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30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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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림픽공원

날씨가 아주 급격하게 좋아졌다. 25도가 넘는 날씨에 바람도 선선하다. 얼마전 비가 크게 내려서인지 전혀 습하지 않다. 맑은 가을 날씨가 5월에 들이닥쳤다.

여름의 시작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이 연속되는 날’이라는 애기를 보았다. 우리 커플에게 여름의 시작은 올림픽공원에서 하는 시울재즈페스티벌이다. 아주 초기부터 찾았던 음악 페스티벌이었고, 여타의 락페와는 달리 호젓하게 누워서 보기 좋았다. 이번에는 표를 사지 않고 88광장 근처에 돗자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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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0주차엔 어떤 일이

언젠가부터 ‘다 컸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과 의사 표시를 명확하게 하고, 눈 앞의 물건을 잡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킨다. 물론 대부분이 입에 넣고 물고 빠는 것이지만, 손으로 잡은 대상을 ‘원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이번 주에는 크게 두가지 신기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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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일어서기

놀라웠다. 아직 앞으로 기지도 못하는데 일어서려고 한다. 두 손을 잡아주면 다리와 팔에 힘을 주고 일어서버린다. 침대에서도 난간을 잡고 일어서려고 움찔거린다. 소리나는 방향으로 엎드려서 방향을 바꾼다거나, 뒤집는다거나, 물건을 잡는  행동은 아주 능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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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옮기기

소서에 있는 원숭이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길 수 있다. 손이 조금씩 정교해졌고, 물건을 만지고 조절하는 능력이 조금 커졌다. 아직 조심스럽게 잡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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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똥

이젠 똥을 싸면 형태가 조금 잡힌다. 그래서 예전보다 똥싸면서 더 힘을 많이 쓴다. 서로 관계가 있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냄새는 좀 줄었다. 예전엔 기저귀를 차고 있어도 냄새가 좀 났는데, 이제는 확인해보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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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

계절이 바뀌고, 일의 주기가 달라지면 한번씩 슬럼프에 빠진다.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고,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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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자각, 그리고 내가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확인, 반면 상대적으로 천천히 성장하는 사업과 점점 줄어드는 체력 정도가 이유인 듯 싶다. 정리하면 조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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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업무가 끝났고 어김없이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이 찾아왔다. 일어나서 아이와 놀고, 아침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아이를 재우고 블랙베리로 트위터를 하며 이글을 쓰고 있다. 아직 토요일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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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초밥집

초밥은 가벼운 패스트푸드 같기도, 깊이있는 정찬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가격과 맛, 레스토랑의 분위기도 참 다양하다.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초밥집이 있어 아내와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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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미스터 스시. 왠지 체인점 같기도 했다. 집앞 스타벅스 건물에 있었다. 초밥 메뉴들이 있었고, 다른 선택 옵션이 없기도 해서 모듬 초밥과 오마카세 초밥을 시켰다. 가격은 보통의 캐쥬얼 스시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가장 입에 맞았던 광어지느러미 초밥을 여러개 더 시키고, 세상 간단하고 (무척이나 좋아하는) 계란 초밥을 추가해 먹었다. 직원들도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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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다만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밝고 화사한 인테리어가 살짝 아쉽다. 오히려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점심 장사를 염두하고 만든 레스토랑 같기도 하다.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트위터에서 워낙 난리라 나도 해봤다. 워낙 간단한 음식이라 대략 생각나는데로 했다. 일단은 명란 파스타를 하고 냉동실에 얼려둔 명란을 꺼냈다. 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내가 사놓은 아보카도 역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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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명란, 아보카도, 김, 참기름, 계란

시간 : 대략 10분

난이도 : 하

편차 : 아보카도 손질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 명란은 껍질 빼고, 알만 넣는다. 손이나 포크로 살짝 으깨서 껍질 부분은 빼낸다.
  • 아보카도는 반으로 자른 후에 씨 제거하고, 숟가락으로 파낸다. 굳이 자르지 않아도 된다.
  • 밥 위에 계란, 김가루, 명란, 아보카도, 참기름, 깨를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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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 (Ea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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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음식을 해보면, 이탈리안 만큼 간단하고 훌륭한 음식은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올리브 오일과 면, 신선한 제철 식재료가 있다면 너무나도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다. 그래서 가족과 식사하면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뭔가 어색함이 있었다. 떠들석하게 먹어야할 간단한 음식들을 지나치게 조용히, 그리고 소중히 먹어야할 때의 어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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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이탈리’는 분위기가 적당히 산만하다. 좀 떠들어도 되는 분위기, 적당히 산만하게 할 일하면서 대화해도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난 조카와 한참을 뛰면서 놀았다. 가족들은 서로 대화를 했고, 음식을 즐겼다. 대체로 무난하고 맛있는 메뉴들이었다. 조금 특별했던 메뉴는 ‘도다리와 쑥을 넣은 파스타’였고, 제철 메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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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현대백화점에 있고, 주차장에서 거의 바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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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낮에 너무 느끼한 음식들을 먹었더니 저녁은 시원한게 필요했다. 아내와 난 별 고민없이 ‘평양냉면’을 외쳤고, 어딜 갈지 고민했다. 이런저런 유명 냉면집들을 얘기하다가 집 근처에 있는 봉피양에 가기로 했다. 아직 봉피양은 돼지고깃집 느낌이 강하지만, 사실 여느 냉면집보다 훌륭하다.

