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6주차 – 안녕?

11월 마지막 주, 아기가 태어난지 6주차가 되었다.  아빠로서 밤을 새거나, 잠을 전혀 못자는 상황은 아니다. 생각보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수면 시간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씻기는걸 제외하곤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시간이_정말_빠르다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 아내와 난 iCloud로 Day001부터 앨범을 만들었다. 하루에 한 장이라도 찍어서 기록해보려했다. 하지만 20일을 넘기지 못했다. 그리고 특별하고 구분되던 하루하루가 일상이 되었다. 일주일은 참 금방 간다. 아기는 분명 빠르게 자라날 것이고, 요즘처럼 품에 안고 토닥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분명 육아는 힘든 일이지만 (사실 이번주에 처음으로 ‘진심’ 힘들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 마냥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

##눈을_보며_웃어봐요

이번 주부터는 확실히 사람을 인지한다. 칭얼거리다가도 사람이 다가가 눈을 맞추면, 안정을 찾는다. 밝은 빛을 좋아해서 조명이나 해가 들어오는 블라인드를 좋아한다. 물론 사람 얼굴도 좋아한다. 아직 부모 얼굴을 알아보진 않지만, ‘사람’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한다. 잘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눈을 마주치고 웃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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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_메모

조리원에서 돌아온 후 4주간 도와주셨던 이모님의 마지막 주다. 낮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게 좋을지 아내는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주말부터는 수면 교육을 시작하자고 했다.

분유를 좀 적게 먹는다. 지난주엔 80~100 정도는 한 숨에 먹었는데, 이번주엔 반응이 별로다. 40 ~ 100 사이에서 좀 랜덤하게 먹는다. 먹다가 거부하는 경우가 잦다.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다. 먹다가 뱉어내거나, 사래걸리는 경우가 많다. 누워있다가, 자다가도 사래걸려 기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먹으면서 방귀도 많이 뀌고 있다. 뭔가 많이 먹는만큼 소화도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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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주기설에 대하여

사업을 시작할 때 이런 얘기를 들었다. 1년을 버티면 3년을 가고, 3년을 버티면 7년은 간다. 그리고 7년을 버티면 꽤 오랜시간 사업이 지속된다고 했다. 이 얘기에 근거는 없었다. 그냥 선언적인 조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꽤나 정확한 조언이었다.

1년에 망한다는 것

사업을 시작하고 1년이 되었을 때 난 사업을 접을까 고민했었다. 돈, 서비스, 조직 모두 준비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한다. 자본금의 규모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1년 정도는 버틸 수 있는 금액으로 준비한다. 내 돈이거나, 공동 창업자의 돈이다. 이 돈으로 사람을 고용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 서비스, 기술을 만든다.

보통 돈을 가지고, 사람을 사고, 사람을 통해 서비스를 만든다. 이 한 번의 프로세스가 보통 1년이다. 즉, 기회는 한 번이다. 1년에 망한다는 것은 돈-사람-서비스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사업을 시작했다기보다는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패한 것이다.

내가 주변에서 보아온 많은 기업들이 (또는 창업자들이) 이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 단계를 ‘미리’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의 실패 가능성은 많이 줄어든다.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법인 설립 이전 단계에 서비스를 만드는게 궁극적인 답이다. 1년이 걸리든, 그 이상이든 돈을 들이지 않고 (대표가 직접하거나) 최소한의 사람이 모여 첫 번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 때 법인이 있냐 없냐는 중요한게 아니지만, 법인은 존재만으로도 돈이 나간다.

3년에 망한다는 것

보통 1년의 기간 동안 적절한 서비스 개발에 실패했거나, 또는 성공했거나 어느 쪽이더라도 1년이 지나면 준비했던 자본금은 바닥난다. 이젠 한달 한달 버티는게 쉽지 않다. Death Valley라고 부르는 이유는 결국 생존이 어려운 구간이라는 뜻이다. 서비스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한 명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그마저도 안된다. 결국 대출, 투자금과 매출, 정부 지원금 등을 모두 합쳐서 운영해야 간신히 버틸 수 있다.

