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효주는 진리 – 뷰티 인사이드

가끔 여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 어느순간 자연스러워질 때가 있다. 무리하지 않고, 극적이지 않고도 충분히 상황을 전달해내는 능력을 보여줄 때가 있다. ‘학교’라는 하이틴 드라마에서 발연기를 선보이던 시절부터 좋아했던 김민희 같은 배우는 ‘뜨거운 것이 좋아’를 통해 그 모습을 보여줬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마음속깊이 짜증이 몰려오는 순간, 라면을 쏟으면서 살짝 욕하는 장면이 있다. 그건 연기라기 보다는 김민희라는 사람이 보여주는 진정한 짜증이었다. 최소한 관객은 그렇게 느낀다. 한효주의 연기도 그런 모습에 다가가고 있다. 매우 균형잡힌 외모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뷰티 인사이드는 ‘언제 개봉하기는 한 영화야?’ 부류의 영화다. 집중해서 봐야할 영화라기보다는 늘 봐오던 로멘틱코미디의 새로운 버젼이다. 영화의 설정은 흥미롭다. 자고 일어났을 때 외모가 바뀐다. 남자에서 여자로, 한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아이에서 늙은이로 변한다. 매일 변하는 모습으로 인해 누구도 그를 알아볼 수 없다. 어제의 그의 모습은 오늘의 그의 모습과 다르기에 그는 늘 낯설고 새롭다. 하지만 그는 하나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여기까지다. 이 설정하에서 남자(또는 여자)는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서로에게 다가간다. 모든 로멘틱 영화가 그러하듯 둘 사이에는 갈등이 생겨나고, 그 갈등을 극복하면서 영화는 끝이난다.

영화는 단조롭다. 그리고 결국은 잘생긴 얼굴이 나온 날에 모든 일들이 진전된다.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영화의 모티브는 영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효주의 얼굴은 광고를 보듯 아름답게 묘사되고, 극중의 장면들도 ‘가구’라는 컨셉 아래 미화된다. (사실 광고가 이 영화의 원작이며, 광고를 찌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효주라는 모델을 어떻게 묘사해야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 만들어낸 ‘한효주를 위한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만큼은 한효주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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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구워먹고자 한다면 – 우가

2010년 정도로 기억한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먹는 것’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곳이었다. 일의 강도가 상당한 수준이었고, 투입되는 프로젝트 팀의 규모대비 단가가 높은 직종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막내들이 회식 장소를 잡을 때는 ‘가격과 무관하게’ 팀의 형님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어느정도 서울 시내 맛집들, 특히나 (아주 분위기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제외하고) 회식이 가능한 고깃집들은 엄청나게 돌아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제역 파동이 있던 어느 해 겨울, 우리 팀은 프로젝트를 끝내고 강원도를 갔다. 횡성 근처 어느 톨게이트를 나와 방제 작업 중인 지역 공무원들을 통과해 ‘우가’라는 고깃집을 찾았다. 그 곳 주인은 술을 팔지 않았고 (사실 맥주 몇 병을 팔기는 했다.), 모든 테이블의 고기를 직접 구웠다. 가위로 세심하게 고기를 분리하고, 각 부위별로 다른 정도로 구웠다.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고기에는 어떤 맛들이 숨겨져있는지, 우리가 흔히 ‘부드럽다’, ‘입에서 녹는다’는 것이 결국은 기름 맛일뿐이라던지, 이런 것들을 알려줬다

어제는 대학 친구들 셋과 신사동 우가에서 만났다. 청담CGV 골목으로 들어가다가 첫 번째 큰 골목이 나오기 직전 우측 건물 지하다. 인테리어는 횡성의 그 곳보다 현대적이었고, 고기를 구워주는 직원들도 잘 훈련되어 있었다. 등심과 와인, 그리고 차돌박이와 초밥, 된장에 비빈 밥을 시켜 먹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은 소주로 마무리했다.

결국 고기는 어딘가에서 사온 후에 상에 낸다. 누구라도 좋은 고기를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좋은 고깃집을 운영할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그러하듯, 고기를 굽는 철판의 온도부터, 간단한 밑반찬의 어울림, 고기를 굽는 직원들의 숙련도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는걸 이제는 조금 알게되었다. 맛을 위해 얼마를 지불해야 적절한지는 여전히 모른다. 5,000원짜리 분식과 50,000원짜리 등심 구이는 결국 사소한 만족감의 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음식은 사소한 행복으로, 그리고 사소한 행복은 함께 만난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로 이어진다. 과음했지만 너무 늦어지지 않았고, 많이 먹었지만 과식하지 않은 밤이었다. 말나온 김에 삼각지에 있는 차돌박이집 한 번 가야겠다.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

