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뎅탕과 국수를 먹었고, ‘수상한 에이스에겐 유니폼이 없다’는 야구 추리 소설을 읽었다. 방은 더웠고, 거실은 시원했고, 밖은 추웠다.

그리고.

프렌치파이는 당연히 딸기인줄 알았다. ‘당연히’ 프렌치파이는 애플이라는 아내의 말에 급 당황했다. 오징어는 몸통이 아니라 다리가 메인이라는 얘기에 이어 두 번째 취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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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 좋은 영화로 시작한 한 해

육아를 시작하면서 예전엔 너무나도 일상적인 ‘극장에서 영화보기’가 이젠 맘먹고 준비해야하는 이벤트가 되었다. 영화는 신중하게 골랐다. 무려 스타워즈도 아니고, 신과 함께나 강철비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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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소재로 시대극을 그려낸다는건 감독에게 어떤 부담감을 줄까. ‘여성의 역할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비난’은 인정하지만, 영화는 분명 훌륭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의 현대사가 훌륭하게 영화로 그려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87년이 역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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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바꾸는 것은 위대한 생각과 사상이 아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다. 양심이나 시대 정신과 같이 개념화된 단어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우리가 일년전 경험했던 바로 그런 행동들이다. (물론 우리가 광장에 나가던 시절은 ‘목숨을 걸던’ 상황은 물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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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대사에서처럼 올림픽으로 인한 눈치보기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택시 운전사와 26년, 그리고 1987을 다시 한번 연달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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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영화는

  • 이 시대의 대표 배우들이 훌륭하게 자리한다. 조연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이 영화를 지탱한다.
  • 시대를 만들어간 크고 작은 역할이 감동을 준다. 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는게 더 놀랍다.
  • 강동원은 영화의 장르를 판타지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가 아니었다면 영화는 너무 무거웠을지 모른다.
  • 여성 캐릭터가 김태리 한 명으로 국한된 것은 아쉽다. 더 많은 역할들이 주목받고, 그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면 더 훌륭했을 것이다.

[아빠의 육아] 10주차 –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와 함께 10주차를 맞이했다. 많이 자랐고, 아프지 않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몸무게는 두 배가 되었고, 얼굴도, 몸도 두 배 이상 커졌다. 이제 눈을 뜨고 사람을 바라보고, 나와 아내, 장모님은 확실히 알아본다. 신기할만큼 놀라운 일들이다. 투정도 심해졌고, 울음소리도 커졌지만 잘 먹고, 잘 싸고, 잘 잔다. 잘 먹고 난 후에 짓는 ‘충분히 먹었으니 좀 자야겠다’는 표정은 부모가 된 사람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10주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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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정리

#언제가_좋을까

임신과 출산, 육아는 과연 언제하는게 좋을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난 ‘남편과 아내가 모두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난 후’가 현실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얘기를 하려는건 아니다. 출산과 임신, 육아 기간 동안 본인의 스케쥴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퇴근 후 저녁 약속이나 회식에 가지 않을 수 있고, 필요하다면 오전 또는 오후 반차 정도는 요령껏 쓸 수 있는 상황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인생에 단 한번 밖에 없는 이 기간을 술과 야근으로 채우긴 아쉽다.  그리고 대략 이 정도 나이가 되면 비슷하게 임신과 출산, 육아를 시작하는 친구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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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는_어떤걸로

  • 침대 : 바퀴달린 침대는 신의 한 수
  • 아기옷 : 수면 잠옷은 매우 효과적, 그 외의 옷은 질보다 양
  • 유모차 : 기왕이면 절충형, 집에서 사용해도 매우 쓸만함
  • 공청기 : 살 때는 고민되지만 성능차는 못느낌
  • 가습기 : 겨울에 적정 습도 유지하려면 2대 이상 필요, 생각보다 성능 차이 큼
  • 젖병 소독기 : 마음의 안정감을 위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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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10주 정도 지내보니 육아를 위해 가장 중요했던 구매는 ‘건조기’와 ‘무선 청소기’였다는 결론이다. 기존에 청소와 빨래를 위해 소요되던 시간과 노력, 압박감을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만족스러웠다. 특히 건조기는 신의 한수가 분명하다. 아기 옷, 어른 옷, 수건 등을 구분해서 매일 빨아도 별 부담이 없다. 다른데서 절약하더라도 건조기는 고려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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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은_누구에게

도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기에, 딱히 할 얘기는 없다. 그냥 우리가 했던 방법들을 돌이켜보면, 조리원(2주) + 산후도우미(4주) 도움을 받았고, 이후에는 장모님이 매일 오후에 오시고 계시다. 조리원과 산후도우미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이렇다.

