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국에 간다면, 이정도는 알고가자

중국을 방문한 횟수만도 열번 정도된다. 2001년 첫 여행을 시작으로, 1선 도시뿐 아니라, 간수, 신장, 시짱, 칭하이 같은 지역까지 여행했다. 상하이는 01년은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찾았다. 특히 1달 이상 프로젝트 때문에 상해에 머물렀던 경험도 있다. 즉, 중국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돈없는’ 여행과 ‘돈있는’ 출장 사이에 ‘장기 출장’이라는 애매한 녀석이 있다. 매번 택시를 타기에도, 호텔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도, 데이터 로밍을 하기에도 뭔가 적절하지 않은 기간과 상황이다. 작년부터 중국을 오고갈일이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포스팅은 ‘중국에 먼저가본 팀원’이 ‘다음에 가는 팀원’을 위해 쓴 내부 문서다. 그러니,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만을 담았다.

1. 날씨 및 기본 정보

10월말 처음 상해에 도착했을 때는 여름이었다. 반팔을 입고도 땀을 흘렸지만 11월초 추워졌다. 셔츠에 가죽 자켓을 입고다니지만 왠지모르게 서늘하다. 여름의 상해는 덥고 습하지만, 겨울을 앞둔 상해는 ‘음습’하다. 기온이 낮은건 아니지만, 일교차가 심하고 차갑게 습하다. 옷을 껴입어도 개운하게 따뜻한 느낌이 없다. 감기에 걸리기 쉽고, 잘 낫지 않는다.  지금은 11월이다. 그리고 잠시 심천에 왔다. 중국은 넓고, 장기 출장을 왔다면 중국내에서의 출장도 가능하다. 현재 북경에선 눈이 내리고, 상해는 서늘해지고 있으며, 심천은 여전히 여름이다. 사실 적당히 입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살짝 신경쓰는게 여러모로 좋다.
  • 상해와 서울은 시차가 1시간 있다. 별것 아니지만, 무심코 캘린더에 한국/중국 일정을 기록하면 1시간씩 실수할 일이 생긴다.
  • 공기가 매우 안좋으니, 마스크 소지를 권장한다.
  •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는 경우가 많고, 식당에서 ‘차가운 물’이 없는 경우가 많다.
  • 상해의 가격은 서울보다 비싼 편이다. (환율이 안좋은것도 영향을 준다.)
  • 사람이 많은 지역은 소매치기가 많으므로 주의한다. (관광지에서 아이폰은 도난 비율이 높다.)
  • 대부분의 곳에서 아직 흡연이 가능하다. 건물 내 계단, 엘리베이터, 식당 등 금지하는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가능하다.
  • 길거리 음식은 주의하자. 저렴하고 맛있게 먹었지만 식중독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스타벅스 직원은 영어가 가능하다. 급할 시 스타벅스로 가도 좋다.
  • 구입 불가능한 물건이 거의 없다. 단, ‘페브리즈’는 한인타운 이외에는 구매할 수 없다.
  • 각종 유제품은 섭취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유제품 파동이 있었다.
  • 숙박, 피시방, 기차 등을 이용할 때는 ‘여권’이 필요하다.
예전에 출장다닐때는 호텔, 택시, 사무실, 레스토랑이 전부였다. 즉,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환율이 어떻게 적용되던 내가 한국 원화로 결제한 금액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사업을 위해 중국에 온 상황에서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하기에는 낭비가 심할거라 생각했다. (해외 신용카드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 규정이 그리 좋지 않다는건 다들 알거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금을 최대한 넉넉하게 가져온 후, ICBC같은 전국구 은행 계좌를 열고 입금한 후에 wechat pay나 alipay와 연동하는 것이다. 여기에 교통카드까지 조합하면, 현금 없는 중국 생활이 가능하다. 장담컨데 한국보다 편리하다.
  • visa, master, unionpay 등의 표시가 된 ATM을 이용하여 현금이 가능하다.
  • 그리고 생각보다 visa, master 카드를 취급하지 않는 곳이 많다. unionpay 카드를 하나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2. 인터넷, 그리고 VPN

중국의 인터넷은 빠르다. 하지만 호텔의 WiFi가, 카페의 인터넷이 빠르다는 보장은 없다. 내가 믁는 호텔에서 토렌트를 돌리면 50kb/s 정도 나온다. 이 정도면 홈페이지 열고, 이메일 주고받고, 첨부파일을 다운받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접속되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느린 사이트도 많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모든 웹사이트는 중국 당국에 신고를 해야한다. 서버가 중국에 있을 것, 담당자가 중국인일 것, 회사가 중국 회사일 것! 결론적으로 내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중국에서는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다.
  •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안된다. (Gmail, Google Play, Google Apps, Drive, Youtube 등)
  • 드랍박스, 원드라이브 등 주요 협업 도구들이 안된다. 슬랙이나 일부 서비스는 접속할 수 있지만, 매우 불안정하다.

