지 않는다.

미리 준비할 것들

–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전화번호
– 산부인과 주차정보
– 출산 가방 위치, 출산가방에 마지막으로 넣을 물건들 (칫솔이나 안경, 충전기, 남편 옷가지 등)

그 외의 알아두면 좋은 것들

– 임신 기간동안 가급적 산부인과는 함께 가는게 좋다. 길, 주변 상점, 주차장, 병원 내부에 익숙해지면 좋다.
– 진통올 때 해줄 수 있는 허리 마사지 방법은 알아둬야 한다.
– 출산후에는 집에 다녀올 시간은 충분하다. 가방에 다 넣을 필요는 없다.
– 오히려 충전기나 칫솔, 수건, 비누, 티슈, 텀블러 같이 당장 사용할 물건들을 꼼꼼하게 챙기는게 좋다.

 

 

#2. 병원에서의 출산 준비, 진통

진통이 5분 간격으로 올 때 병원에 도착했다. 그 때가 대략 새벽 6시였다. 그 곳에서 3시간 넘게 대기하다가, 9시가 넘어서 분만실로 이동했다. 옆에서 지켜보기 안쓰러울만큼 고통스러워했는데, 조용히 옆에서 진통주기에 맞춰 마사지해주는게 좋다. 말을 많이 하는건 삼가자. 어느정도 진통이 심해지고, 출산을 위해 자궁문이 열리기 시작할 때 분만실로 이동한다. 이 때는 입고 온 옷들이나 물건들을 남편이 챙겨서 이동해야하니, 가능하면 커다란 백팩하나 메고가는게 좋다. 장담컨데 분만실로 이동하거나, 분만실에서 입원실로 이동할 때 한두개는 흘린다.

분만실에서는 간호사가 하는 얘기대로 조용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면 된다. 통증이 심해지고, 자궁문이 3~5센치 이상 열리면 허리에 무통주사를 맞는다. 옆에서 조용히 손잡고 기다리자. 이 때 산모는 고통이 줄어들고, 선잠을 잘지도 모른다. 10분 간격으로 간호사가 들어와 상태를 확인하고, 때가 되면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늘 봤던 ‘힘주기’에 들어간다. 우리의 경우에는 ‘힘주기’를 시작하고 1시간 정도 걸렸고, 마지막 순간에 의사가 등장하고는 출산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 금요일 저녁, 늦은 저녁 식사 후에 산책을 하다가 진통 시작. 이 때까지는 산책으로 인한 뭉침 정도로 의심
– 아내는 집에 와서 잠들었다가 1시부터 본격적으로 진통
– 나는 아내가 잠든거 보고 안심하고 옆에서 넷플릭스보다가 1시에 아내가 일어나는걸 보고 그제서야 자기 시작
– 2시쯤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일어남
– 뒤척이지 않고 잽싸게 일어나 샤워하고, 촐동 준비 완료
– 좀 오버한다고 아침까지 챙겨먹다가 혼남
– 옆에서 졸면서 마사지하고, 진통 주기 체크하는거 도와주면서 산부인과에 연락
– 토요일 새벽 6시 즈음 산부인과 도착
– 오전 9시까지 대기실에서 진통
– 분만실 이동 후 10시까지 진통 후 무통주사
– 무통주사 후에 잠시 쉬다가 11시부터 ‘힘주기’ 시작
– 11시 38분 출산

출산 후에는 그 순간을 간직하면 충분하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탯줄을 자르고, 아기를 씻기고, 첫 울음을 듣는다. 장담컨대 인생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부모를 믿고 세상에 태어난 생명이 두 팔과 두 다리를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엄청나다. 제왕절개를 하지 않았다면, 비교적 간단한 처치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입원실로 이동한다. 이 때부터는 잘 쉬면 된다. 그 동안 아기는 신생아실에 있다.

 

몇 가지 생각들

– 병원에 간다는 사실을 양가 부모님께 알리는건 중요하다.
– 그렇다고, 출산전에 미리 오실 필요는 없다. 출산 후에 오셔도 충분하다.
– 출산을 축하한다고, 그래서 찾아오고 싶다는 친척들이 있다면 정중히 거절하자. 산모는 힘들다.
– 산모는 퇴원때까지 움직임이 불편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한다. 즉, 남편도 밖에 나가지 않는게 좋다는 얘기다.
– 그렇기 때문에 입원실은 남편 입장에서 2박3일을 지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소파는 중요하다.
– 신생아실과 같은 층에 입원하면 여러모로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