조리원은 뭐하는 곳일지 궁금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곳은 ‘아이를 맡아주는 호텔’인 것 같다. 따라서 조리원 선택의 기준은 호텔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즉, 객실 상태와 전망, 식사의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케팅 원론 시간에 배우는 ‘동기-위생이론’ 같다. 선택할 때는 아기를 얼마나 꼼꼼하고 안전하게 챙길지 고민하지만, 지내는 동안에 느끼는 만족감은 사실 객실의 수준과 청결, 그리고 식사다. 특히 하루 종일 조리원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면, 충분히 맛있어야 한다. 뭔가 육아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배우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산후도우미는 심리적, 육체적으로 정말 도움이 된다. 아기도 봐주시지만, 기본적인 집안일과 식사 준비를 해주신다. 엄마, 아빠 역할에 적응하는 동안 정말 큰 도움이 된다. 한 달 정도 도와주시는 것이니, 어떤 분인지에 따라 좀 달라질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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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_아빠의_역할

밖에서 돈버느라 열심히 일했다는건 아버지 세대의 변명인 것 같다. 일단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그리고 주말엔 약속 잡지 않고 집에 있으면 된다. 그리고 혼자 보내던 시간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된다. 난 그래서 밤에 아내와 아기가 모두 잠들었을 때 잠깐씩 산책한다. 일단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힘들게 일하고 돌아온 남편이 집에 왔다’가 아니라 ‘힘들게 육아하는 아내와 역할을 교대하기 위해 이제서야 집에 왔다’에서 시작하면 된다.

이를 위해 알아야할 것들은 많다.

  • 혼자 식사 정도는 차려먹을 수 있어야 한다. 차려진 음식을 냉장고에서 꺼내먹는게 아니라 냉장/냉동실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한 음식은 해먹을 수 있어야 한다.
  • 집 청소, 화장실 청소, 빨래, 집안 정리, 옷 정리,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 기본적인 집안일은 익숙해야 한다. 육아를 시작하고 느꼈던게 하나 있는데, ‘결혼하고 지난 3년간 훈련받은 집안일이 이 순간을 위한 것이구나’는 것을 느꼈다.
  • 육아를 위해서는 분유 먹이고, 트림시키고, 안거나 눕혀서 재울 수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를 안고, 대화하고, 놀아주는게 충분히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저귀나 옷을 갈아입히고 씻길 수 있으면 된다. 해봐야 익숙해지는게 정확한 표현이다. 어쩌다보니 난 씻길일이 별로 없었는데, 몇 주 지나고 나니 아내와 나의 목욕 스킬이 너무 차이나버렸다. 이러면 따라갈 기회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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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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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5주차 – 웃어봐

이제 태어난지도 한 달이 지났다. 조리원에서 2주, 집에서 2주가 지났고 엄마로서, 아빠로서 어느정도 역할이 몸에 익어간다. (난 아직 목욕은 못시킨다.) 언제 배가 고픈지 알고 있고, 울음 소리를 듣고도 당황하지 않는다. 아기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느낌이 든다.

## 5주차의 아기는 예민하다

확실히 5주차는 눈과 귀가 트인다. 그릇 부딪치는 소리, 기침 소리, 화장실 가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부른다고 고개를 돌리거나 반응하지는 않지만, 놀라기는 한다. 눈으로도 확실히 예전보다 빛과 물체에 민감하다. 소리처럼 물체가 앞에 있다고 고개가 돌아가지는 않지만, 뭔가를 집중해서 본다. 윤아는 ‘나무 블라인드’를 좋아한다.