평양냉면에 대해 잘 모르지만, 꽤나 열심히 먹긴 했다. 그래서 몇 개 기억나는 냉면집들을 정리해본다. 사실 나 역시 유명하다는 집들을 중심으로 갔기 때문에, 흔히 블로그에서 얘기하는 ‘3대 냉면집’, ‘5대 냉면집’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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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래옥

처음으로 먹었던 평양냉면이다. 너무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일본 대학과의 교류 행사 때 여길 다들 데려갔던 기억이 있다. 일본 대학생들에게 냉면을 설명하고, 맛있다고 동의해달라고 강요했다. 그 때는 너무 가격이 비싸서 냉면 이외의 메뉴는 생각도 못했는데 (사실 지금도 비싸진 마찮가지) 다른 메뉴들도 훌륭하다. 주차가 편하고, 종업원도 친절하다. 일단 육수가 가장 입에 잘 맞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냉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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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946년 문을 연 ‘가장 오래된 평양냉면집’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 곳에는 아들, 손자, 며느리와 함께 온 어르신들이 많다. 우래옥의 평양냉면은 동치미를 섞지 않고 소고기만으로 우려낸 육수와 메밀향이 깊게 묻어나는 면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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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주교동 118-1
전화 02-2265-0151
메뉴 : 냉면 11,000원, 온면 11,000원
영업 11:30~21:30(월요일 휴무)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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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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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는 공덕역 근처에 있다. 냉면과 함께 녹두전을 판다. 우래옥의 냉면이 너무 차갑지 않게 먹는 물냉면이라면, 을밀대의 냉면은 아주 차갑게 먹는다. 그래서인지 여름날 점심으로 먹기 좋다. 면은 메밀에 고구마 전분을 7:3 비율로 섞어 쓴다고 한다. 그리고 을밀대의 면발은 다른 냉면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약간 꼬불거리는 모습에, 식감도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냉면도 좋지만 녹두전과 수육이 맛있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냉면은 면발이 특이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아주 특별하지 않다. 맛은 있지만 굳이 멀리서 찾아갈 정도는 아니라는 정도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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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147-6
전화 02-717-1922
메뉴 : 냉면 9,000원, 회냉면 12,000원,
녹두전 8,000원, 수육 25,000(小)~50,000원(大)
영업 11:00~22:00 (명절 휴무)
주차 불가 (완전 골목길이라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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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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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동에 위치한 평양면옥은 호불호가 갈린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집이다. 맑은 육수는 ‘평양냉면의 특징’이라고 이해하더라도, 좀 성의가 없다. 싱거운데 좀 짜다는 느낌도 들고, 육수가 갖는 깊은 맛도 없다. 비빔냉면도 다른 집에 비하면 좀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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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중구 장충동1가 26-14
전화 02-2267-7784
메뉴 : 냉면 11,000원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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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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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성의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 생긴 집이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맛있다. 평양냉면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집에서 먹어야한다는 편견을 깨준다. 물론 봉피양의 냉면은 ‘평양냉면의 산증인’이라고 불리는 김태원 조리장이 만든다. 냉면 장인의 맛이다. 봉피양 냉면은 고기 국물에 동치미를 혼합해 육수를 낸다. 동치미 맛을 유지하는게 어렵다고 한다. 메밀과 전분의 반죽 비율이 7:3이고, 메밀 100% 순면은 1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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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205-8 (방이동 본점)
전화 02-415-5527
메뉴 냉면 11,000원, 순면 15,000원
영업 11:00~21:30(연중무휴)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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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라도

좋은 음식점이다. 이제 처음 가보았으나 냉면은 훌륭했다. 온반도 훌륭하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가족과 함께 갔을 때의 지배적인 평가는 ‘같이 나오는 김치가 매우 매우 훌륭하다’는 것이다. 심심한 냉면 국물과 시원한 백김치는 훌륭한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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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883-3
전화 031-781-3989
메뉴 – 냉면 12,000원, 비빔면 12,000원, 온반 12,000원
영업 – 오전 11시 30분 – 오후 9시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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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면옥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음식점이지만 그 대상이 냉면은 아니다. 이 집에서는 늘 어복쟁반 같은 음식을 시켜 술안주로 삼았다. 그래서인지 남포면옥을 냉면집으로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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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면옥