3년에 망한다는건 버틸수 있는 한계까지 도달한 후 폐업한다는 의미다. 1년에 망하면 ‘모아놓은 종잣돈’을 투자해 뭔가 해보려다가 접는 수준이지만, 3년에 망하면 대표자 개인이 끌어다 쓸 수 있는 모든 돈을 마지막 100원까지 쎴다는 의미다. 즉, 사업을 접었을 때 대표자가 받는 타격은 비교 불가하다. 사업하다 망해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는 소식은 대부분 이 단계 이후에 발생한다. 복구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7년에 망한다는 것

회사마다, 대표마다 천자만별이다. 하지만 3년을 넘겼다는 것은 어떤 방식이든 ‘돈버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투자든, 매출이든, 지원금이든 상관없다.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면 앞으로 몇 년도 버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3년을 버텼지만, 7년에 망한다는 건 ‘비용 관리’에 실패했다고 생각된다. (물론 수 많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돈버는 방법’을 만들었다는 것은 회사에 큰 변화를 준다. 그 중 생각나는 것만 몇 가지 적어본다.

1) 급여의 상승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시간은 1년, 길어야 2년 정도이다. 이 기간까지는 돈 이외의 다양한 동기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면 금전적인 보상이 뒤따라주어야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다. 즉, 급여가 올라야한다. 이 때의 상승폭은 일반적인 기업의 임금 인상률과는 다르다. 훨씬 가파르다.

2) 제반 비용의 상승

이 시점이 되면 ‘라면 하나’로 버티던 단계를 벗어나,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로 바뀌고, 에스프레스 머신이 들어온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고, IDC에서 임대하던 서버를 AWS로 교체한다.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작은’ 비용들이 늘어나고, 꼼꼼하게 관리하기 어려워진다.

3) 지원 부서의 등장

이건 S/W 개발을 주업무로 하는 회사의 사례이다. 이 경우, 개발자의 개발 역량과 업무량은 곧 회사의 매출 규모와 연관이 있다. 즉, 매출이 성장한다는 것은 개발팀이 커진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예전에 일했던 컨설팅펌을 기준으로 본다면 전체 직원 수에서 컨설턴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효율적이다.

하지만 10명이 일한다고 했을 때 대표 1명과 개발자 9명이 일할 수는 없다. 지원 부서가 필요하다. 지원 부서란 영업, 마케팅, 재무, 총무, 경영지원 등을 모두 포괄한다. 예를 들어 대표가 PM을 맡아 개발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다면 3, 4명의 개발자와 함께 팀을 이뤄 일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난다면 별도의 PM과 기획자가 필요해지고, 안정적으로 일을 받아올 수 있는 영업 담당자가 필요하다. 자체적인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각 서비스를 전담할 마케터와 사업 담당자가 필요하다. 각종 비용들을 관리할 재무 담당자도 있어야 한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팀 규모가 5명이라면, 10명까지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10명이 넘어가면부터는 지원 부서까지 고려할 때 20명 수준까지 한 번에 늘어나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운영될 수 있다.

4) 비즈니스 모델의 비효율성

회사의 초반 수익을 담당했던 비즈니스 모델이 효율적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수익보다는 매출에 중점을 둔다. 돈을 남기기 보다는 흘러들어오는 돈의 양에 집중한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비효율적일 수 있다. 성장을 위해선 더 많은 사람과 돈이 필요한 구조일 가능성이 크고, 수익성은 형편없다. 아직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만한 여력은 부족할테고, 투자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지난하다. 하지만 한 달에 사용하는 비용의 규모는 절대적으로 커져있기 때문에 대표가 개인적으로 메꿀 수 없다. 이 때부터는 아주 사소한 문제들로 인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답을 제시하고자 작성한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정리해본다.

 

위플래닛은 이제 6년이 되었고, 첫 번째 3년은 STEP JOURNAL로 운영했다. 매출은 없었고, 여러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버티는 시간이었다. 두번 째 3년은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로 운영되었다. 최대한 급여를 현실화시켰고, 팀의 규모가 10명을 넘어갔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개발 서비스’로 돈을 버는 구조는 자리를 잡았다. 세번 째 3년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STEP JOURNAL 이후 끊어졌던 자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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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니까 – 조개탕

날도 추워지고 해서 마트에서 조개를 샀다. 해감이 어느정도된 조개를 골랐고, 백합조개와 바지락, 모시조개를 샀다. 개조개도 미역국에 넣어볼까하고 하나 집었다.

