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도로

참 높고, 입체적이며, 빠르다. 내 기억 속 상하이는 고가도로다.   땅위를 걷는 사람으로하여금 ‘더 높은 곳보다 낮아보이는’ 느낌을 선사한다. “나도 올라가고 싶다.” “차를 타고 저 높은 고가도로를 달리고 싶다.” “고가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상하이의 야경을 보고 싶다.” “근데 난 걷고 있다.”   묘한 느낌을 준다.   15년 11월

호텔

호텔은 늘 동경해온 공간이다. 여행 가방과 룸서비스, 늘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침구까지,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서른 다섯, 중국 심천, 저가의 호텔, 트윈 베드라는 조건이 추가되면 호텔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침대에 엎드려 마음껏 몸의 뒤트는 행동도, 아내와 나누는 간지러운 전화 통화도, 화장실에서 갖는 나만의 시간도 모두 어색해진다. 호텔을 나설때마다 사라지는 내 생활의 흔적도 낯설고, 낡은 에어컨에서 나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