나에게 강서면옥은 일하다 저녁먹는 음식점 중 하나였다. 기억에 남을만큼 힘든 프로젝트를 시청역 근처에서 진행했고, 일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소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당시 먹었던 음식들은 다시 찾지 않게 되었다. (나에게 시청, 광화문, 여의도의 음식점들이 그렇다.) 하지만 다시 꼼꼼히 생각해보면 여기 냉면은 우래옥 만큼이나 내 입맛에 잘 맞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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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28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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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이날이 속한 연휴다. 지난 주 근로자의 날에 이어 2주째 연휴가 이어진다. 연휴엔 용산 국립 박물관에 다녀왔고, 평양냉면을 먹었다. 이제 아기는 세상을 명확히 본다. 주변의 변화에 흥미를 갖게되었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좋아한다. 아직은 겁이 없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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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제 이유식 2단계가 시작되었고, 하루에 두 번씩 먹는다. 그리고 과일망에 넣은 사과와 바나나를 먹는다. 사과는 숟가락을 살짝 긁어서 먹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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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브랜드 언더그라운드 버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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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데스타에게 받은 선물이다. 일단 미국 위스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술은 반갑다. 병은 발베니를 떠올릴만큼 균형잡혀있다. 버번이고, 클리브랜드 지역 술이라 했다. 마셔봐야하는데 기회가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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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느 나라나 자국 술에 대한 규정이 있다. 버번 위스키는 대략 이렇다.

1. 미국에서 제작되어야 하며
2. 51% 이상의 옥수수를 사용하며
3. 불에 태운 새 오크통을 이용한다.

옥수수가 많은 지역에서 남아도는 곡물을 처리하기 위해 버번 위스키가 탄생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옥수수 함량을 정했을 것이다. 여기서 좀 흥미로운 것은 ‘새 오크통’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사용한 오크통을 사용하는 스캇치보다는 향이 더 달고 강하다. 그리고 버번의 주 생산지인 캔터키 지역은 (역시 스코틀랜드의 산악 구릉보다) 덥고 건조하기 때문에 숙성 시 ‘자연 증발’ 비중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맛이 좀 더 진하고, 숙성 연수를 10년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다.

버번(Bourbon)은 프랑스 부르봉(Bourbon)에서 유래했다. 다른 의견으로는 버번 위스키가 탄생한 캔터키의 Bourbon County, 그리고 뉴올리언스의 Bourbon Street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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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근 국내에서도 Bulleit, Knob Creek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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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결혼하고 처음 맞는 봄에 찾았던 곳. 조천읍에 있는 ‘안뜰’이다.

우린 친구 결혼식을 위해 왔었고, 하루밤을 보냈다.

그 후 2년만에 다시 찾았다.

아내는 임신 초기였고,  뭐든게 조심스러웠다.

다시 한 해만에 제주를 찾았다.

윤아가 함께했다.

 

스타워즈 다시보기

스타워즈를 ‘더욱’ 좋아하게된 어느 시점 이전까지 난 스타워즈에 원작이 있다고 생각했다. SF시리즈이면서 완전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을뿐 아니라, 프리퀄 3부작까지 완전히 앞뒤가 맞아들어가는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에피소드가 계회된 것 처럼 보였고, 모든 캐릭터의 운명도 정해져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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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을 깨고 등장한 프리퀄 3부작이 그랬다. 서로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너무 이질적인 시각적 효과, 정확히는 색감과 질감의 차이로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미니어처와 인형으로 촬영되었던 원작의 프리퀄이 완전한 CG라니. 그것도 수채화를 연상케하는 파스텔톤의 도시와 매끈한 요다라니. 이 때의 호불호가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작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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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원과 깨어난 포스, 라스트 제다이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지금까지 관객이 원한 ‘앞뒤맞추기’ 게임이었다. 그 때 R2는 어떻게 설계도를 얻게 되었는지, 스카이워커는, 한 솔로는, 레아 공주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두 설명했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켰다. 이 보다 완벽한 배려가 있을까. 오랜시간 스타워즈를 보아온 관객에게 사랑했던 캐릭터를 시간 저편으로 보내주고, 이제 새로운 영웅과 함께하나요 한다. 그리고 그들은 백인 남성이 아니다. 이제 수십년에 걸친 ‘앞뒤맞추기’ 게임이 한 판 끝났다. 아무렇게나 원하는대로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점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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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인적으로 로그원이 가장 좋다. 가장 완결성있는 스토리이면서도 마지막 장면을 통해 오래된 관객을 감동시키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어린이날 연휴 첫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