결론적으로 현재 한국/미국에서 사용하는 업무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VPN이 필수적이다. 이마저도 자주 막히고, 끊기고, 속도가 느려지기 쉬우니 한국에서 미리 여러개의 서비스에 계정을 만들고 테스트해보는게 좋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VPN까지 말썽이라면 한두시간은 쉽게 날라간다.

 

3. 교통

일반적인 대중 교통은 아주 훌륭하다. 서울의 지하철 + 버스 시스템을 생각하면 된다. 다면 지하철은 11시 정도에 끊기고, 비오는 날에는 (한국과 비슷하게) 택시가 안잡힌다. 특히 최근들어 대부분 앱으로 택시를 부르기 때문에 길에서 택시 잡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중국 택시 앱은 운전기사와 통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차라리 우버가 좋을 수도 있다.) 그리고 교통 체증도 심하다.

  • 출퇴근 러쉬아워가 존재한다. (지역에 따라 다름)
  • 목적지 관련 의사소통은 ‘카오찐 루’를 기본으로 한다. (ex. Nathan Rd 카오찐 Jackson Rd) 쉽게 말해서, 주요 건물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교차하는 2개의 도로명을 얘기하면 정확하게 이해한다.
  • 도로 신호가 동시신호이다. 좌회전 신호가 없고, 차량도로 옆에 바로 자전거 도로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 특히 중국의 이륜차는 대부분(거의 전부)이 전기 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는다. 늘 주변을 경계해야 한다.
  • 그냥 길을 건널 때는 녹색불이여도 조심해서 건너야한다.

택시는 미터기를 이용하고, 원하는 경우 모든 상황에서 영수증을 발급한다. 친절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택시타고 사기당한적은 없다. 예를 들어 출퇴근을 위해 숙소에서 사무실까지 10번정도 (같은 시간에) 택시를 타면 가는 길은 달라도 요금은 10%이상 차이나지 않았다. 그래도 어느나라나 택시는 조심하자.  그리고 싼륜처(3륜오토바이 – 보통 2명 탑승 가능)는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면 편리하다. 출발 전 기사와 ‘위치’, ‘소요시간’, ‘가격’ 등을 확인하고 탑승한다.

  • 택시는 현금, 교통카드가 모두 가능하다.
  • 안전상 이유로 운전석 뒷편 문은 열리지 않는다.
  • 미터기를 찍고 가야하며 찍지 않을 경우 바가지를 쓸 수 있으니 주의한다.
  • 11시 이후에는 할증요금이 부과된다.
  • 교통카드 이용 시 카드 바꿔치기에 주의: 10만원 충전된 카드를 결제 후에 빈카드로 바꿔줄 수 있다. 카드에 이름쓰자.
  • 택시를 타고 가다 가끔 바이두 지도를 확인하여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 필요하다.
  • 빨간색 택시는 가급적 타지 말자. 그리고 공항에서 택시 탈 때도 가급적 새거를 타자. 공항에서 택시타고 바가지쓰는 사례는 너무 많다.

지하철은 서울만큼 좋다. 다만 주의할 점은 환승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이동해야 한다. 보통 환승할때는 한 블럭 정도의 거리를 걸어야한다.

  •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기 위해 교통카드를 하나 만드는게 좋다.
  • 기본 요금은 4원 정도이니 택시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
  • 지하철 탑승게이트를 지날 때 간단히 짐 검사를 한다. 가방을 가지고 나갈지 고민된다면 놓고가는게 좋다.
  • 짐 검사를 무시하고 가는 사람이 꽤 있는데 안내 요원이 공익근무 요원이 아니고 ‘공안’일 경우 문제가될수 있다고 한다.
  • 교통카드의 총디엔(충전)은 대부분의 역에서 가능하며 10원 단위로 가능하다. (영수증 발급가능)

 

4. 숙소, 출장의 시작과 끝

상하이나 베이징, 선전 정도의 대도시라면 일상 생활이 서울과 다를바 없다.