##이제는 장비가 필요해

“육아와 가사는 장비빨”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 중 가장 먼저 사용한 녀석은 ‘슬링(Sling)’이다. 아기띠가 가방 메듯이 착용한다면, 슬링은 간단한 천 띠를 두르는 형태다. 아기를 슬링에 눕힌 다음에 고개를 집어넣어서 메주면 된다. 슬링으로 아기를 안게되면 아기가 팔에 안긴채 누워있는 자세와 가장 유사해진다. 윤아도 별다른 적응기간 없이 잘 잔다. 4주차부터는 자다가 일어나서 ‘안아달라고’할 때가 많아서 슬링은 필수적이다. 팔로 안을 때 30분 정도가 적당하다면 슬링은 한두시간 거뜬하다. 게다가 두 손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영화를 보거나, 웹 서핑을 하거나, 노닥거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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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장비는 바운서다. 신생아 카시트의 간략한 버젼 정도다. 눕히고, 안전띠를 채우고 간단히 흔들어줄 수 있다. 주말 낮에는 한 두번씩 눕혀보았는데 아직은 반응이 영 미지근하다. 침대에서 잘 정도의 상태에서만 바운서에서도 잔다. 아직은 흔들어주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전동 모빌이 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말로만듣던 등센서 등장

4, 5주를 지나면서 가장 커진 습관 중 하나가 ‘안아달라고’ 보채는 것이다. 첫 3주간은 모유 30분, 분유+트림 30분, 2시간 수면 정도의 패턴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분유를 먹고 트림을 하는 시간동안 보통은 잠이 든다. 5주차에는 분유 양이 많이 줄었다. 모유가 더 돌기 시작해서 그런가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모유 30분, 1시간 놀기, 1시간 수면 정도의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서 확실히 ‘등센서’가 발달하고 있다. 아주 깊이 잠든게 아니라면 침대에 누우면서 눈을 뜬다. (물론 눈을 뜨더라도 30분 정도는 혼자 놀 때가 있다.) 안아주지 않으면 계속 소리내면서 칭얼거린다. 그래서 모유를 먹고 난 후에 바로 눕혔다가, 눈을 뜨고 칭얼거리기 시작하면 안아서 재우고 있다.

 

#5주차에 아빠는 뭐하지

4주차와 비교해서 역할이 크게 바뀌는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 슬슬 마지막 스킬인 ‘목욕시키기’를 탑재할 때가 되었다. (한 달 동안 오시는 산후도우미의 시간이 거의 끝나간다.) 그 외에는 ‘아내의 지겨운 건강건강! 식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도가 있겠다.

[아빠의 육아] 3주차 – 집에서 만난 아기

#3주차_아기에겐_무슨일이

아직 하루하루는 매우 다르다. 자는 시간도, 먹는 시간도, 짓는 표정도, 우는 소리도 매일 다르다. 3주차는 사실 조리원에서 나와 집에서 맞는 첫 주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아기와 함께 하루를 보내야하는 첫 주인 셈이다. 생후 4주까지를 신생아라고 부르니, 아직은 모든게 조심스럽다.

#눈으로
눈을 뜨고 사람을 본다. 움직임에 따라서 눈동자가 따라가기도 한다. 물론 아직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시력을 갖춘 단계는 아니다. 다만 가까이 있는 물체를 흐릿하게 본다. 아직 모빌을 보지는 못한다.

#귀로
3주차가 끝날 시점부터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설겆이하면서 발생하는 그릇 소리, 화장실 문 닫는 소리 등에 반응한다. 반응한다는 얘기는 ‘깜짝’ 놀란다는 의미니, 조심해야할 시점이다. 그래서 집안이 너무 조용한 것보다는 적당한 소음이 낫다고 한다. 처음에는 ‘백색소음’들을 모아서 틀었는데, 그냥 적당한 음악이 끊이지 않으면 될 듯 싶다.

 

#3주차_아빠는_무슨일을

#먹이기
모유를 먹는다면, 모유를 먹고 분유로 보충한다. 사실 모유는 얼마나 먹는지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유후에 적정량을 먹이고 있다. 분유 2스푼에 80cc로 먹인다. (정확하진 않지만 몸무게에 20cc 정도 곱한다.) 물 온도는 40도. 만약 물 온도를 젤 수 없다면 ‘상당히 미지근한’ 온도가 좋다. 젖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 찬물을 섞다보면 생각보다 뜨겁게 만들어질 수 있다. ‘상당히 미지근한’ 온도란 손을 뎄을 때 뜨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온에 가까운 느낌이다.

