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볼만한 SF영화 – 컨텍트(Arr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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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계인’이 등장하나, 서로 총질하지 않는 평화로운 영화다. 모든 무기를 막아낼 수 있는 쉽드도 존재하지 않고, 대통령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촌극도 없다. 외계인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기까지의 시간을 다룬다. 과연 그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발성 기관이 있는지, 시간에 대한 개념은 어떠한지, 문자의 구조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외계인이라면 과연 어떨까? 이 영화는 그 질문들에 대한 간단한 답이다. 그들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그들과 대화할 수 없다면, 영화의 대사처럼 ‘우린 어디에서부터 접근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들이 미국 정부가 숨겨놓고 기술을 뽑아낸다는 그 외계인이 아니라 처음보는 녀석들이라면 말이다.

 

#2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한계는 외계인과 우주선을 배경으로 하는 ‘과학 영화’ 이자 ‘가족 영화’라는 점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그다지 주체적이지 않다. 뭔가 계획을 가지고 그 먼 거리를 달려왔다면, 지구인들의 행동을 기다리지말고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했어야하지 않을까싶다. 그냥 지구인들이 하는 행동에 적절히 반응해준다.

 

#그리고…

지국까지 날라올만한 지적 생명체라면 비행선 내부에서 폭발이 있더라도 방어해내야 한다. 그 수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폭탄 안고 비행선안에만 들어가면 만사 오케이’를 살짝 오마주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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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영화가 필요하다면 –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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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정말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봤다. 영화의 내용은 덴젤 워싱턴이 주연을 맡았던 플라이트와 유사하다. (이번에 알았지만, 플라이트 역시 동일한 소재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비행기 사고에 대처하는 기장의 영웅담이 담긴 영화이고, 결론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영화적 장치들은 특별하지 않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와 편집, 감독의 연출이 중요해진다.

 

#1

‘과연 나는 옳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주인공의 심리 상태가 이 영화를 끌어간다. 스스로 옳았다고 믿는 사람에게 시스템은 철저하게 되묻는다. 당신의 판단이 과연 옳았느냐고. 이 질문에 주인공은 고민한다. 관객 역시 그의 생각과 기억, 심리 상태를 조용히 따라간다. 이는 사회를 지탱하는 시스템이고, 주인공은 ‘매일 조깅하는’ 바른 시민으로서 그 시스템을 존중한다.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그는 부기장에게 추락시 해야할 프로토콜을 명령한다. 골수 공화당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보여주는 ‘보수’의 모습이다.

 

#2

이 영화는 결국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쩔 수 없다. 그 해 가라앉는 배를 보면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했는지 그대로 투영한다. 아주 더운 여름날 찾았던 안산의 분향소에서 받았던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무거움을 그대로 느꼈다. 감독은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았겠지만, 보는 이에게 ‘허드슨강의 기적’은 ‘맹골수로의 악몽’을 보여준다.

 

#3

영화의 큰 줄거리와는 무관하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포인트가 등장한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기장의 실제 삶을 투영해주는 몇 가지 설정들이다. 부업을 가지고 있다거나, 투자했던 부동산에 문제가 생기는점 등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를 보면 잘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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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M – 역시 영화는 개인 취향

언젠가의 미래, 인간은 우주로 나간다. 그 과정을 보여주던, 결과를 보여주던 결국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대동소이하다. 다만 헐리웃 스타일의 블럭버스터가 아니라면 보는 내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 만큼 ‘재밌는’ 우주 영화는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프로젝트M 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들은 불어를 사용하는 캐나다인들이다. 먼 우주로 나가기 위해 ‘시험삼아’ 1,000일 동안 우주에 머무르는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와중에 전세계는 전쟁을 시작하고, 우주에 남겨진 이들은 지구로 돌아가려 노력한다. 좁고, 한정된 장소에서 살아가는 4명의 남녀와 1명의 손님이 겪는 갈등은 무척 흥미롭다. 다만 이 영화는 재난 영화로 보기 어렵다. 재난은 있으나 긴장감이 떨어지고, 상황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냥 집에 돌아갈 수 없는 몇명의 젊은이가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을 지켜보는 정도로 충분하다.

