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교육을 시키느라 2주가 흘렀다. 어느덧 9주차가 되었고, 이번주가 몇 번째 주인지 생각하지 않는 시점이 되었다. 새로운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졌다. 이제 크리스마스이고, 연말이다. 해를 넘기면 두 살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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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성장을 위한 원더 위크
사실 ‘원더 위크’라는 개념이 실제하는 것인지는 모른다. (시간 내서 찾아보자!)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기들이 몸을 많이 움직이고, 옹알거리고, 밤에 잠을 잘 못잔다면 ‘아마도’ 몸이 근질근질해서 아닐까. 부쩍부쩍 자라는 시기라면 몸이 근질거리지 않을까. 뭐 이런 정도의 추정이 아닐까 싶다. 매주, 매일 아기의 행동이 달라지니 그럴듯한 설명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럼 다른 이들은 원더 위크를 어떻게 판단할까. 인터넷상에서 돌아다니는 글들의 몇 가지 공통점을 보면,
- 안지 않으면 자지 않는다.
-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법이 급격히 바뀐다.
- 모유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
- 이유 없이 운다.
사실 아이와 하루종일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엄마라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런 변화는 정확히 느끼기 어렵다. 사실 생활 패턴이 약간만 변해도 위와 같은 일은 생긴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나도 하루종일 집에 있었고, 처가에도 하루 종일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아주고, 말걸어주고, 놀아준 후에는 혼자 낮잠을 잘 못잤다. 일이주간 노력한 수면 교육 (낮잠)의 패턴이 깨진 것이다. 결국 매일, 매주 바뀌는 생활 습관을 보면서 ‘원더 위크’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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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우리는
#옹알이
옹알이의 레벨이 한 단계 높아졌다. 내가 비슷한 소리로 옹알이 소리를 내면 대답하듯 소리를 낸다. 기분이 가장 좋은 아침 시간에는 대화하는 느낌이 난다.
#고집
이제 확실히 하나의 인격처럼 느껴진다. 원하는게 있고, 그걸 요구하고, 감정을 표현한다. 기분 좋을 때는 웃음으로 보답한다.
#수면패턴
8주까지 잘 유지되던 밤잠의 패턴이 슬슬 망가진다. 주기가 짧아진다거나, 한번 깬 후에는 잠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침대에 눕히면 안잔다.
#눈치
이번 주부터 목욕하면서 울지 않는다. 목욕이 끝나면 밥 먹는다는걸 알았다. 씻으면 벌써 입을 오물거린다. 잘 때도 가끔씩 눈을 뜨고 주변을 본다. 주변에 누가 있는지, 안겨있는지 확인하고 별일 없으면 잔다. 아니면 운다.
어느샌가 훌쩍커버린 느낌도 든다. 한 손으로 들기에는 벌써 무겁다. 신생아 느낌도 사라졌고, 급격히 포동포동해졌다. 주변 자극에 대한 반응도 예민해지고, 눈 마주치기도 잘 한다. 아기가 나를 인지한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