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2차대전물에 관심 좀 있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읽어볼만한 책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첨언이 붙지 않더라도 충분히 신선하고, 섬세하며, 재밌다. 전쟁, 민중의 삶, 기억과 같은 주제를 떠나,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본 ‘소설’이다. 정확히 이러한 장르가 소설의 범주에 속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 스토리를 따라가며 쉽게, 때로는 무겁게 읽힌다.

“그 목소리들이 전하는 진실은 어릴때부터 익히 들어온, ‘우리는 승리했다’는 간단명료한 정의와는 딴판이었다.”
특히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전쟁의 참화와 영웅담을 전하기 이전에 이들은 여성으로서 전쟁을 바라보는 감성적인 경험을 전한다. 길게 땋은 머리를 잘랐다거나, 길잃은 당나귀를 사냥하기 전에 울었다거나, 보급으로 받은 배낭을 해체하여 치마를 해입었다거나 하는 일들이다.러시아라는 공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위상과 인식, 그 속에서 전쟁에 참전했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펼쳐진다. 많은 이들이 자원하여 전쟁에 참전하였고, 전쟁의 참혹함에 눈물을 흘렸고, 때로는 환자로 만난 군인을 사랑한다. 남자들속에 둘러싸여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서류들을 찢어버리지만,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해져 찢어버진 서류들을 되찾고 싶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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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들이 모여 역사가 이루어진다면, 이 책은 훌륭한 역사책이자 문학이다.

 

#노벨문학상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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