재료 : 조개들, 무, 마늘, 양파, 파, 고추, 버섯

시간 : 30분

난이도 : 하

편차 : 조개와 소금만 있어도 되는거다.

  • 먼저 조개를 깨끗하게 씻는다. 역시 음식은 재료 손질이 전부다.
  • 해감이 안된 조개라면 소금을 넣고 30분 이상 둔다.
  • 다시물을 만들고, 양파와 조개를 넣고 끓인다.
  • 파, 고추(청양고추와 홍고추), 마늘, 팽이버섯을 넣고 끓인다.
  •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아빠의 육아] 5주차 – 웃어봐

이제 태어난지도 한 달이 지났다. 조리원에서 2주, 집에서 2주가 지났고 엄마로서, 아빠로서 어느정도 역할이 몸에 익어간다. (난 아직 목욕은 못시킨다.) 언제 배가 고픈지 알고 있고, 울음 소리를 듣고도 당황하지 않는다. 아기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느낌이 든다.

## 5주차의 아기는 예민하다

확실히 5주차는 눈과 귀가 트인다. 그릇 부딪치는 소리, 기침 소리, 화장실 가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부른다고 고개를 돌리거나 반응하지는 않지만, 놀라기는 한다. 눈으로도 확실히 예전보다 빛과 물체에 민감하다. 소리처럼 물체가 앞에 있다고 고개가 돌아가지는 않지만, 뭔가를 집중해서 본다. 윤아는 ‘나무 블라인드’를 좋아한다.

##이제는 장비가 필요해

“육아와 가사는 장비빨”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 중 가장 먼저 사용한 녀석은 ‘슬링(Sling)’이다. 아기띠가 가방 메듯이 착용한다면, 슬링은 간단한 천 띠를 두르는 형태다. 아기를 슬링에 눕힌 다음에 고개를 집어넣어서 메주면 된다. 슬링으로 아기를 안게되면 아기가 팔에 안긴채 누워있는 자세와 가장 유사해진다. 윤아도 별다른 적응기간 없이 잘 잔다. 4주차부터는 자다가 일어나서 ‘안아달라고’할 때가 많아서 슬링은 필수적이다. 팔로 안을 때 30분 정도가 적당하다면 슬링은 한두시간 거뜬하다. 게다가 두 손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영화를 보거나, 웹 서핑을 하거나, 노닥거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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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장비는 바운서다. 신생아 카시트의 간략한 버젼 정도다. 눕히고, 안전띠를 채우고 간단히 흔들어줄 수 있다. 주말 낮에는 한 두번씩 눕혀보았는데 아직은 반응이 영 미지근하다. 침대에서 잘 정도의 상태에서만 바운서에서도 잔다. 아직은 흔들어주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전동 모빌이 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말로만듣던 등센서 등장

4, 5주를 지나면서 가장 커진 습관 중 하나가 ‘안아달라고’ 보채는 것이다. 첫 3주간은 모유 30분, 분유+트림 30분, 2시간 수면 정도의 패턴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분유를 먹고 트림을 하는 시간동안 보통은 잠이 든다. 5주차에는 분유 양이 많이 줄었다. 모유가 더 돌기 시작해서 그런가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모유 30분, 1시간 놀기, 1시간 수면 정도의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서 확실히 ‘등센서’가 발달하고 있다. 아주 깊이 잠든게 아니라면 침대에 누우면서 눈을 뜬다. (물론 눈을 뜨더라도 30분 정도는 혼자 놀 때가 있다.) 안아주지 않으면 계속 소리내면서 칭얼거린다. 그래서 모유를 먹고 난 후에 바로 눕혔다가, 눈을 뜨고 칭얼거리기 시작하면 안아서 재우고 있다.

 

#5주차에 아빠는 뭐하지

4주차와 비교해서 역할이 크게 바뀌는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 슬슬 마지막 스킬인 ‘목욕시키기’를 탑재할 때가 되었다. (한 달 동안 오시는 산후도우미의 시간이 거의 끝나간다.) 그 외에는 ‘아내의 지겨운 건강건강! 식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도가 있겠다.