  • 수돗물 취수 불가, 생수 구입 or 주변 슈퍼에서 ‘쏭(배달)’을 시켜 구비하는 것 필요하다.
  • 실외 온도에 비해 실내 온도가 낮고, 에어컨(히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매우 건조하다.
  • 히터 사용시 건조하므로 빨래 등으로 습기 조절이 필수다.
  • 샤워실에는 천정에 가열등이 있어 활용하면 편리하다. 매우 훌륭한 시스템이다.
  • 렌트한 집에 문제 발생시 ‘퐝동(집주인)’에게 연락/문의, 입주 시 청소 요청도 가능하다.

숙소는 장기 출장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 중 첫 번째는 호텔이다.

  •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호텔이 있다. 중국의 도시에는 호텔이 정말 많다.
  • 대도시라면 서울보다 호텔이 비싸다. 단기 출장 시에는 활용할만 하고, 어디에 숙소를 구할지 모르는 경우에 2~3일 단위로 끊어서 잡으면 좋다. 예를 들어 심천에 10일 정도 출장갈 때는 거의 매일 숙소를 바꿨다. (위치, 시설, 가격 이슈 등)
  • 시설은 천차만별이나 Motel은 한국보다 매우 허름하니 피하는게 좋다.
  • 결론 : 처음 가는 도시에 단기 출장이라면 추천

그 다음으로 고려할 수 있는 숙소는 에어비앤비 또는 이와 유사한 중국 서비스를 통해 집을 통채로 렌트하는 방식이다.

  • 경험적으로 에어비앤비는 만족도가 랜덤하다.
  • 가장 큰 단점은 내가 원하는 장소에 빈 방이 충분하지 않아서 결국 좋은 입지는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 1~2명 정도가 1 주일 이상 체류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는게 좋다. (원룸이나, 방하나+거실 정도가 가장 물량이 많다.)
  • 조리도구, 냉난방, 수건이나 세면도구, 세탁기 등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결론 : 매일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출장이라면 거리상의 이유때문에 비추 (상하이에서 출근 시간이 한 시간가까이 걸린다면 뭔가 잘못된거다.) 다만 도시를 좀 즐기고 싶고, 정기적인 출퇴근보다는 미팅이 많고, 다양한 Meet-up에 참여할 생각이라면 매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마지막 옵션은 한인 민박이다. 보통 하루에 200RMB, 한달에 5,000RMB 이런 식이다.

  • 사무실이 한인타운 근처라면 매우 근접한 곳에 민박이 있다. (우중루, 홍췐루 근처)
  • 아침 식사, 주말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이거 생각보다 크다.
  • 빨래를 해주고, 셔츠를 다림질해주기도 한다.
  • 아무래도 하숙이다보니 개인 프라이버시는 잠시 잊어주는게 좋다.
  • 시설은 에어비앤비나 호텔 대비 떨어진다. (근데 전기장판 같은 필수품들은 잘 갖춰져 있다.)
  • 주택가라 조용하다.
  • 간이 영수증을 써주기 때문에 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 결론 : 식사, 집안일 (빨래, 청소, 쓰레기), 숙소 예약, 언어적인 이슈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즉, 아무 생각안하고 일만하기에는 아주 훌륭한 옵션이다. 다만 ‘답답하다’, ‘프라이버시가 없다’ 등의 피드백이 있다.

 

5. 음식점

  • 그냥 먹던대로 먹으면 된다.
  • 간단히 식사를 하는 경우, 15~20위안 정도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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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이라면, 심천(shenzhen)에 가봐야지.

이제 겨우 심천(Shenzhen) 일주일째다. 당연히 난 내가 보고, 경험한 내용만을 바탕으로 나름의 결론을 내려고 했다. 중국에서 사업하시는 분들이 늘 얘기하는 ‘중국에서 오래 살고, 사업을 할수록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말하기 조심스럽다’라는 말을 존중한다. 그래도 정리하지 않은 경험은 쉽게 사라지기에, 기록 차원에서 정리해본다.

