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가장 만만하게 해먹던 술안주가 올리브유 새우다. 감바스로 시작하는 이름의 메뉴이기도 하다. 만드는 방법이야 올리브유에 새우, 마늘을 넣어주면 끝난다. 그만큼 쉽지만, 진짜 맛있게 하기도 어려운 요리다. 한 때 자주 해먹다가 오랜만에 했다가 사단이 났다.

예전에는 음식을 할 때 약간 생각을 하고 만들었다. 재료를 미리 준비한다거나, 요리에 맞는 냄비를 한번 생각해보기도 했다. 실수는 여기서 시작했다. 뭔가를 구웠던 커다란 후라이팬에 적당히 하기로 마음먹고, 올리브유를 넉넉히 부었다. 그리고 마늘과 몇몇 향신료를 넣고, 살짝 볶다가 새우를 넣었다. 냉동실에서 꺼낸 새우를 바로 넣으니 녹으면서 물기가 생겼고, 올리브유가 튀기 시작했다. 처음엔 장난스럽게 튀던 올리브유가 점점 심각하게 튀어대기 시작했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후라이팬을 드는 순간. 나는 보았다. 중국집이나 철판요리집에서나 볼 수 있다는 불쇼를 말이다. 후라이팬에 붙은 불은 꽤 크게 ‘확’ 올라왔고, 두세 번 정도 올라온 후에 알아서 사그라들었다.

불과 칼을 사용하는 요리는 늘 조심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늘 하던 녀석도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된다는 아주 평범한 생각을 했다. 근데, 결과물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

img_6324

 

Advertisements

2018. 03. 23

img_6115img_6116

.

#1.

대학을 졸업하고 내가 다녔던 Monitor Group의 사람들. 이 사진속 누군가가 역시 사진속 누군가와 결혼한다고 하여, 청첩장을 받으러 만났다. 2008년에 입사했으니, 꽤 오래전 이야기다. 지금의 이야기와 그 때의 이야기, 공공의 적을 향한 웃음섞인 비난까지. 늘 일어나는 레퍼토리대로 대화가 오고갔다.

.

#2.

갓포산이라는 (청담 안 근처다.) ‘재패니스 다이닝’이었는데, 이자까야가 진화한 느낌이다. 기존처럼 스시, 사시미, 꼬치, 각종 일품 요리를 판매하는 이자까야가 아니라 트러플이 들어가고, 다양한 식재료가 사용되는 파인 다이닝 형태였다. 여럿이도 좋지만, 두세명이 조촐하게 술마시기 좋아 보인다. 가격대는 다소 높아 보인다.

.

#3.

그래도 계절에 한번은 만나야 대화가 이어지는 것 같다. 다행히 사진 속 사람들과는 일년에 두세번 이상은 꾸준히 만나게 된다. 어색하지 않고, 대화가 이어지는 것도 좋다. 다들 서로 가깝다.

.

#4.

삼십대 중반, 후반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조금씩 아재 냄새가 난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일찍 취했고, 취한 상태에서는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하고 얘기한다. 예전에는 여러 명이 모인 자리가 끝나고, 소수의 사람들이 남게되면 좀 더 솔직하고 조용한 얘기들이 오고 갔다. 하지만 최근의 술자리들을 보면, 소수가 남은 술자리는 ‘취한 자’들의 아무말 대잔치다. 좀 더 일찍 집에 갈 이유가 분명해졌다.

.

 

냉장고를 털어먹자 – 그린 커리

img_6111

결혼한 후 휴가를 가면 두 번 중 한번은 동남아로 간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이런저런 소스나 파우더, 식재료들을 챙겨온다. 그래서 집에는 정체불명의 (아직 먹어보지 않은) 사소한 소스들이 많다. 오늘은 그 중 하나를 뜯었다. 토요일이고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날이다.

.

재료 : 닭가슴살(또는 고기, 새우 등), 야채들, 코코넛 밀크, 커리 페이스트

시간 : 대략 20분

난이도 : 하

편차 : 보통 커리보다는 약간 묽게하는게 좋다.

  • 닭가슴살(또는 고기, 새우 등의 메인 재료들)을 식용유에 볶는다.
  • 야채와 커리 페이스트를 넣고 계속 볶는다. 미니 양배추, 버섯, 양파를 넣었다.
  • 그 뒤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인다.
  • 다 끓고나면, 패퍼론치노, 허브 또는 바질 같이 원하는 향신료를 넣어 마무리한다.