한나(Hanna) – B급 첩보 영화, A급 성장 영화

넷플릭스에서 꽤나 기대하며 본 영화다. 조 라이트 감독의 ‘액션 영화’다. ‘오만과 편견’의 감독과 에릭 바나, 금발의 소녀 조합이라면 안보기 어렵다. 조합이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에릭 바바의 ‘뮌헨’을 좋아한다. ‘제이슨 본’ 시리즈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충분히 강렬한 첩보물이었다. 남자들이 작은 칼을 들고 요리하는 첩보물은 아주 훌륭했다.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난 이 영화를 틀면서 몇 가지 기대가 있었다. ‘북유럽스러운’ 색감, ‘어린 소녀’의 성장기, ‘제이슨 본’ 스러운 액션을 기대했다. 이 중 일부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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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영화

이 영화를 첩보 액션물로 정의한다면, 바로 후회할 것이 분명하다. 감독의 연출 의도까지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는 분명 ‘한 아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계속 이동하며 여러 에피소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로드 무비’에 가깝다.

Marissa: Why now, Erik?

Erik: Kids grow up.

영화애 나오는 이 대사가 영화의 주제를 잘 보여준다. 왜 숨어서 운둔하던 주인공과 그의 딸이 이제 세상에 나왔냐는 질문과 이에 답하는 장면이다. ‘애가 크니까’. 그래서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조직에 대한 복수도 아니고, 세상을 향한 분노도 아니다. 딸을 살인병기로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 아무 이유도 아니다. 아이가 컸고, 숲속에서만 커갈 수 없기 때문에 세상에 나왔다는 이야기이다. 수능을 마치고, 대학간 딸에게 ‘독립하고 싶냐고’ 묻는것과 같아 보인다.

아빠는 딸의 독립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했고, 실행한다. 그리고 걸림돌이 될 상황들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희생된다.

첩보영화

첩보영화로서 ‘한나’는 기대 이하다. 이런 장르의 영화에 가장 중요한 ‘악역’이 너무 약하다. 왜 서로 싸우는지도 불분명하고, 과거에 어떤 인연의 고리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장면 처리가 아름다웠던 부분이 많아서 B급으로 취급하긴 미안하지만, 그래도 장르 영화로서의 가치는 매우 낮다. (사실 집중해서 본 영화가 아니라 더 그럴지도 모른다.)

침묵 – 밋밋한 감성 스릴러

배우들은 훌륭하다. ‘장르가 최민식’이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함께 등장한 배우 중 이하늬가 좋았다. 배우 냄새가 났다. 영화는 초반 긴장감이 좋았다. 소재도 적절했다. (알고보니 중국 영화의 리메이크이긴 하다.)

하지만 중반 이후에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론이 너무 일찍 나면, 관객은 생각한다. ‘아직 시간이 남은걸 보니 반전이 한번 있겠군’ 그러면서 ‘나와라. 반전아!’의 느낌으로 영화를 대한다. 어느순간 등 뒤에서 슬며시 나타나는 반전이 아니라,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알게된 반전이다. 영화는 매끄럽지만, 빨려들어가진 못했다.

흥행참패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이 다시 뭉쳤지만, 영화는 100만을 넘지 못했다. 원작에서는 검사역에 곽부성이 나왔다고 한다. 캐릭터 비중이 달랐을듯 싶다.

장르파괴

스릴러 장르에 법정 드라마가 들어갔을 때 어떤 영화가 나올지는 우리 모두가 안다. 그만큼 일반적인 형태의 장르다. 하지만 익숙한 법정 스릴러 장르에는 ‘완벽하게’ 나쁘거나, 매력적인 악역이 등장한다. 그리고 선과 악, 다양한 이해관계가 엮인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관계한다. 그게 이 장르의 재미다. 하지만 여기에선 모두가 착하다.

논리광탈

모두가 착하다보니, 뭔가 어색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많다. 임태산이 왜 그렇게까지 해야했는지도 잘 이해되지 않고, 김동명의 등장과 회유도 어색하다. 검사 캐릭터를 제외하곤, 어느 한 명도 아주 매끄럽지 않았다. 약간씩 ‘너무’ 감정적이었고, 개연성이 약했다. 사람간의 관계, 감정에 대한 묘사가 충분치 않았나보다.