주말동안 영화 한편을 보았다. ‘Son of Saul’이라는 영화로,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언급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헝가리 영화다. 2차 대전물, 홀로코스트, 인류 대재앙, 좀비물의 영화를 편애하는 사람으로서 피할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사건에 대한 과장된 재현이 아니라, 보여줄 수 있는 만큼의 사실을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십수년전에 보았던 클로드 란츠만의 영화 쇼아(Shoah)같은 영화다. 영화는 줄곧 Saul의 얼굴과 뒷모습을 추적한다. 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시체 소각을 담당하는 ‘존더코만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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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대사가 극도로 절제된 Saul이라는 캐릭터는 자신이 옮기는 시체들 속에서 자신의 아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를 랍비의 기도 속에서 아들을 묻어주고 싶어한다. 영화는 아들의 장례를 치뤄주고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덤덤하게 그린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던 그는 아들의 장례라는 목적 앞에서 절박해진다. 영화는 그의 절박함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추적한다. 그렇기에 관객에게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적절한 타이밍도 제시하지 않는다. Saul이 주저앉아 울지 않는한 관객 역시 그럴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쉴새없이 바쁘다. 장례를 치뤄줄 랍비를 구해야하고, 죽은 아들의 시체를 숨기고 옮겨야하며,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영화는 정신없이 바쁘다.

영화가 반드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야하는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Son of Saul은 전통적인 형태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물론 영화가 뭘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으나…) ‘쇼아’라는 타큐멘터리를 볼 때처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소설을 볼 때처럼 하나의 넌픽션 다큐멘터리를 본 기분이다. 그 만큼 잔상은 오래남을 것 같다.

토마토 야채 스프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요리를 잘 못합니다. 굳이 수준을 표현하자면 ‘재료를 망치지 않고, 먹을 수 있게’ 조리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좋은 재료를 굽거나, 볶거나, 끓여서 먹을 수 있게 식탁으로 운반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재료 : 마늘, 양파, 감자, 토마토, 소고기, 파스타면

시간 : 60분

난이도 : 중

상황 : 적당히 과식하기 싫은 주말 점심으로 적당 (빵이랑 대충 먹으면 괜찮음)

편차 : 토마토 대구 스튜를 만들고 난 후 비슷하게 만든 음식

  • 올리브유에 마늘, 양파, 소고기를 볶다가 토마토, 감자 넣고 10분 정도 더 볶음
  • 국물이 적당히 졸면 물도 좀 넣고 감자 익을 때까지 볶음
  • 뭔가 익어가는 느낌이 들면 물과 파스타면을 자작하게 넣고, 뚜껑 덮고 계속 끓임
  • 다른 재료가 익은후에 면을 넣으면 면이 익는동안 다른 재료가 망가지니 약간 이른 타이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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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식 토마토 대구 스튜

재료 : 대구, 감자, 토마토, 양파, 마늘

시간 : 60분

난이도 : 중

편차 : 아직 한번밖에 안해본 음식. 일단 식재료를 모두 잘 익히는게 중요

  • 올리브유에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 마늘 넣고 10분 정도 더 볶음
  • 감자 넣고, 국물이 적당히 졸면 물도 좀 넣고 감자 익을 때까지 볶음 (20분 정도). 자작하게.
  • 소금을 묻혀놓은 대구를 밑에 깔고 그 위에 소스를 얹고 오븐에 넣음
  • 180도에서 30+5분을 돌렸는데, 아무래도 온도가 낮았던 것 같음. 대구랑 감자가 아슬아슬하게 익어서 은근히 맛있었음. 온도를 높여서 돌리면 더 좋을 것 같음
  • 음식의 포인트는 신선한 생선과 토마토, 감자에 있음. 재료가 좋으면 맛난 음식이 됨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2차대전물에 관심 좀 있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읽어볼만한 책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첨언이 붙지 않더라도 충분히 신선하고, 섬세하며, 재밌다. 전쟁, 민중의 삶, 기억과 같은 주제를 떠나,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본 ‘소설’이다. 정확히 이러한 장르가 소설의 범주에 속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 스토리를 따라가며 쉽게, 때로는 무겁게 읽힌다.

“그 목소리들이 전하는 진실은 어릴때부터 익히 들어온, ‘우리는 승리했다’는 간단명료한 정의와는 딴판이었다.”
특히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전쟁의 참화와 영웅담을 전하기 이전에 이들은 여성으로서 전쟁을 바라보는 감성적인 경험을 전한다. 길게 땋은 머리를 잘랐다거나, 길잃은 당나귀를 사냥하기 전에 울었다거나, 보급으로 받은 배낭을 해체하여 치마를 해입었다거나 하는 일들이다.러시아라는 공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위상과 인식, 그 속에서 전쟁에 참전했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펼쳐진다. 많은 이들이 자원하여 전쟁에 참전하였고, 전쟁의 참혹함에 눈물을 흘렸고, 때로는 환자로 만난 군인을 사랑한다. 남자들속에 둘러싸여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서류들을 찢어버리지만,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해져 찢어버진 서류들을 되찾고 싶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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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들이 모여 역사가 이루어진다면, 이 책은 훌륭한 역사책이자 문학이다.