 

일본 위스키의 정석 – 야마자키

img_5848

야마자키 싱글 몰트는 “섬세한 달콤함”이라 표현하는데, 그만큼 부드럽다. 친구들을 초대할때 발베니와 함께 거의 실패하지 않는 술이기도 하다. 다만 다른 위스키와 함께 마시면 야마자키의 단맛이 두드러져 재미가 덜 할 수 있다. 이느쪽이건 한 번엔 한 종류씩 마시는게 좋다. 이번에 마신 야마자키는 연도가 기입되지 않은 가장 저렴한 녀석이다. (일본 주류 판매점에서 4~5천엔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꽃과 과일향, 오크향 등이 적절하게 난다. 뭐 이렇게까지 맛을 감별하지 못하니, 한마디로 표현하면 너무 무겁지 않고 달콤하고, 부드럽다는 얘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일본 몰트 위스키는 온더락보다 스트레이트를 선호한다. 온더락이나 탄산수 등을 섞는 하이볼 형태로 마시면 야마자키는 대표적인 일본 위스키답게 ‘미즈와리(水割り, 물로 희석)’해서 마시는 방법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

.

야마자키는 일본 위스키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 중 하나이다. 1924년에 설립된 증류소이고, 하쿠슈와 함께 선토리의 몰트 위스키를 만든다. 그 외에 그레인 위스키를 양조하는 치타 양조장이 있다. 위치는 오사카 인근이고, 연간 350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오사카에서 방문,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

2015년, 세계 최고의 위스키 감별사인 ‘짐 머레이’가 매년 내놓는 위스키 바이블 2015년 판에서 야마자키의 싱글 몰트 셰리 캐스크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무렵부터 야마자키를 포함한 일본 위스키의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있다. 그 이후 국내 반입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일단 몰트 위스키 계열은 거의 품절이라고 보면 된다.

.

 

[아빠의 육아] 21주차 – 봄의 시작

#1. 이런저런_한주

이번주에는 조카가 태어났다. 첫째와는 5살 차이가 나고, 윤아와는 5개월 정도 차이난다. 토요일 아침, 일찍 준비하고 분당에 위치한 산부인과로 향했다. 아기는 건강했고, 다양한 표정을 지었고, 너무 작았다. 불과 몇 달 만에 이만큼 키웠다는게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

#2. 주말

주중은 좀 바빴다.

img_5870

.

#3. 이유식_식단을_짜자

Screen Shot 2018-03-18 at 9.53.09 PM

이제 몇 주 후부터 이유식을 시작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수 있느냐 물었고, 요구분석(?)을 시작해보았다.

  • 이유식 식단표를 달력에 표시하면 좋겠다.
  • 한 번의 식사 메뉴는 3일 동안 먹는다.
  • 하루에 한번 먹기 시작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오전/오후로 나뉜다.
  • 새로 먹기 시작하는 재료는 ‘알러지 확인’을 위해 별도 표시한다.
  • 메뉴만 정하면 위의 모든 내용이 자동으로 정리된다.

그래서 일단 엑셀을 열었다. 한두시간이면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이리저리 요구사항이 늘어나다보니 하룻밤을 그대로 사용했다. 퇴근 후 맥북 베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작업했으니, 3시간 넘게 했나보다. 아무튼 그렇게 완성했다.

/

#4 밥집 시리즈 – 올림픽공원

밥집시리즈 1 – 양재시민의숲

밥집시리즈 2 – 가락동

밥집시리즈 3 – 공덕동

밥집 시리즈 4 – 올림픽공원

올림픽공원은 식사를 하러 찾아오는 동네는 아니다. 하지만 주변에 주택가가 있고, 공원도 있다보니 자주 오는 곳이다. 이제 날이 풀렸고, 올해 처음으로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아기 산책을 겸해 앞으로 거의 매주 오게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하여, 근처 식당들을 정리해볼 생각이다.

.

어차피 맛집 블로그는 아니니까, 그냥 메모 목적으로 남기면서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

괜찮은 가족 식사를 원한다면 몽중헌이나 긴자 정도가 괜찮다. 가벼운 점심 식사라면 샘밭막국수나 서두산 딤섬도 괜찮다. 적당한 이탈리안이라면 이 동네 터줏대감인 코벤트가든을 가보면 좋다. 그 외에는 적당히 무난하다. 기본적으로 이 지역은 ‘동네 어머니들의 점심 식사’를 공략하지 못하면 실패하는 곳이다. 따라서 오랜시간 자리잡고 영업해온 식당들은 맛이나, 서비스,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는다는 의미다.

.

1. 샘밭막국수 (비빔국수)

img_0013

개인적으로 매우 사랑하는 국수집이다. 막국수를 팔고, 빈대떡 같은 전류가 있다. 주말 점심에 면 음식이 먹고싶다면 여기를 간다. 한결같은 맛이다. 막국수 9,000원, 전류 10,000원 수준이다. 위치는 한국체육대학교 건너편이다.

.