– 젖병은 끝까지 물려야 한다. 꼭지만 무는게 아니라 입이 벌어질 정도로 끝까지 물린다.
– 젖병을 살살 돌려서 입에 밀어 넣는것도 필요하다.
– 혀로 밀거나, 입술을 다문다고 ‘먹기 싫다’는 의미는 아니다.
– 먹다가 ‘꼴딱꼴딱’하는 소리가 나면, 잠시 멈추고 트림을 시키고 다시 먹인다.
– 먹으면서 잠들면, 귀나 발을 만지면서 깨운다.

처음 실수했던 부분은 아기가 젖병을 살짝이라도 밀어내면 먹기싫어하는줄 알고 그만 줬다. 아직 신생아기 때문에 모든게 조심스럽지만, 약간은 과감하게 먹일 필요도 있다. 타이밍을 잘 잡으면 자는거 같다가도 잘 먹는다. 3주차의 시작은 80cc로 시작해서 100cc까지 늘렸다. 참고로 3.18kg로 태어난 아기는 4.1kg까지 늘었다. 아.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다. 처음에는 모유를 먹이고, 재운후에 배고프다고 깨면 분유를 먹이는 방식으로 수유를 했다. 하지만 이보다는 모유 수유 후에 바로 분유를 충분히 먹인 후에 재우는게 좋다.

#트림시키기
아내는 이걸 엄청나게 강조한다. 모유 수유 후에는 상관없지만, 분유를 먹고난 후에는 반드시 트림을 시켜야 한다. 젖병을 빨다보면 공기가 들어가는데, 이게 뱃속에 남아있으면 토하기도 하고, 배앓이를 하기도 한다. 트림은 아기를 똑바로 세워서 안는다. 머리가 아빠 어깨에 기대질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목에 손을 댔을 때 새끼 손가락이 오는 위치를 두드리고, 쓸어 올린다.

– 20분 정도 트림시킨다.
– ‘이게 트림인가’ 싶으면 트림이 아니다. 거의 어른 트림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릴수 없다.
– 트림을 안하는것 같으면 잠깐 눕혔다가 다시 안고 트림을 시도한다.
– 만약 트림을 시원하게 안했다 싶으면 반드시 ‘오른쪽’으로 눕혀서 재운다.

#기저귀갈기
이건 쉽다. 잘 갈아주면 되니 사실 어려울게 없다. 다만 기저귀를 갈면서 알게된 한두가지만 적어봐야겠다. 외국보다 한국에서는 유독 기저귀를 너무 자주 갈아준다고, 그래서 운다고 바로바로 갈아주면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일리있는 얘기지만, 일단 울면 갈아주는게 좋다. 아직은 그런걸 생각할 때는 아니다.

– 기저귀는 아기침대 위에 몇 개 놓아두면 편하다.
– 가끔 오줌이 샐수도 있으니 항상 꼭 맞게 입혀주는게 좋다.
– 기저귀를 갈기전에 다리와 엉덩이를 들어주고 기다리면 좋다. 아니면 기저귀 갈면서 또 싼다.
– 기저귀갈면서 배변 상태도 한 번 본다. 옅은 카레 리조토 같다.

#재우기
이건 사실 방법이 있나싶다. 그리고 어떻게 ‘잠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1) 배가 고플 때, 2) 기저귀가 불편할 때는 확실히 잠에서 깬다. 따라서 분유를 먹이기 전에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먹고나면 보통 잠이 드는데, 기저귀 갈아주다가 잠이 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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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1, 2주차 – 조리원

#1. 조리원 천국은 사실

2박 3일간의 병원 생활이 끝나고 조리원으로 간다. 물론 조리원은 선택 사항이고, 2~300만원의 고비용 서비스다. 숙박업과 서비스업이 교묘하게 뒤섞여있는 장소다. 조리원이 왜 천국인지는 들어가는 첫 날 쉽게 알 수 있다. 산모가 필요로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사를 제공하고, 신생아를 돌봐주며, 가족들의 무단 방문을 ‘공식적으로’ 막아준다. 즉, 산모가 받게될 외부적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을 차단해준다. 여기서 핵심은 ‘어찌할바 모르는’ 산모를 위해 기꺼이 아이를 돌봐주고, 산모를 안심시켜주고, 언제든 달려와 도와줄 사람이 대기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친절하다.

