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에 아내와 이런 얘기를 했다. 만약 휴직하지 않고, 바로 복직해서 일을 했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한주 한주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가족이 아니라면 과연 아이를 ‘제대로’ 맡아줄 수 있을까. 아마 어렵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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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4주차가 되면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기는 속도가 빨라졌고, 손과 팔다리의 힘이 강해졌다. 이젠 목마를 태워도 꽤나 잘 지탱한다. (분명히 무서워하면서 엄청 좋아한다. 좋아서 몸을 들썩거리면서 내 머리는 온 힘을 다해 잡고 있다.) 똥의 모양이 제법 사람똥 같고, 가끔은 토끼똥처럼 동글동글하게 뭉쳐서 나온다.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이유식도 잘 먹고, 요거트도 거뜬히 먹는다.
대략 요즘 들어 알게된 몸에 대한 변화들
- 이제는 엎드렸다가 앉기도 한다. 앉았다 엎드릴수도 있다.
- 엄마 아빠 손이나, 침대 난간을 잡고 일어설 수 있다.
- 손 전체가 아니라 손가락만으로 (엄지, 검지로) 물건을 집을 수 있다.
- 손과 팔의 사용이 꽤나 정교하다. 뭔가 집중해서 힘을 줄때는 손을 떤다.
대략 요즘 들어 알게된 그 외의 변화들
- 이름은 이제 확실히 알아듣는다.
- ‘도리도리’, ‘만세’ 같은 말을 알아듣는 것 같다. 말하면, 고개를 도리도리한다.
- 들고 있는 물건을 가져가면 싫어한다. 정확히는 ‘짜증을 낸다.’
- 낯선 사람을 보면 꽤 오랫동안 관찰한다. 만지지만 않으면 괜찮다.
- 특별히 애착 물건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애착인형을 만들어줬지만 애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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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번 주말에는 처음으로 한강에 갔다. 종합운동장 지구에 갔고, 텐트를 치고 맥주를 마시며 노닥거렸다. 날이 생각보다 더워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즐겁지만 좀 더웠고, 엄마 아빠 모두 살짝 지쳐버렸다.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청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