[아빠의 육아] 4주차 – 이제 슬슬 피곤해지지

 

#4주차_피곤피곤

3주차와 4주차의 차이는 뭘까? 그건 아마 부모(특히 아내)의 피로도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남편이 육아를 분담한다고 하더라도, 모유 수유는 아내의 몫이다. 3시간에 한 번씩 최대 30분 이상을 수유해야한다는 것이다. 24시간동안 말이다. 피곤한게 너무나 당연하다. 이 때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하다. 일단 뭐라도 잘 하려면 아기의 울음소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주의깊게 관찰한다면 울음소리가 조금씩 다르게 들리기 시작한다. 사실 기분탓일 수도 있다.

 

#배고프다

사실 #배고프다, #기저귀갈아줘 두 개다. 이거 두 개를 구분할 수 있다면 많은게 해결된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모든 아기는 다르다는걸 전제하고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배가 고플 때는 1) 먹을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는 3시간 간격이다. 거의 예외가 없지만, 정량보다 ‘덜’ 먹었을 때는 일찍 운다. 시간에 맞춰 울기 시작하면 대부분 #배고프다 고 주장하는 것이다. 2) 울음 소리에서는 응~~~애가 아니라 응~컥!, 응~컥!을 반복한다. 신나게 우는게 아니라 뭔가 숨을 헐떡이는 느낌으로 컥컥거린다. (지극히 개인적이다. 이 얘기를 했을 때 아내는 동의하지 않았다.) 3) 울었을 때 안아보면 다르다. 일단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입을 오물거린다. ‘오~’에 가까운 입술 모양이다. 손가락으로 입 주위를 톡톡 건들이면 고개가 따라온다. 격렬하게 젖꼭지를 찾는다. 자주 내 팔뚝에 입을 갖다댄다.

 

#기저귀갈아줘

이 경우에는 1) 응~~~애하면서 운다. 2) #안아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울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전조 증상이 별로 없다. 만약 딸꾹질을 시작했다면 거의 100%다. 사실 #안아줘와 #기저귀갈아줘는 아직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배고프다가 아니라면 기저귀 상태를 한 번 확인해보면 된다.

 

#안아줘

4주차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다. 1) #기저귀갈아줘와 거의 유사하게 운다. 2) 다른 점이 있다면 #기저귀갈아줘가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면, #안아줘는 뒤척뒤척하면서 끙끙거리고, 몸에 힘을 주고, 팔다리를 마구 휘졌는 전조 증상이 있다. 그러다가 눈을 크게 뜨고 운다. 앞의 두 가지 상황에서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주면 되는 문제이지만 #안아줘는 사실 고민이 좀 된다.

만약 자다가 일어나서 투정부리는거라면 바로 안아주고 재운다. 보통은 몇 분안에 다시 잠이 든다. 만약 잘 생각 없이 말똥말똥한 상태에서 #안아줘를 시전한다면 한동안 울게 내버려둔다. 아주 전형적인 응~~~애를 들어볼 수 있다. 아주 힘들어보일만큼 5~10분 정도 울도록 놔둔후에 안아서 재운다. 피곤했는지, 이 경우에는 잘 잔다. #안아줘를 원하다고 바로 안아주기 시작하면 잠도 자지않고 계속 놀아달라고 눈을 맞출 수 있다.

 

#속이답답하다

이건 아직 난 들어보지 못했다. 아내의 증언에 따르면 ‘에~! 에~! 에~!’ 요런 느낌이라고 했다. 분유를 먹고 트림을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다. 참고로 아내가 조리원에서 들었던 클래스에서 아기 울음소리 관련한 얘기를 들었는데, ‘우는 소리나 패턴’이 중요한게 아니라 울음의 ‘첫 소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려운 얘기다.

 

#4주차_아기는

확실히 3주차와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시각적’인 부분이다. 전에도 눈을 뜨고 ‘초점책’을 보는 듯 했지만, 4주차에는 확실히 사물을 본다. 안고 있었을 때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내가 고개를 돌리면 눈동자가 따라온다. 그리고 모빌도 보기 시작한다. 낮에는 모빌을 보면서 30분씩 혼자 논다고 했다.

그 외에도 변 색깔이 약간 짙어지고, 냄새가 살짝 강해졌다. (진짜 강하다기 보다는 이제는 기저귀를 들춰보지 않고 안고만 있어도 냄새가 살짝 올라온다.) 방귀도 꽤 자주 뀐다.