 

#노벨문학상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닭한마리 해먹기

재료 : 생닭, 감자, 양파, 고추, 마늘, 면사리

시간 : 50분

난이도 : 하

편차 : 물 조절만하면 맛은 비슷하게 남. 찬물에 좀 담궈서 핏물을 빼주면 비린내가 덜남.

 

아래 순서대로 사진을 보면 됩니다. 음. 기억해놓으면 좋은게 있다면…

  • 별로 중요한건 아닌데 국물 음식은 멸치국물로 하면 좀 나음
  • 닭, 통마늘, 양파(반으로 잘라서), 고추 등을 한번에 넣고 끓이면 됨
  • 끓으면서 위에 뜨는 기름은 좀 빼주고, 물이 끓으면 좀 줄여서 길게 끓이면 됨
  • 불이 너무 세면 물이 다 쫄아버리기 때문에 중불로 끓이고, 그 후에는 약불로 끓임
  • 왠만큼 다 되면 감자 넣고 끓임
  • 양념장은 간장, 고추가루를 1:1로 섞어주고 다진마늘, 올리고당, 액젓 같은거 좀 섞어주면 맛있음
  • 먹고 남은 국물에 소면을 삶거나, 찹쌀 넣어서 먹으면 됨


  
  
  

마실만한 마트 와인

사실 맛을 묘사하는건 어렵지 않는가? 풀바디라고 쓰면 맛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그냥 먹을만한 와인 하나 골라주세요’라고 하기 민망한 것도 사실이다.

 

1. 콘차이 토로 그랑 리제르바 카베르네 쇼비뇽

Concha y Toro 와이너리라고 써있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맛의 밸런스가 좋고, 바디감도 좋다. 가격은 롯데마트 기준 20,000원 수준이다. 아. 칠레 와인이다.

2. 트라피체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쇼비뇽

트라피체는 아르헨티나 멘도자 와인이다. 가격은 13,000~14,000원 정도인데 가격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다. 아무 생각 없이 와인 한잔 하고싶을 때 마셔도 좋고, 친구들 모이는날 고기 구워먹으면서 함께 마셔도 좋다. 아르헨티나 와인답게 말벡도 좋다.

#201603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을 때에도 ‘오…맛있는데?’ 반응을 이끌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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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역시 가성비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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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끌로 드 로스 시에떼

끌로 드 로스 시에때 역시 아르헨티나 와인이다. 가격은 30,000원 수준이다. 괜찮은 수준을 넘어 상당히 훌륭한 맛을 제공한다. 7개의 도멘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들어지는 와인이라 매우 인상적인 로고를 지니고 있다. 이름은 외우기 어렵지만 라벨은 기억할 수 있다. 선물로도 좋고, 가족과 좋은 자리에 함께하기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가족들과 좋은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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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우동 해먹기 

재료 : 감자, 당근, 양파, 돼지고기, 우동사리, 카레블럭

시간 : 30분

난이도 : 하

편차 : 대충 어떻게해도 비슷한 맛이 남. 재료만 잘 익히고, 물이 너무 많지만 않으면 됨

 

아래 순서대로 사진을 보면 됩니다. 음. 기억해놓으면 좋은게 있다면…

  • 감자, 당근, 양파는 생각보다 작게 썰면 좋습니다.
  • 고기는 카레용 고기를 사면 편하고, 후추 좀 미리 뿌려놓으면 기분도 좋죠.
  • 순서는 고기 – 양파 – 감자/당근 순서대로 볶으면 되요.
  • 고기는 익은거 같은데 아직 감자는 안익은 정도에서 물을 넣어줘요.
  • 카레 밥으로 먹을꺼면 약간 자작한 느낌으로, 우동이랑 먹을꺼면 약간 출렁할 정도로 넣어요.
  • 좀 끓어갈 때 카레 블럭을 두 개 정도 넣고, 다 됐다 싶을 때 우동면 넣으면 됩니다.


  
  
  
  
  
  
  
자취도 거의 10년 했지만, 결혼하고 난 후에 음식 만들기에 취미가 생겼습니다. 음식을 전혀 못하거나, 관심은 있는데 엄두가 안나는 20~30대 남성분들께 바치는 밥하기 후기입니다. 그냥 라면 먹는거 보다는 나을테니, 한번 해보자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