 

1. 심천에 온 목적

대략 심천에 왔다면 (어학연수를 포함한 공부 목적이 아니라면) 둘중에 하나다. 1) 심천에서 생산되고, 거래되는 저가의 제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팔기 위한 거래처를 찾고 있거나, 2)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OEM 공장 섭외, 유사 제품 구매, 샘플 제작 등의 목적일 것이다. 물론 두가지가 섞일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목적도 있겠다. 하지만 목적이 무엇이든 심천에 왔다면 가장 먼저 화창베이로 갈것이다.

 

2. 화창베이

화창베이는 용산, 가산, 테크노마트 등 각지에 흩어진 전자제품 매장들이 한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굉장히 넓은 지역에 밀집되어있고, 건물별로, 층별로 주력하는 테마가 있다. 한 상가의 2층에는 애플 관련 제품만 판매하는 곳이 있었는데, 단일 면적당 아이폰 판매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생각된다. (진품으로 추정되는) 아이폰을 수십개씩 거래하고, 번들 이어폰과 같은 애플 악세서리들을 수십/수백개 단위로 포장한다. ‘못구하는 제품이 없다’는 점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제품’을 엄청한 수량으로 거래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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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블럭 전체가 전자상가다.

 

– 우리가 경험한 용산 전자 상가 + 테크노마트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 ‘생각보다’ 호객 행위는 심하지 않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분위기다. (물론 건물, 층마다 분위기는 다르다.) 사고 싶은 물건을 찾고, 흥정하고, 구매하면 된다. 당신이 찾는 바로 그 물건을 팔고 있다면 그는 돈을 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즉, 오늘 한두개를 더 파는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다. 생각보다 느긋하고, 당신이 유일한 고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보통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짭퉁 시장에서는 ‘안사요’하며 뒤돌아서면, 뒷통수에 대고 ‘그래 깍아줄께’와는 조금 다른 구매 경험이다.

 

– 생각보다 소위 ‘짭퉁’ 모델은 많지 않다.
: 혹시 애플 제품을 기대했다면 그건 잠시 접어두는게 좋다. 여기서 공식적으로 거래되는 애플 제품은 정품이다. 또는 정품이라 주장하는 제품이다. (당연히 OS가 탑재되는 제품들 말이다.) 그렇다면 복제품들은 어디에 있는가? 물론 복제된 제품들은 넘쳐난다. 다만  디자인은 유사하지만, 진짜와 혼동시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다. 그냥 정품과는 다른 제품이다. 예를 들어 화창베이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중에 하나인 ‘스마트워치’는 애플 워치, 또는 겔럭시 기어를 닯았다. 하지만 이는 $20 정도에 거래되는 저가형 블루투스 전자시계이다. 애플의 OS도 안드로이드웨어도 탑재되지도 않았다. 그냥 $20에 어떤 기능들을 수행하는 저렴한 전자시계다. 기본적으로 난 ‘기존의 제품을 복제함으로써 진짜 제품과 혼동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짭퉁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짭퉁 시장 정도로 생각하면 그건 오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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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매장이 있는 어느 건물. 애플/삼성 제품이 주력이다.

 

– 화창베이는 실제 공장이나 제조업체를 찾는것보다 ‘가격적으로’ 저렴할 수 있다.
: 공장은 고객으로부터 최소 수량 이상을 주문받고, 이를 납품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고객 만족도를 고려한다. 하지만 화창베이는 (당신이 정기적으로 물량을 주문해줄 바이어가 아니라면) 원래 제품보다 형편없는 퀄리티의 제품을 꺼내줄 수 있다. 하자보수에 대한 책임은 거의 없다. 따라서 매우 싼 제품들이 많다. 사람들은 화창베이에서 제품을 사고,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 (공장에서 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검증된 사실은 아니다. 실제로 화창베이의 물건은 공장에서 파는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있다.)

 

3. 심천의 소형 제조업체들

보통의 업체들은 매우 빠르다. 양산 가능한 샘플 제품 개발/생산에 2주, 주문 확정 후 배송까지 2주를 잡는다. 보통 라인 1개 정도를 보유한 매우 영세한 업체인 경우에도 하루 1,000개 정도는 소화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최소 주문 수량 (MOQ)도 1,000개 수준이다. 이들이 제품을 만드는 방식은 매우 분업화되어있다.