조리원의 하루는 이렇다. (그냥 나의 사례다.)
– 아침 7시에 신생아실 청소/소독이 있다. 그래서 아기가 우리방으로 온다.
– 수유를 하고, 부족하면 분유를 먹이고, 기저기를 갈고 1~2시간 정도 아기를 본다.
– 8시를 전후해서 식다를 가져다준다.
– 난 식사 후에 아기와 좀 놀다가 출근한다.
– 아내는 2시간 간격으로 신생아실에 가서 수유를 한다.
– 점심을 먹고 오후 시간에는 요가, 마사지 등 조리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 오후 5시가 좀 넘어서 저녁이 나온다.
– 저녁 7시에도 청소/소독으로 인해 아기가 우리방으로 온다.
– 수유를 하며 아기를 보고 있으면 내가 퇴근한다. 5시에 가져온 저녁을 먹는다.
– 저녁을 먹고 기저귀를 갈고, 아기를 안고 노닥거리다보면 8~9시 정도 된다. 씻고 얘기한다.
– 11~12시 사이에 마지막 수유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사람마다 많이 다를 수 있지만, 조리원에서의 핵심은 ‘수유’와 ‘회복’인 것 같다. 아기에게 수유하고, 몸을 마주하고, 서로를 경험하면서 익숙해진다. 모유든 분유든 수유가 된다는 것은 부모가 갖는 막연한 불안감을 줄여준다. 그리고 임신 기간 내내 힘들었던 아내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하면 모든게 좋아진다.

 

#2. 몇 가지 메모들

사실 조리원은 ‘다 해주는 곳’을 표방하기에, 별다르게 알아야할 것은 없다. 그리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해준다. 그나마 2주간 생활하면서 ‘이런건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는걸 몇 가지만 정리해봤다.

밥에 대한 것들

– 남편 식사가 포함된 것인지 알아보자. 아침, 저녁, 주말을 합하면 거의 30끼를 먹게 된다.
– 왠만한 가격 할인, 선물, 방 업그레이드보다 ‘남편 밥’을 끼워주는게 더 좋다.
– 비슷한 조건이라면 ‘밥이 잘나오는 곳’이 무조건 좋다. 산모는 꼼짝없이 그걸 다 먹어야 한다.

공간에 대한 것들

– 남편이 앉아서 일을 하거나, 밤늦게 컵라면을 먹거나, 업무 관련 통화를 맘 편하게 할 곳은 없다.
– 방에 있는 화장실을 제외하고, 공용 화장실에는 남성용이 없다.
– 덥다. 그리고 창문은 못 열게 한다.
– 방문객 출입이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는 확인해보는게 좋다.

남편이 알게될 것들
– 몇 가지 기본기를 배우게 되는데, 이 때 해보면 좋다. (하다가 안되면 도와줄 사람이 있으니)
– 필수 기본기는 1) 한손 / 양손으로 안기, 2) 분유 타서 먹이기, 3) 기저귀 갈고 옷 입히기
– 그 외에 4) 카시트 장착하기, 5) 목욕 시키기 정도가 있다.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들
– 베이비위스퍼 : 이 동네에서 ‘수학의 정석’ 같은 위치, 번역서 특유의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다.
– 똑게육아 : 육아 정보 덕질인(?)의 요점정리 (전자책 ‘읽어주기’로 들으면 금방 듣는다.)

 

#3. 알게된 몇 가지 조각난 지식들

병원에서 2박3일, 그리고 조리원에서 2주를 지내면서 몇 가지 알게된 조각난 지식들을 모아본다. 조각난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내가 이 정보를 책에서 찾거나, 별도의 리서치를 하거나, 여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조리원에 있는 분들, 아내에게 들은 내용들이다.