 

#성장통

a.k.a 영아산통 또는 배앓이라고 한다. 소화기관의 미숙함으로 분유/모유가 소화되지 않았거나 뱃속에 가스가 차있는 상황이다. 기저귀도 아니고, 배고픈 것도 아니라면 배앓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상을 쓰고 얼굴이 빨게질정도로 온 몸에 힘을 준다. ‘크려고 그러나보다’로 생각하게 쉽다. 나와 아내는 이 증상을 ‘성장통’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다만 4주차 중반부터 밤마다 끙끙거리며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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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3주차 – 집에서 만난 아기

#3주차_아기에겐_무슨일이

아직 하루하루는 매우 다르다. 자는 시간도, 먹는 시간도, 짓는 표정도, 우는 소리도 매일 다르다. 3주차는 사실 조리원에서 나와 집에서 맞는 첫 주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아기와 함께 하루를 보내야하는 첫 주인 셈이다. 생후 4주까지를 신생아라고 부르니, 아직은 모든게 조심스럽다.

#눈으로
눈을 뜨고 사람을 본다. 움직임에 따라서 눈동자가 따라가기도 한다. 물론 아직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시력을 갖춘 단계는 아니다. 다만 가까이 있는 물체를 흐릿하게 본다. 아직 모빌을 보지는 못한다.

#귀로
3주차가 끝날 시점부터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설겆이하면서 발생하는 그릇 소리, 화장실 문 닫는 소리 등에 반응한다. 반응한다는 얘기는 ‘깜짝’ 놀란다는 의미니, 조심해야할 시점이다. 그래서 집안이 너무 조용한 것보다는 적당한 소음이 낫다고 한다. 처음에는 ‘백색소음’들을 모아서 틀었는데, 그냥 적당한 음악이 끊이지 않으면 될 듯 싶다.

 

#3주차_아빠는_무슨일을

#먹이기
모유를 먹는다면, 모유를 먹고 분유로 보충한다. 사실 모유는 얼마나 먹는지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유후에 적정량을 먹이고 있다. 분유 2스푼에 80cc로 먹인다. (정확하진 않지만 몸무게에 20cc 정도 곱한다.) 물 온도는 40도. 만약 물 온도를 젤 수 없다면 ‘상당히 미지근한’ 온도가 좋다. 젖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 찬물을 섞다보면 생각보다 뜨겁게 만들어질 수 있다. ‘상당히 미지근한’ 온도란 손을 뎄을 때 뜨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온에 가까운 느낌이다.

– 젖병은 끝까지 물려야 한다. 꼭지만 무는게 아니라 입이 벌어질 정도로 끝까지 물린다.
– 젖병을 살살 돌려서 입에 밀어 넣는것도 필요하다.
– 혀로 밀거나, 입술을 다문다고 ‘먹기 싫다’는 의미는 아니다.
– 먹다가 ‘꼴딱꼴딱’하는 소리가 나면, 잠시 멈추고 트림을 시키고 다시 먹인다.
– 먹으면서 잠들면, 귀나 발을 만지면서 깨운다.

처음 실수했던 부분은 아기가 젖병을 살짝이라도 밀어내면 먹기싫어하는줄 알고 그만 줬다. 아직 신생아기 때문에 모든게 조심스럽지만, 약간은 과감하게 먹일 필요도 있다. 타이밍을 잘 잡으면 자는거 같다가도 잘 먹는다. 3주차의 시작은 80cc로 시작해서 100cc까지 늘렸다. 참고로 3.18kg로 태어난 아기는 4.1kg까지 늘었다. 아.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다. 처음에는 모유를 먹이고, 재운후에 배고프다고 깨면 분유를 먹이는 방식으로 수유를 했다. 하지만 이보다는 모유 수유 후에 바로 분유를 충분히 먹인 후에 재우는게 좋다.

#트림시키기
아내는 이걸 엄청나게 강조한다. 모유 수유 후에는 상관없지만, 분유를 먹고난 후에는 반드시 트림을 시켜야 한다. 젖병을 빨다보면 공기가 들어가는데, 이게 뱃속에 남아있으면 토하기도 하고, 배앓이를 하기도 한다. 트림은 아기를 똑바로 세워서 안는다. 머리가 아빠 어깨에 기대질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목에 손을 댔을 때 새끼 손가락이 오는 위치를 두드리고, 쓸어 올린다.