 

당연히 천차만별이다. 오른쪽은 공장겸 사무실이 있는 바오안 지역.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사례
– 센서 및 메인 칩셋은 대만에서 구매한다. 이 경우, 펌웨어와 연동되는 APP까지 제공한다. (MediaTech라는 ‘거의’ 독점 업체의 칩을 사용한다.)
– 케이스 및 스트랩 등은 이미 만들어진 것들을 구매한다. (심천에 웨어러블 관련 케이스 부품 생산, 디자인 업체가 3개 정도 있다고 한다.)
– 자산의 공장에서 주문 수량만큼 조립한다. 내부 엔지니어는 실제로 QC만을 담당한다.

 

눈치 챘겠지만, 이들은 ‘조립’업체에 가깝다. 필요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부품들은 정해져있으니, 그들은 사다가 조립하고, 판다. 따라서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빠르게 변한다. 예를 들어 최근 떠오르는 전동 스쿠터(세그웨이 같은 물건들)의 경우 2~3개월 비즈니스라고 했다. 2~3개월 바짝 팔고나서 품목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체 브랜드가 아닌 주문에 따른 생산 방식을 취한다. 주문이 줄면, 품목을 변경한다. 메니저 두세명, 온라인 마케터 두세명, 포장하고 배송하는 직원들 몇 명, 라인에서 조립하는 기능공들 십수명. 이 작은 회사도 20~30명의 직원을 가지고 있다. 라인에서 조립하는 기능공들의 월급이 3,000~4,000RMB (우리돈 60~80만원), 한달 판매하는 수량 20~30만대, 사장은 BMW를 타고 ‘중화’ 담배를 피운다. 게다가 젋다.

 

4. 심천의 중형 제조업체들

앞서 소개한 소기업들이 성장하거나, 부모/친구/투자자에게 자금을 확보한 경우, 중형 업체로 성장한다. 대충 내린 ‘중형’의 기준은 직원 수 100명 이상, 자사의 브랜드 보유, 내부 개발 인력 확보 등이다. 이 경우, (실제로 그렇든 그렇지 않든) 기술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리고 정부 기관, 대기업과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 보통 한번의 주문으로 판매되는 수량이 적게는 1,000대에서 최대 100,000대까지라면, 중형 업체들이 기관, 대기업에 납품하는 제품의 수량은 100,000대가 넘는다. 예를 들어 OneMeter라는 회사는 지방 정부를 대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50만대 이상 납품한다. 물론 이는 한 도시의 한 기관에 납품하는 수치다. 즉, 입찰이 가능해지고, 어느정도 ‘꽌시’가 동원될 수 있는 시점부터 회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

 

BMW를 보내주기도, 차를 주기도, 담배를 주기도 한다.

 

5. 그들과의 미팅, 협력, 파트너쉽

사실 이 부분은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단순한 첫 인상만을 적어본다면 이렇다.
– 미팅이 잡히면, 호텔이나 내가 원하는 장소로 픽업을 온다. 중형 세단, 밴, BMW 같은 고급차까지 다양하게 온다. 심지어 택시타고 오시는 분도 계셨다.
– 미팅 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 (개인적 느낌이다.)
– 세일즈 메니저는 보통 영어를 곧잘 한다. 하지만 의사결정자가 영어를 하는 경우는 아직 못봤다.
– 질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솔직하게 답변한다. (또는 그렇게 보인다.)
– 업체가 작거나, 공장이거나, 사장 취향이 그렇다면 차나 담배를 권한다.
– 그들은 해외시장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바이어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 완던, 유럽에서 왔던 크게 다르지 않다.
– 협력 관계에 대해서 비교적 열려있다. 즉, 잘 만나준다.

 

어느 나라나 비슷하겠지만, 중국에서 사업하시는 분들은 이런 얘기를 한다. ‘견적을 내는 것’도 이들에게는 거래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사고 싶은 물건과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조금 느긋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직 구매 의사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찔러보지 말라는 뜻이겠다. 중국 비즈니스를 얘기할 때 언급되는 ‘꽌시’도 그런 의미에서 해석된다. 서로에게 솔직하고, 서로의 이윤을 보장할 수 있는 몇 번의 거래가 생겨나야 서로 친해질 수 있을것이다. 친해진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선물을 주고받고, 안부를 묻는 시간들 속에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이제 겨우 한바퀴 돌아본 기분이다. 중국은 넓고, 경쟁자도 많고, 고객도 많다.

15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