2. 몽중헌 (중식, 딤섬)

딤섬으로 유명한 집이지만, 요리도 훌륭하다.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가족 모임이나 특별한 날 찾아볼만하다. 식사나 장소, 서비스 모두 훌륭하다. 다만 요리의 양이 생각보다 작아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시켜야 충분히 먹을 수 있다. 가격을 고려한다면 요리보다 딤섬 + 식사류 조합으로 먹는데 가장 만족도가 높다.

장소는 평화의문 건너편이다. 보통 딤섬은 10,000원 정도, 요리는 3~5만원 선이다.

.

3. 서두산 딤섬 (딤섬, 만두)

이태원의 자니덤플링이 떠오른다. 몇가지의 딤섬과 교자를 판다. 매우 맛있다. 다만 생각없이 마구 시켜 먹다보면  ‘저렴한 정도까지’는 아니다. 요리는 두 세가지만 정해놓고 한다. 요리도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특별하지는 않다.

주소는 ‘방이동 104번지’다. 평화의문 건너편 블럭 안쪽에 있다. 주차는 어렵다.

.

4. 코벤트가든 (이탈리안)

이 동네 사는 사람치고 여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동네를 대표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평균 이상의 맛을 보여주지만 딱 그 정도다. 편하게 입고 맥주 한잔 하면서 주말 시간을 보내기 좋다.

백제한성박물관 건너편에 있다. 몽촌토성역/평화의문에서 가깝다.

.

5. 골든 타이 (태국)

오래된 태국 음식점이다. 코벤트가든과 함께 공원 한쪽 라인을 책임졌던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맛은 무난하다. 코벤트가든 근처에 있다.

.

6. 린찐 (중식)

동네에선 사실 몽중헌보다 더 유명하다. 잘 알려진 개그맨이 하는 레스토랑이기도 하고, 탕수육이 유명한 집에기도 하다. 그냥 무난한 중식집 정도가 적절한 평가일 듯 싶다. 가족 식사로 방문할 중식당이 별로 없다면 모르겠지만, 이 곳이 다른 중식당보다 나은 점은 별로 없다. 인테리어부터 뭔가 좀 낡아버렸다.

한국체육대학교 건너편에 있다. 성내동 448-17이다.

.

7. 봉피양 (불고기, 냉면)

img_8693

유명하고 비싸다. 불고기와 냉면은 확실히 평균 이상이다. 냉면만 먹으러 가도 좋고, 고기까지 먹어도 좋다. 가볍게 먹기엔 지나치게 비쌀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

8. 긴자 (일식)

전형적이고 훌륭한 일식집이다. 가족 모임이 아니라면 굳이 찾지 않을 식당이긴 하다.

.

.

9. 금강산감자탕 (감자탕)

언제나 사람이 많다. 감자탕을 즐겨먹지 않더라도 한번 가볼만한 집이다.

.

10. 팔선생

팔선생이 다른 곳에도 분점이 있지만, 이 곳은 참 오래되었다. 성내동에 위치하고 있고, 정확히는 강동 CGV 뒷골목에 있다. 최근에는 방문한 적이 없어, 분위기가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팔선생 특유의 ‘중국스러운’ 음식들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보통 한국식 중식당에는 없는 메뉴들이 많다.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가볼만하다.

.

11. 유천냉면

나에게는 평범한 냉면집이었지만, 나름 매니아층도 있다. 칡냉면이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냉면이다. 풍납동 397-18번지다. 만두와 갈비탕 메뉴도 있다.

.

12. 산들해 (한정식)

가격 적당한 쌀밥집이다. 점심으로도 좋고, 저녁 모임도 좋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건너편에 있다. 무난히 식사하기 좋다. 그다지 특징적인 식당은 아니다.

.

13. 제일제면소 (면요리)

CJ에서 운영하는 면집이다. 그래도 메밀면이나 우동, 국수류는 수준급이다. 올림픽공원 정문 안에 있다.

.

가보려고 생각 중인 곳들도 많다.

  • 최냉면
  • 해닭
  • 할머니 포장마차 멸치국수

[아빠의 육아] 20주차 – 낯가림

3월이고, 날도 많이 풀렸다. 아기는 부쩍부쩍 자란다는 말이 모자랄만큼 훌쩍 자란다.

KakaoTalk_Photo_2018-03-10-15-36-53

.

#1. 낯가림의_시작

아빠들은 긴장해야 한다. 한 때 얼굴보며 웃어줬다고 언제까지 그럴거라 생각하면 안된다. 이제 얼굴을 가린다. 매일 즐겁게 봐오던 얼굴이 아니면 낯설어한다. 그렇다고 울거나, 외면하는건 아니지만 예전만큼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말은 더욱이 소중하다. 아빠도 예외는 아니다. 토요일 하루 정도 같이 놀아야 주말 동안 아빠를 기분좋게 알아본다.