– 포대기에 싸여 있는게 심적으로 좋다.
– 눈은 뜨지만 15cm 이내의 물체만 살짝 인지한다. 아직 초점은 없다.
– 아기의 채온은 성인보다 다소 높다. 36.5-37.5℃ 정도라고 한다.
– 그래서 성인보다 다소 서늘한 곳에 있는게 좋다. 산모는 따뜻하게, 아이는 조금 서늘하게
– 소변은 거의 1시간마다, 대변은 하루에 2~3번 정도 본다.
– 기저귀 성능이 좋아서 손가락으로 ‘소변을 본 것인지’ 확인해보면 잘 모른다. 뽀송뽀송하다.
– 대변은 옅은 카레색 리조또 같다.
– 먹고나서 1~20분 정도는 두드려서 트림을 시킨다. 아니면 토한다.
– 먹고나서는 오른쪽으로 눕힌다. 이게 ‘위’의 위치 때문이라고 들었다.
– 목욕하고 나서는 왼쪽으로 눕힌다. 이게 ‘심장’의 위치 때문이라고 들었다.
– 분유는 모유 수유 후에 40~80cc를 먹인다. 소독에 유의한다.
– 24시간 중 23시간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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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1주차 – 진통, 출산,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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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늦은 오전, 운빨이가 태어났다. 이제 정확히 일주일이 되었다. 아빠로서 육아를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부분들을 빠르게 배우고 실행해야할지 배워보기로 다짐했다. 그냥 책보고, 인터넷을 찾아보는 일은 분명 게을러질게 분명하니, 하나씩 정리하면서 기록하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출산의 시작, 진통

마치 여행 준비 같다. 비행기표를 예매할 때만해도 엄청나게 준비해서 갈듯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비행기에서 읽을 책 한두권 준비하는 것, 간신히 구겨넣은 여행 가방이 전부다. 그러면서 스스로 위안한다. ‘이런게 진짜 여행이야’라고. 나에겐 출산도 그랬다. 정말 많은 것들을 준비할거라 생각했지만, 출산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고, ‘마음의 준비’를 제외하곤 별로 준비된게 없었다. 그렇게 운빨이가 태어났다.

출산의 첫 단계는 진통이다.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가 ‘진통’이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배가 뭉친다’, ‘묵직하다’, ‘아기가 밑으로 내려간 느낌이다’는 얘기들을 들어보고 잘 판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39주에 들어서면 언제든 출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갈 때는 당연히 주의해야하고, 산책을 나가더라도 5~10내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어딘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산책이 아니라 집 주위를 이리저리 도는게 좋다. 진통이 시작되면 몇 분 단위로 진통이 오는지 체크하고, 산부인과에 전화한다. 아마 산부인과에서는 상황을 물어보고, 어떤 상태가 되면 병원으로 오라고 얘기할 것이니 여기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하면 안되는 것들

– 취소할 수 없는 미팅은 잡지 않는게 좋다.
– 절대 퇴근 후 술마시면 안된다. 언제든 운전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 잘 수 있을 때 충분히 자면서 컨디션을 유지한다.
– 주말이라고 무리해서 밤늦게까지 노닥거리지 않는다.

미리 준비할 것들

–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전화번호
– 산부인과 주차정보
– 출산 가방 위치, 출산가방에 마지막으로 넣을 물건들 (칫솔이나 안경, 충전기, 남편 옷가지 등)

그 외의 알아두면 좋은 것들

– 임신 기간동안 가급적 산부인과는 함께 가는게 좋다. 길, 주변 상점, 주차장, 병원 내부에 익숙해지면 좋다.
– 진통올 때 해줄 수 있는 허리 마사지 방법은 알아둬야 한다.
– 출산후에는 집에 다녀올 시간은 충분하다. 가방에 다 넣을 필요는 없다.
– 오히려 충전기나 칫솔, 수건, 비누, 티슈, 텀블러 같이 당장 사용할 물건들을 꼼꼼하게 챙기는게 좋다.

 

 

#2. 병원에서의 출산 준비, 진통

진통이 5분 간격으로 올 때 병원에 도착했다. 그 때가 대략 새벽 6시였다. 그 곳에서 3시간 넘게 대기하다가, 9시가 넘어서 분만실로 이동했다. 옆에서 지켜보기 안쓰러울만큼 고통스러워했는데, 조용히 옆에서 진통주기에 맞춰 마사지해주는게 좋다. 말을 많이 하는건 삼가자. 어느정도 진통이 심해지고, 출산을 위해 자궁문이 열리기 시작할 때 분만실로 이동한다. 이 때는 입고 온 옷들이나 물건들을 남편이 챙겨서 이동해야하니, 가능하면 커다란 백팩하나 메고가는게 좋다. 장담컨데 분만실로 이동하거나, 분만실에서 입원실로 이동할 때 한두개는 흘린다.