– 20분 정도 트림시킨다.
– ‘이게 트림인가’ 싶으면 트림이 아니다. 거의 어른 트림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릴수 없다.
– 트림을 안하는것 같으면 잠깐 눕혔다가 다시 안고 트림을 시도한다.
– 만약 트림을 시원하게 안했다 싶으면 반드시 ‘오른쪽’으로 눕혀서 재운다.

#기저귀갈기
이건 쉽다. 잘 갈아주면 되니 사실 어려울게 없다. 다만 기저귀를 갈면서 알게된 한두가지만 적어봐야겠다. 외국보다 한국에서는 유독 기저귀를 너무 자주 갈아준다고, 그래서 운다고 바로바로 갈아주면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일리있는 얘기지만, 일단 울면 갈아주는게 좋다. 아직은 그런걸 생각할 때는 아니다.

– 기저귀는 아기침대 위에 몇 개 놓아두면 편하다.
– 가끔 오줌이 샐수도 있으니 항상 꼭 맞게 입혀주는게 좋다.
– 기저귀를 갈기전에 다리와 엉덩이를 들어주고 기다리면 좋다. 아니면 기저귀 갈면서 또 싼다.
– 기저귀갈면서 배변 상태도 한 번 본다. 옅은 카레 리조토 같다.

#재우기
이건 사실 방법이 있나싶다. 그리고 어떻게 ‘잠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1) 배가 고플 때, 2) 기저귀가 불편할 때는 확실히 잠에서 깬다. 따라서 분유를 먹이기 전에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먹고나면 보통 잠이 드는데, 기저귀 갈아주다가 잠이 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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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무법자, 카벨레이라

간혹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보면 매우 난감한 영화들이 있다. 신성한 무법자, 카벨레이라 역시 그렇다. 2017년 11월 10일에 넷플릭스에서 개봉했다. 영어로는 ‘The Killer’ 또는 ‘O Matador’로 개봉했다.

 

#1. 시대적 배경

영화를 보면서 시대와 공간적 배경이 모호한 영화는 정서적으로 낯설다. 어느 시대인지, 어느 나라 혹은 지역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영화들은 그 ‘낯섬’이 영화 끝까지 유지되는 경우들이 있다. 우선 배우가 낯설고, 언어도 낯설고, 지역도 낯설다. 얼핏 보아서는 1900년대초 멕시코 같다. 먼지가 날리는 황무지, 중남미의 얼굴들, 스페인어 같지만 정확히 귀에 꽂히는 단어하나 없는 낯선 언어가 그렇다.

#포르투갈어, #브라질, #페르남부쿠

영화속 지명 하나를 검색해보니 이곳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의 북동부 (브라질 대서양 해변이 ㄱ자처럼 생겼다면, 그 꼭지점 즈음이다.)에 위치한 페르남부쿠라는 대서양 연안의 주이다. 헤시피가 주도이다. 위키백과에서는 페르남부쿠의 헤시피를 이렇게 묘사한다.

“브라질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이다. 브라질에서 북동부의 중심지로 일찍부터 발전하였다.”

그렇다고 한다. 더 이상의 리서치를 하지 않고 상상의 나래를 펴보자. 브라질에서 가장 유럽과 가까운 지역이고, 위의 설명대로 아름다운 항구도시라고 한다면 아마도 ‘역사적으로 오래된’ 무역항이었을지 모른다. 그만큼 포르투갈로 흘러들어가는 사람과 부, 상품들이 즐비했을 것이고, 돈 많은 유럽인들만을 위한 체계적인 도시도 건설되었을 것이다. 보통 이런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을 것이고, 무장세력들의 주요 타킷이었으며, 분리독립 운동이 활발했을지 모른다. 그만큼 노동자 계급과 지주 계급의 충돌도 과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속 배경은 해안도시가 아니라 먼지날리는 황무지다.

 

 

#2. 영화의 전개

영화의 전개는 비교적 단순하다. 대를 이어 ‘킬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킬러를 노리는 또다른 킬러가 등장하고, 킬러들을 고용한 고용주가 있다. 길가다 이유없이 총에 맞고, 겁탈당하고, 버려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이에서 아무일도 안하는 공무원들이 있고, 킬러와는 다른 ‘갱단’도 있다.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영화의 줄거리다. 브라질판 서부 영화다. 다만 기존의 서부극보다 거칠고, 건조하다.