  • 시간 많고, 기분 좋은 밤에 볼만함
  • 우주, 재난 영화를 좋아하나 우주선이 안나와도 상관없다면 볼만함
  • 왠만한 헐리웃 영화는 다 봐서, 뭘 봐야할지 고민된다면 볼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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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1
고지전이 나온 2011년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고지전을 봤다.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고지전은 ‘JSA’와 ‘이오지마에서 온 편자’ 등 무수히 많은 전쟁 / 분단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보편적이고도 성공적이었던 전쟁 영화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균형감을 잘 유지한 영화다. 무척 재밌었고, 무척 오랜시간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2
일단 영화는 진지함을 너무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다. 하나의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쟁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살아남기’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지나치게 정의롭고, 간드러진 멘트들을 자제하고, 오랜 전투로 단련된 병사들의 실없는 농담들이 적절하다.


#3
영웅들의 전쟁이 아니었기에 영화를 가득 메우는 것은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조연들이었다.  류승수, 고창석, 이제훈, 류승룡 등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는 전쟁 영화에 흔하게 등장할법한 인물이면서도, 지나치게 한두 인물에 치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조화를 이룬다.

#4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두 배우. 김옥빈은 북한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 남한 출신 병사라는 설정 때문이었을까? 다소 어색함을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그토록 확신하던 ‘전쟁의 의미’를 ‘아 씨발,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라고 얘기하는 류승룡은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준다. 오랜 전쟁으로 인간성을 잃어가는 고수와 달리, 그는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알아간다.

#5
영화의 큰 줄거리를 끌어가는 고수. 겁많던 신병에서 살아남기 위해 냉혹해진 중위로 거듭난다.  영화를 보면서 다소 아쉬운 캐릭터였다. 냉혹하지만 부대원들을 챙기고, 때로는 부드럽다는 설정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이 정도의 상황에 처한 병사라면, 적군을 스코프에 담아놓고 망설이지 않았어야 했다.

그리고도 몇몇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2차 대전 영화를 보면서 신선했던 화면들인데, 한 위치에서 여러번의 전투를 오버랩하여 보여주는 장면이다. 화면이 고정된 채, 한 번의 전투가 있고, 그 전투에서 쓰러진 병사는 시체로 쌓여있다. 그리고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전투를 보여준다. 그 곳에는 여전히 어제 전투로 희생된 사람들의 시체가 놓여져 있다.

#6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봤다. 여전히 몇몇 장면들은 눈에 거슬리지만, 충분히 재밌었다. 다만 이제는 서로가 총을 쏘는 영화가 아니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같은 영화가 한국 전쟁에서도 그려진다면 좋겠다. 한국 전쟁이라는 시간, 공간적 배경하에서 일반인들이, 특히 여성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한 영화. 고지전을 예로 들자면 옥수수를 들고가던 김옥빈을 신하균이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영화에서처럼 초콜렛을 쥐어주고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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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포 (citizen4)

오랜만에 본 걸작 다큐멘터리.

 

#1

내부 고발자의 고발 노력을 신속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으로 세상에 전달할 수 있는 언론 시스템 또는 언론인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선했다. 과연 한국의 언론 시스템은 유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해졌다.

 

#2

세상을 뒤집을만한 정보를 다루는 한 분야의 전문가의 나이가 29살이다. 더 오랜 일 경험을 갖는 나는 어떤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있을지.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개발을 배우고 싶다고 느꼈다.

 

#3

위키리크스의 어센지가 잠깐 나온다. 사진으로 보던 모습보다는 후덕한 인상이다.

 

#4

다큐멘터리 내내 이어지는 Snowden의 차분하고, 고집스러운 태도가 기억난다. 감정에 동요되지도, 격정적이지도 않는다.

 

#5

나중에 안 사실인데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이런 작품에 아카데미라니. 실제 일을 행했던 사람도, 이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사람도, 이 작품에 상을 준 아카데미도 매우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