분만실에서는 간호사가 하는 얘기대로 조용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면 된다. 통증이 심해지고, 자궁문이 3~5센치 이상 열리면 허리에 무통주사를 맞는다. 옆에서 조용히 손잡고 기다리자. 이 때 산모는 고통이 줄어들고, 선잠을 잘지도 모른다. 10분 간격으로 간호사가 들어와 상태를 확인하고, 때가 되면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늘 봤던 ‘힘주기’에 들어간다. 우리의 경우에는 ‘힘주기’를 시작하고 1시간 정도 걸렸고, 마지막 순간에 의사가 등장하고는 출산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 금요일 저녁, 늦은 저녁 식사 후에 산책을 하다가 진통 시작. 이 때까지는 산책으로 인한 뭉침 정도로 의심
– 아내는 집에 와서 잠들었다가 1시부터 본격적으로 진통
– 나는 아내가 잠든거 보고 안심하고 옆에서 넷플릭스보다가 1시에 아내가 일어나는걸 보고 그제서야 자기 시작
– 2시쯤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일어남
– 뒤척이지 않고 잽싸게 일어나 샤워하고, 촐동 준비 완료
– 좀 오버한다고 아침까지 챙겨먹다가 혼남
– 옆에서 졸면서 마사지하고, 진통 주기 체크하는거 도와주면서 산부인과에 연락
– 토요일 새벽 6시 즈음 산부인과 도착
– 오전 9시까지 대기실에서 진통
– 분만실 이동 후 10시까지 진통 후 무통주사
– 무통주사 후에 잠시 쉬다가 11시부터 ‘힘주기’ 시작
– 11시 38분 출산

출산 후에는 그 순간을 간직하면 충분하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탯줄을 자르고, 아기를 씻기고, 첫 울음을 듣는다. 장담컨대 인생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부모를 믿고 세상에 태어난 생명이 두 팔과 두 다리를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엄청나다. 제왕절개를 하지 않았다면, 비교적 간단한 처치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입원실로 이동한다. 이 때부터는 잘 쉬면 된다. 그 동안 아기는 신생아실에 있다.

 

몇 가지 생각들

– 병원에 간다는 사실을 양가 부모님께 알리는건 중요하다.
– 그렇다고, 출산전에 미리 오실 필요는 없다. 출산 후에 오셔도 충분하다.
– 출산을 축하한다고, 그래서 찾아오고 싶다는 친척들이 있다면 정중히 거절하자. 산모는 힘들다.
– 산모는 퇴원때까지 움직임이 불편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한다. 즉, 남편도 밖에 나가지 않는게 좋다는 얘기다.
– 그렇기 때문에 입원실은 남편 입장에서 2박3일을 지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소파는 중요하다.
– 신생아실과 같은 층에 입원하면 여러모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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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오늘

함께 실리콘벨리에 갔었던 전 팀원이 이런 사진을 보내주었다. 공항에 내려 숙소로 찾아가는 길이었나보다. 날씨는 늦여름 같은 날씨였고, 하늘은 캘리포니아스러웠다. 우린 그 곳에 두 달을 넘게 머물렀고, 개인적으로는 참 많은 경험을 했다. 함께 그곳을 찾았던 6명의 위플래닛 멤버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지…

하지만 개인의 경험이 팀의 경험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그곳에 다녀왔다’는 것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팀원의 성장을 강조하는 회사의 대표로서, 이 때의 경험은 많은 걸 알게해주었다. 기억나는 몇 가지만 메모해보면 이렇다.
– ‘성장의 기회’는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 개인의 성장이 반드시 회사의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것은 무조건 좋지 않다.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는다.
– 환경이 바뀐다고 일을 더 하는건 아니다. 집중력 차이도 없다. 시차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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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번 38

금요일 점심이라 한산하다. 서울고 우측길에 있고, 예전에 좋아했던 아이모 에 나디아 근처에 있다.

분위기, 서빙, 음식 맛 모두 좋다. 점심은 가격도 적절하다. 내장(양), 양파스프, 감자로 만든 파스타 면, 생선요리들은 익숙한듯 새로운 식감이다. 햇볕 좋은 날이다.