.

#2. 이젠_밖으로

사실 가까운 마트, 백화점(몰)은 이전부터 충분히 다녀왔다. 이제는 산책을 나갈 시간이다. 다행히 근처엔 올림픽공원이라는 비교불가한 공원이 있고 그 곳에서 잠시 걷고 점심을 먹었다. 밖에 나가면서 느끼는 점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이렇다.

  • 외출 상황에서는 표정의 변화가 없다. 아직은 긴장한 표정이다.
  • 하지만 나갔다 돌아오면 아기는 분명 기분이 좋아진다.
  • 실내가 아닌 모든 길은 생각보다 울퉁불퉁하다.
  • 백화점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유모차 바퀴가 더러워진다.
  • 바람은 생각보다 차다.

20180311_135946.jpg

.

#3. 아직은_안아파

아직 감기도 안걸리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다만 이번주부터는 머리에 각질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머리 전체까지는 아니고, 정수리 근처에서만 조금씩 생기고 있다. 아직 병원에 갈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다음주에는 좀 유심히 지켜봐야할 것 같다.

.

[아빠의 육아] 19주차 – 다양한 소리

일주일이면 정말이지 부쩍 커버린다.

.

#1. 소리가_난다

확실히 이젠 소리가 다르다. 훨씬 다양하고, 재밌는 소리들을 낸다. 신생아 때 내던 옹알이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 때는 간헐적으로 소리를 냈다면, 이젠 꽤 긴 시간동안 소리를 낸다. 길게는 2~30분도 낸다. 결국 소리를 다양하게 낸다는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얘기지만 아쉽게도 우린 이해할 수 없다. 높은 음과 낮은 음이 뒤섞이고, 단어와 의성어가 포함된다. 말을 모르니,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할수는 없을 것 같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느낌’을 소리로 표현한 것 아닐까 싶다. 표정과 소리의 높낮이를 주의깊게 보고 있으면, 뭔가 말을 하는 것 같다.

.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오래전 파키스탄 훈자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사람들 생각이 났다. 2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과 60대 정도의 일본인 할머니였다. 우연히 두 분이 마당에서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한국분은 한국어로, 일본분은 일본어로 서로 대화하고 있었다. ‘굿모닝’ 정도의 대화가 아니라 오늘 저녁 메뉴는 무엇이고, 어떤 재료를 준비할 것인지를 꽤나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듯 했다. 그냥 그렇게 대화가 된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참고로 저녁 식사에는 그 두 분이 만드신 삼계탕 비슷한 음식이 있었다.)

.

#2. 다_잡아

확실히 손의 힘이 좋아졌다. 안경도, 손수건도, 충전 케이블도 잘 잡는다. 손의 힘도 좋다. 하나 재밌는건 아직도 엄지 손가락을 잘 안쓴다는 것이다. 용도를 잘 모르는건지, 뭔가를 잡을 때 늘 네 손가락만을 사용한다.

.

#3. 첫_외출_without_차

차를 타고 함께 외출한지는 꽤 된다. 첫 번째 예방 접종부터 시작해서, 양가 부모님 댁으로는 자주 다녔다. 집으로 이동하는 것 외에 ‘외부 공간으로 나가는 것’을 외출이라고 본다면, 새해 첫 날 친구들과 가족 모임을 했던게 거의 첫 외출이었다. 대략 10주 정도 되었을 때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날씨가 꽤나 포근했다.아내와 유모차를 끌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

 

정식당

 

한식 퓨전에 익숙하지 않다. 식도락을 예민하게 즐기지도 않는다. 아버지 칠순 생신이자, 조카의 생일이기도 하고 해서 겸사겸사 ‘정식당’에서 가족 식사를 했다.

. 우리 가족은 모두 식사 속도가 빠르다. 이탈리안처럼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는 식당에서는 식사가 너무 빠르게 끝난다. 그게 늘 아쉬웠다. 이 곳의 코스 요리들은 꽤 여유있는 간격을 두고 준비된다. 새로운 음식을 보고, 음식에 대해 얘기하고, 맛보고, 또 얘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 과한 음식이 없다. 무리하게 된장, 고추장이 버무려진 음식도 없었고, 한식이라는 장르에 집착한 음식도 없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식재료가 사용되었을 뿐, 굳이 한식이다 아니다를 얘기할 필요가 없는 음식들이었다. 모두 자연스러웠고, 하나하나 맛있었다.

. 그 외에 10인 룸에 원형 테이블이 있다는 것도 좋았다. 사각 테이블에 길게 앉았을 때보다, 훨씬 대화하기 좋았다. 물론 충분히 간격도 넓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