#황무지

말 그대로 황무지다. 먼지가 날리고, 건조하다. 농사를 지을 수 없고, 채집할 과일도 없다. 도마뱀이나 공격적인 야생 동물들이 전부다. 영화속 인물들은 이런 땅에서 살아간다. 다른 생명의 것을 빼앗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공간이다.

#가족

누군가는 버려진 아이를 키우고, 누군가는 ‘니가 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하여 데려다 기른다. 대를 이어 살아가지만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명백하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서로 의지한다. 그 당시 남미의 상황이 그러했을지 모른다. 유럽인들에게 땅을 빼앗겼고, 그 땅을 회복하지 못한채 오백년 가까이를 살았다. 우리를 따른 권력자는 우리의 땅을 지켜내지 못했고, 우리의 가족을 지키지도 못했고, 우리의 후손을 지키지도 못했다. 등장 인물들이 경험하는 버려진 유년기, 아버지의 부재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도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 사람에게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쳤고, 사람을 죽임으로서 갖을 수 있는 생존 기술은 대를 이어 내려간다. 어머니는 등장하지 않는다.

 

#보석

주인공은 돈에 대한 관념이 없었다. 하지만 고용주를 위한 살인의 대가로 받은 ‘보석’을 받게 된다. 그리고 돈이 갖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8년에 인도를 여행하면서 만났던 한 인도인이 그랬다. ‘이제는 인도 시골 어디를 가더라도, 돈 내고 물 한병 사마시는게 일상이 되었다’고 말이다. 반대로 그에게는 돈을 주고 물을 한 병 사는게 아직도 어색하다는 얘기였다. 돈이 아니고도 살아갈 수 있는 생활 방식과 문화가 있었다는 얘기다. 1900년대 초중반의 브라질 교외지역은 서서히 도시 문화에 편입되는 과정이었을지 모른다. 사냥을 하고, 물을 길어다 먹는 삶이 돈을 내고 풍요로움을 사는 삶으로 바뀌는 지점이다. 영화의 초반과 마무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살아가는 시대는 또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다행이 그들은 황무지에 살았던 그들의 아버지들보다 더 나은 옷과 깨끗한 얼굴, 사회화된 언변을 가지고 있었다.

#결말은예상가능, #브라질, #약간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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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요리사들 

전쟁 + 요리사 + 미스테리 조합이라는 마케팅 문구를 보고 일단 샀다. 그리고 꽤 짧은 시간 동안 읽었다. 

#1

밴드오브브라더스를 책으로 보는 기분이다.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가 소설에서 묘사된다. 소설이 드라마를 참고한 것일까. 아니면 소설과 드라마가 사실에 기반했기 때문일까. 소설속 묘사는 무척이나 디테일하다. 

#2

일본인 작가가 쓴 소설이지만 배경은 2차 대전의 유럽이다. 단언컨데 작가는 밀리터리 덕후다. 참고로 일본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 마지막에 딱 한 문단 언급된다. 일본인이 등장하지 않는 일본 소설이다. 일본인 여성 작가는 어떻게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의 감정을 창조했을까. 소설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일본 소설 특유의 감정선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3

이 소설을 미스테리물로 분류하긴 어렵다. 오히려 밴드오브브라더스나 라이언일병구하기 같은 전쟁물에 가깝다. 그리고 길지 않은 소설 한권이 D-Day 부터 종전까지를 다룬다. 그리고 상당한 분량을 두고 전쟁의 진행 과정을 설명한다. 짧은 논픽션 다큐멘터리를 본 기분도 든다. 

#4

소설가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가벼운 추리 설정’ 소설이라는 그녀만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소설의 배경이 2차 대전이 아니라 포에니전쟁에 참여한 요리사의 이야기였다고해도 충분히 재밌었을 것 같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배경을 넣고 소소한 추리 장치들을 배치할 수 있다면 굉장히 훌륭한 시리즈물을 써낼 수 있어 보인다. 아무튼 오랜만에 ‘단숨에 읽어 버린’ 이야기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