안녕 부산 

#1

금요일엔 일찍 퇴근하고, 부산에 갔다. 아내가 부산 출장이 있어 아침 일찍 도착해 있었고, 볼일을 마친 후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4시 20분 기차를 타기위해 수서역으로 갔고, SRT를 탔다. 두 번째 타는 SRT다. 지난번보다 역에 사람들이 많았다.

 

#2

7시가 다되어 부산역에 도착했다. 매년 한번 정도는 부산을 찾았지만, 그 때마다 부산역 정문은 공사중이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많은 여행객과 노숙인, 다양한 사람들이 기차역 앞에서 담배를 피웠다. 지하철을 탈까 고민했지만 ‘직행’ 버스가 있다는 얘기에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좌석을 찾지 못했고, 서서 갔다. 해운대까지는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부산에서 버스는 절대 비추다. 아내에게 놀림받으며, 후회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부산의 길은 좁다. 길 양쪽은 새로만든 건물과 오래된 건물이 가득하다. 길에서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가능하면 지하철을 타야한다.

 

#3

짐도 없고, 배는 고프고, 시간도 늦었기에 버스에서 내려 해운대시장으로 곧장 향했다. 목적지는 곰장어를 판다는 음식점이다. 기장이라는 곰장어 지명이 들어간 집이었다. 8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자리는 만석이었다. 곰장어는 훌륭했다. 살아있는 곰장어 불에 올려지면서 꿈틀거리는게 낯설었지만, 아주 신선했다. 배도 고프지 않았기에 25,000원짜리 ‘소’를 시켰는데, 양이 생각보다 넉넉치 않았다. 마지막에 밥을 비벼 먹었다.

우리가 보통 장어구이로 먹는 녀석은 뱀장어이고, 민물장어이다. 저수지, 호수, 하천에 주로 살고 다 자라면 바다로 내려가 산란한다. 아나고라고 알려진 장어는 붕장어이고, 바다장어다. 곰장어는 바다장어이나 뱀장어, 붕장어와는 좀 다른 어종이다. 국내에서는 묵장어, 헌장어, 곤배장어, 꾀장어(전남), 푸장어(경남), 꼼장어 또는 곰장어(부산) 등 다양한 방언으로 불린다. 세계적으로는 피혁으로 보통 사용되고, 식용으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어종 중 ‘먹을게 없어서 먹었다’는 녀석들 중 하나이다.

 

#4

이튿날, 호텔에 짐을 맡기고 미역국을 먹었다. 가재미 미역국이 독특했다. 조개가 들어간 미역국은 보통 집에서 먹는 맛과 비슷했고, 아침으로 먹기에 좋은 선택이었다. 인당 만원 정도였는데, 훌륭한 반찬이 함께 나오기에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그리곤 해운대 해변가를 걸었다. 오늘은 오동도쪽 방향이 아니라 달맞이고개쪽으로 걸었다. 뉴스에 나왔던 LCT는 한창 공사중이었다. 파라다이스 호텔을 지나서는 콘도/레지던스 건물이 하나 나왔고, 1층엔 테라스가 있는 다양한 식당들이 있었다. 한 곳에서는 크롬바커를 한 잔 마시고, 다음 집에서는 타파스 하나에 필스너를 마셨다.

느즈막한 여름 오후, 맥주로 배를 채우고 슬슬 걸어 해운대시장으로 돌아왔고, 맛깔나보이는 파전을 먹었다. 막걸리도 한 병 시켰지만 반 이상 남겼다. 파전집엔 환갑이 넘은 부산 어르신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주말인지라 등산을 갔다온 사람도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것으로 보인 친구 사이도 있었다. 모두가 거나하게 취했고, 어마어마한 샤우팅으로 대화했다. 남자들이 취했을 때 얼마나 수다스러워지는지 잘 보여준다. 지쳐서 나와 호텔로 돌아갔다.

 

 

#5

훌륭한 일박이일이었지만, 돌아오는 기차안은 꽤나 피곤했다. 교회에서 일하는 듯 보이는 사람은 조용한 기차안에서  내내 대화를 했고, 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 하이톤의 목소리는 거슬렸다. 수서역에 도착하고,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찾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급격히 피곤해졌고, 몸살 기운이 났다. 주말마다 코드랩을 시작하고나서 하루를 온전히 쉬었던 날이 없었기에, 전반적으로 지친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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